선비의 절개 드러낸 송곡사원 향나무, 천연기념물로

서산 선비 류은이 단종 폐위후 고향에 내려가 심어…수령 550년 이상 김현민l승인2018.03.0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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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출신의 류윤(柳潤)이라는 선비가 있었다. 그는 세종 2년(1420년)에 생원과 진사를 뽑는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했다. 그는 조정에 나아가 벼슬을 하다가 1455년 수양대군에 의해 단종이 폐위되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유윤은 벼슬 자리를 초개처럼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정원수로 향나무를 심었다.

류윤은 충북 청주의 무동(청원군 연제리)에 머물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세조와 광해군이 그의 학문과 경륜을 높이 여켜 여러번 그를 불러내려 했다. 그때마다 류윤은 부름을 사양했다. 그는 스스로를 모과나무처럼 말 없이 살아가는 무동(楙洞)처사라 했다. 그때 그가 모범으로 삼았던 모과나무도 아직 살아 있다.

그가 죽고 200년 흐른 뒤 서산 지역의 후학들은 류윤이 심은 한 쌍의 향나무 앞에 홍살문을 세우고, 그 안쪽에 서원을 세웠다. 그 서원에 류윤과 함께 서산 출신의 선비 아홉 명의 삶을 기렸다. 이 서원이 송곡서원(松谷書院)이다.

 

▲ 서산 송곡사 향나무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9일 충청남도기념물 제170호인 ‘서산 송곡사 향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아울러 명칭도 ‘서산 송곡사 향나무’에서 ‘서산 송곡서원 향나무’로 바뀌었다.

송곡서원 향나무는 서원 입구에 왼쪽의 1번목과 오른쪽의 2번목이 마주 보도록 두 그루를 심은 형태다. 두 그루는 각각 높이 15m, 둘레 4.3m, 가슴 높이 지름 1.5m다. 향나무는 예부터 제사와 관련된 곳에 주로 심는 수종이다. 수령이 550년을 넘겼다.

두 그루의 나무는 태극(太極) 음양(陰陽) 사상을 나타낸 것으로 여겨진다. ‘둘’이라는 숫자는 음과 양, 하늘과 땅, 남과 여, 명(明)과 암(暗) 등 우주 만물의 이치를 형상화한 것으로, 이 같은 배치는 서원이나 향교, 사당, 재실 등 제례공간에 널리 쓰이는 형식이다. 또한, 당시 학문 탐구의 표상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식재 유형으로 판단된다.

서산 송곡서원 향나무는 식재 유형이 특이하고 규모가 크며 형태도 뛰어나지만, 송곡서원과 오랜 세월을 함께 흘러온 역사의 산물이라는 점에서도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큰 노거수이다.

 

송곡서원은 1753년(영조 29년) 지은 서원으로, 정신보, 정인경, 류방택, 윤황 등 4위를 배향하였고, 이후 류백유, 류백순, 류윤, 김적, 김위재 등 5명을 추가 배향하여 9위를 모시고 있다. 이 서원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07호로 지정되어 있다.

천연기념물 지정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진다.


김현민  op@o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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