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SVB·CS 사태에도 '빅스텝'···6회 연속 인상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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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SVB·CS 사태에도 '빅스텝'···6회 연속 인상행진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3.16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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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3연속 빅스텝으로 속도 유지
라가르드 총재 "여지 더있어"
"필요시 충분한 유동성 공급 가능"
유럽중앙은행(ECB)은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하고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3.0%와 3.75%로 0.5%P씩 올리기로 했다. 사진=로이터/연합
유럽중앙은행(ECB)은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하고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3.0%와 3.75%로 0.5%P씩 올리기로 했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3.0%에서 3.5%로 0.5%포인트(P) 인상했다.

ECB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충격이 그간 경영난을 겪어온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로 밀어닥친 여파에도 석달째 '빅스텝'을 유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과 관련해 추가 인상 여지가 있다면서도 유로존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하고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3.0%와 3.75%로 0.5%P씩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9월과 10월 주요 정책금리를 두 달 연속 통상적인 규모인 0.25%P의 3배인 0.75%P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ECB는 지난해 12월 다시 통상적인 규모의 2배를 올리는 '빅스텝'으로 복귀한 뒤 3회 연속 인상 속도를 유지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에서 "유로존(유로화사용 20개국)의 은행부문은 튼튼한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한 덕에 회복력이 있다"면서 "ECB는 필요시 어떤 경우에도 ECB는 유로존 금융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정책적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SVB 파산의 충격에 이어 CS의 재무건전성 문제로 인한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이날 오전 금융시장에서는 ECB가 빅스텝을 감행하는 대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50%까지 상승했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재 금융시장 긴장 상태를 모니터링 중이며 유로존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조처를 할 준비가 됐다"면서 "물가와 금융안정은 상호 상충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부문은 전체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강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과 10월 주요 정책금리를 두 달 연속 통상적인 규모인 0.25%P의 3배인 0.75%P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ECB는 지난해 12월 다시 통상적인 규모의 2배를 올리는 '빅스텝'으로 복귀한 뒤 3회 연속 인상 속도를 유지했다.

ECB는 다만 이번 금리정책 방향에서 향후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물가상승률과 단호히 싸워나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들었을 때 물가상승기조가 유지된다면 우리는 추가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CB는 지난해 7월 11년만에 처음으로 빅스텝을 감행한 데 이어 지난해 9월과 10월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이후 다시 빅스텝을 세차례 연속 이어가면서 6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ECB는 이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지만, 오는 2025년까지 중기 물가 목표치로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올해 5.3%, 내년에는 2.9%, 2025년에는 2.1%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전망했던 6.3%(2023년), 3.4%(2024년), 2.3%(2025년)에 비해 하향조정한 것이다.

ECB는 올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은 4.6%로 12월 당시 전망했던 것보다 상향조정했다. 2024년에는 2.5%, 2025년에는 2.2%로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로존의 2월 물가상승률은 8.5%로 전달의 8.6%보다 상승세가 소폭 둔화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5.6%로 전달의 5.3%보다 상승해 유로화 도입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CB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상향조정하고, 내년과 2025년 1.6%로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각각 0.5%, 1.9%, 1.8%를 전망했었다.

ECB는 내달부터 자산매입프로그램(APP) 만기채권 원금에 대한 전액 재투자를 중단하고 6월 말까지 매달 평균 150억 유로씩 투자를 축소해나갈 계획이다. 

추후 자산축소 속도는 시간을 두고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수년간 양적완화를 위해 ECB가 사들인 자산규모는 8조 5000억 유로(약 1경 1426조원)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과 관련해서는 2024년 말까지 만기채권의 원금 재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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