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의 스포츠…활쏘기, 사냥, 격구

태조·태종·정조는 명궁…근대에 궁궐 내 당구장 설치 김현민l승인2018.02.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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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이 우리를 즐겁게 하고 있다. 스포츠는 신체 운동이기도 하지만 경쟁을 통해 유희성도 갖는다.

그러면 조선시대 임금님도 스포츠를 했을까. 몸을 움직이는 것을 천한 일이라 생각하는 유교의 전통 때문에 임금님들이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임금님들은 평소에 대부분 가마를 타고 다니거나 부득이한 경우 말을 타기 때문에 걸을 일이 별로 없었다. 건강을 위해 음식을 조절하거나 내의원을 두고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아 약으로 치유하고 건강을 유지했다.

 

그러나 임금님들도 나름대로 스포츠를 즐겼다. 조선 초기 주로 사냥과 활쏘기 격구(장치기)를 구경하거나 직접 참여하고 즐겼다.

「태종실록」에는 “임금께서 창덕궁에 행차하여 종친들을 모아놓고 활쏘기와 격구를 구경하고, 술자리를 베풀고 놀다가 저물어 돌아왔다” 라는 기록이 있다. 지금은 사라진 광연루에서 태종 임금이 상왕(정종)을 맞아 격구를 했으며 병사들과 사냥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태종이 사냥 중에 말에서 떨어져 체면이 손상되는 일이 있었는데, 주위 사관들의 입시여부를 확인하고 실록에 남기기 않도록 엄명을 내렸다. 그러나 사관들은 그러한 말씀까지도 기록으로 남겼다.

 

▲ 창덕궁 금천 /정환선 제공

 

임금님들 중 명궁은 태조 이성계, 태종 이방원, 정조 이산을 꼽을 수 있다. 정조는 50발을 쏘아 일부러 한발을 오발할 정도의 명궁이었다고 한다. 태조 이성계는 정치에서 멀어지고 난 후 함흥고향으로 돌아가 은거하던 중에 태종이 보낸 차사를 모두 활로 쏘아 죽여 함흥차사(咸興差使) 라는 말이 생겼다.

이를 잘 알고 있었던 하륜은 태조와 절친했던 무학대사를 보내 태조를 설득해 한양으로 모셔왔는데, 아들 태종이 의정부에서 태조가 화살로 죽일까봐 천막에 굵은 기둥을 세워 피했다고 한다. 이는 태조의 활솜씨가 얼마나 명궁인지를 추측케 한다.

동궐도에 보면 창덕궁 선정전 앞 동 궐내각사에는 궁에서 쓰는 활과 화살촉을 만드는 궁방이 있었으며, 연산군은 과일이 귀하던 시절 앵두 한 소반을 받친 철정이라는 관리에게 궁방에서 생산한 활 1정을 하사하기도 했다.

창덕궁 후원에는 신선원전이 있다. 이곳은 궁궐 수비와 춘당대에서 임금님이 참석하시는 행사에서 임금을 경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북영(北營)이 있었다. 이곳에 ‘활을 걸다‘라는 의미의 괘궁정(掛弓亭)이란 정자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 정자는 주로 군사들이 활쏘기를 연습하는 곳이다.

▲ 창덕궁 후원의 괘궁정 /정환선 제공

이곳 괘궁정에서 정조가 신하들의 활쏘기를 관람하던 중 다산 정약용의 솜씨가 신통치 않음을 보고 이곳에 감금했다. 그리고 일정 수준의 실력이 올라 올수 있도록 활쏘기 연습을 명했고, 정약용은 정조의 명에 따라 하루에 10손(50발)씩 손가락이 힘겨울 정도로 연습했다.

창덕궁 후원에는 영화당(暎花堂)이 위치하고 있다. 이 전각의 앞마당인 춘당대(春塘臺)에서는 임금이 붉은 바탕에 곰의 머리를 표적으로 한 웅후(熊候) 과녁을 설치하여 신하들과 함께 활쏘기를 즐겼다.

대한제국 시기 순종이 황제에 올라 창덕궁으로 이어(移御)하게 되자 궁의 많은 시설을 개보수하고 현대화를 거쳤다. 1912년 매일신보 기사는 ‘이왕가 개설의 옥돌실(玉突室)’이라는 제목이 실려 있다. 동경에서 2대의 옥돌대를 사들여 인정전 동행각에 설치하고 신하들이나 일본인들과 함께 당구를 치거나 구경했다고 한다.


김현민  op@o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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