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동결? 아니면 인하?" 월가도 어려운 3월 FOMC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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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동결? 아니면 인하?" 월가도 어려운 3월 FOMC 전망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3.14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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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체이스 등 0.25%포인트 금리인상 예상
골드만삭스, 금리동결 예상...노무라증권은 0.25%포인트 인하 전망
14일 CPI 지표가 관건이라는 평가도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소식이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소식이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의 경로가 더욱 불확실해졌다.

불과 일주일 전 까지만 하더라도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예상치 못한 은행들의 파산 소식은 이같은 예측을 모두 백지화시켰다. 

JP모건체이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까지 내놓으면서 대형 투자은행 사이에서도 엇갈리는 통화정책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인플레 완화 vs 금융안정, 연준의 쉽지 않은 선택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소식은 연준의 통화정책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난주 파월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탄탄한 경제지표를 언급하며 "어떠한 경제지표도 우리가 지나치게 긴축했음을 시사하지 않는다"고 강조, 더 큰 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선물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왔다.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소식은 연준의 긴축 정책에 급제동을 걸었다. 연준의 강도높은 금리인상과, 그에 따른 채권 가치 하락으로 인한 은행들의 손실확대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일부 은행의 파산 이후에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에 따른 은행 주식들의 폭락은 연준이 지난 1년 동안 피하고 싶었던 부분"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동시에 금융 안정을 달성하는 것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금리동결 예상...노무라는 0.25%포인트 인하 전망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싸고 월가 대형 은행과 경제학자들은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0.2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금리 동결 가능성, 그리고 0.2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다양한 경우의 수가 제시되고 있다. 지난주까지 시장의 컨센서스로 형성됐던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골드만삭스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은 "연준 위원들은 금융 안정을 당장의 문제로 삼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중기적인 문제로 볼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의 금융 안정을 우선시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번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이후 미 연준을 포함한 금융당국은 고객 예치금을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권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시행한다고 밝히는 등 발빠른 대처에 나선 바 있다. 이는 연준이 긴축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스티븐 켈리 예일대 선임 연구원은 "연준은 기본적으로 은행 시스템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한 대비책을 내놓았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은행 시스템을 탄탄히 하고, 연준에게는 통화 정책을 강화할 수 있는 더 많은 여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가펜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금융당국의 조치가 성공한다면 연준은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에 이를 때까지 점진적인 금리인상 속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를 동결할 경우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씨티그룹의 경제학자인 엔드류 홀렌호스트는 "연준 위원들이 싫어하는 용어 중 하나인 '일시정지'는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동결할 경우 시장과 대중은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대한 결의가 금융시장이나 실물 경제에 어떠한 충격을 가할 때까지만 유효하다고 가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노무라 증권은 3월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분석가들은 "금융당국의 조치가 은행 부문의 문제를 막기에 충분한 지 불분명하다"며 "금융 안정과 관련한 위험이 도래하는 상황인 만큼 우리는 3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노무라증권은 3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을 예상했으나, 최근의 사태를 반영해 전망을 완전히 수정한 것이다. 

2월 CPI 지표도 중요할 듯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라 연준이 '인플레이션 완화'를 우선순위로 둘 지, '금융 안정'을 고려할 지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 전망에 따르면, 2월 헤드라인 CPI는 전년대비 6%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1월(6.4% 상승)에 비해 상승률이 다소 둔화된 것이다. 코어 CPI는 2월 5.4% 상승해 1월(5.6%)에 비해 소폭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 둔화됐으나, 여전히 연준의 목표 수준인 2%와는 거리가 멀다. 

NYT는 "이 데이터는 왜 지금이 연준에 있어 중요한 도전의 순간인지를 강조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음과 동시에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에 책임이 있지만, 이 데이터는 연준의 목표들이 충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3월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67.9%, 동결 가능성을 32.1%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25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를 시작으로 최소 75bp 인하를 단행해 12월말 기준금리 상단이 4.0%가 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월 FOMC 이전까지는 SVB 사태 관련 뉴스 플로우에 영향을 받으면서 금리인상 강도 컨센서스가 수시로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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