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견제·영향력 확대위해 외교예산 대폭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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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견제·영향력 확대위해 외교예산 대폭 늘려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3.1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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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재정부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한 올해 중국 정부 예산안에서 '외교 지출' 예산으로 작년보다 12.2% 증액한 548억위안(약 10조5천억원) 책정했다고 밝혔다. 사진=바이두
중국 재정부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한 올해 중국 정부 예산안에서 '외교 지출' 예산으로 작년보다 12.2% 증액한 548억위안(약 10조5천억원) 책정했다고 밝혔다. 사진=바이두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이 올해 외교 예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두고 미국을 견제하면서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한 올해 중국 정부 예산안에서 '외교 지출' 예산으로 작년보다 12.2% 증액한 548억위안(약 10조5천억원) 책정했다고 밝혔다.

외교 지출은 외교부와 해외 주재 대사관 및 영사관 예산부터 국제기구 참여, 대외 원조, 대외 홍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범위를 포괄한다고 재정부는 설명했다.

외교 지출 증액 폭은 올해 중국의 지출 항목 가운데 민생 관련 예산인 '식량·식용유(糧油) 물자 비축 지출' 증액률(13.6%) 다음으로 컸다.

국내외 초미의 관심사였던 국방 지출 증액률( 7.2%)도 크게 웃돌았다.

외교 지출의 대폭 증액은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3년간 유지했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 나설 것을 시사한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9일 보도했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공공정책대학 우무롼 교수는 "중국이 외국인들을 타깃으로 삼아 소셜미디어 해외 홍보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웨이신(위챗)이나 틱톡(더우인) 등을 이용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국가의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전을 펼쳐 중국에 우호적인 정서를 조성함으로써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2013년 8월 제창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선전전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통제로 연기했던 제3회 일대일로 국제 협력 포럼을 올해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최근 일대일로를 중국 주도의 '포용적 세계화의 길'로 규정하면서 151개 국가와 32개 국제기구가 일대일로 건설에 동참했으며 중국 기업들이 관련국들에 3979억 위안(약 75조 6000억원)을 투자, 42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그간의 성과를 부각했다.

외교부와 문화여유국은 올해 일대일로 성과를 공유하는 문화·관광 행사 등 다양한 10주년 기념 이벤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쑨윈 연구원은 "중국은 잃어버린 시간과 기회를 만회하고 싶어 한다"며 "올해 중국 지도자들이 일대일로의 성공을 홍보하기 위해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전략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대만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하는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고립화 전략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중 전략 경쟁의 새 '전장'으로 부상한 남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더 많은 외교적 역량을 투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확장 중인 대중국 외교·군사적 포위망을 뚫기 위해 최근 남태평양 도서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4월 솔로몬제도와 전격적으로 안보 협정을 체결해 미국 등 서방이 촉각을 세운 바 있다.

최근 임명된 첸보 중국 정부 태평양도서국 사무특사는 지난 5∼7일 남태평양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해 전방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양국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질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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