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스페이스X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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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스페이스X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쏠린 눈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3.08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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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00억원 규모 우주 펀드 조성
한화에어로, 한국판 스페이스X 도전
발사체 재사용 등 기술 격차 20년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정부가 민간 우주기업 육성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 사업에 나선다. 정부가 민간 주도 우주개발에 방점을 찍으면서 국내 유일의 민간 우주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목이 쏠린다.

500억 우주 펀드 조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벤처투자에서 8일 실시하는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 공고를 통해 '뉴스페이스 투자지원사업'의 운용사를 모집한다. 모집기간은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50억원을 모태펀드에 출자해 모두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2027년까지 출자를 지속해 펀드 규모를 모두 500억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펀드는 국내 우주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정부는 2045년 화성 착률,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점유율 10% 달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우주경제 비전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미국처럼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을 육성한다는 청사진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모태펀드와 다르게 주목적 투자비율도 정부 출자비율보다 높은 60%로 설정해 우주산업 관련 기업 육성에 보다 충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 기술개발이 필요한 우주 분야 특성을 감안해 투자기간을 5년, 회시기간을 5년으로 설정했다. 신속한 투자 집행으로 투자 목표율을 달성한 운용사에게는 관리보수 추가 지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대한민국 우주경제 본격화를 위해 민간 우주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가 필수"라면서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가 우주경제 시대를 여는 대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픽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쏠린 눈

국내에도 미국의 스페이스x처럼 발사체 조립과 설계, 발사 및 관제까지 모든 서비스를 전담하고 수출할 수 있는 우주기업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개발 기술을 이전 받아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생태계를 육성하고 강화한다. 누리호 후속개발과 4회 반복발사기(4기 발사, 3기 양산)로 발사 신뢰성을 높인다. 정부는 2027년까지 6873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정부는 발사체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75톤급 누리호 액체엔진을 100톤급으로 키우고, 회수 및 재사용이 가능한 추력 조절 및 다회용 엔진을 개발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체계종합기업은 항우연과 함께 2027년 이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양산에도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세계에서 7번째로 '누리호의 심장'으로 불리는 75톤급 액체엔진을 만들었다. 국내 독자 기술로 제작한 최초의 우주발사체 엔진으로 영하 180도 극저온과 3300도 초고온을 모두 견딜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 발사체의 핵심인 대형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해 태스크포스(TF)팀도 구축했다.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은 연료·산화제를 공급·연소시키고 버려져 왔던 가스를 연소기로 보내 다시 한 번 태우고 추가적인 힘을 얻는다. 

2021년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이끄는 항공우주사업 전담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와 엔진을, 한화시스템은 위성체 제조 및 지상체 제작 및 운용, 한화는 고체연료와 부스터, 발사대는 한화디펜스가 개발을 맡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국내 우주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는 등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영국 위성통신 서비스 기업 원웹과 미국 위성 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의 지분과 의결권도 확보했다. 2020년 인수한 위성 안테나 기업 한화페이저와 함께 위성통신 시너지를 내며 우주·위성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년 넘게 독자 발사체 개발에 참여해 온 실적과 국내 1위 방산 그룹으로서 확보한 체계 종합 역량, 우주산업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 우주사업 비전 및 투자 전략을 명확히 제안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주로 향하는 스페이스X의 '팰컨 9'. 사진=연합뉴스

스페이스X와 기술 격차 20년…핵심은 '이것'

업계에선 스페이스X처럼 한국의 항공우주업계가 발사 서비스를 수출하고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제어 기술과 재점화 및 추력 조절 등 추진기 관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스페이스X와 재사용 발사체 기술 부문에서 15~20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스페이스X는 팰컨9 발사체의 1단부를 재사용해 1kg당 발사 비용을 평균 2000달러대로 낮춰 전 세계 발사 서비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1단 추진체는 간단한 정비로 최대 10회까지 재사용할 수 있고, 전체적인 재정비로 100회까지 재사용할 수 있다. 반면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의 개발비를 제외한 1kg당 발사비용은 팰컨9의 10배가 넘는 3만2500여 달러다. 

항우연이 지난해 8월 발표한 논문을종합하면 한국이 재사용 기술을 확보하려면 20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위해선 ▲귀환 비용용 유도제어 ▲착률 시 제어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그리드 핀 ▲착률장치 ▲재사용 엔진 ▲열 보호 ▲페어링 재사용 ▲착률지원 지상시스템 및 운용 능력 ▲재점화 및 추력 조절 등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국은 2021년 엔진 재점화 실험에 성공했다. 

전 세계적으로 발사체 재사용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의 블루오리진은 1단부를 재사용하는 대형 발사체 '뉴 글랜'을 개발 중이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와 함께 지구로 귀환하는 소형로켓을 실험했다. 중국은 1단 엔진과 고체 부스터를 재사용하는 '장정 8호'를 개발 중이며 유럽도 재사용 우주 발사체 관련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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