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사라졌다...시장도 되돌림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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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사라졌다...시장도 되돌림 불가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3.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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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로 변신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3월 FOMC 이전 고용보고서 및 CPI가 관건
기대감 키웠던 시장도 되돌림 불가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3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3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3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제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높은 물가 압력을 가리킨다면 금리인상 폭을 재차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까지 키웠던 시장은 당분간 되돌림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파월 의장, 3월 FOMC서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이하 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들어왔고, 이는 최종금리 수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전반적인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번주 발표될 고용보고서와 다음주 발표 예정인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나타낼 경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투자자들은 해석했다. 

지난 2월 FOMC 당시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음을 인정하며 상당히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의 지표가 일제히 뜨거운 물가 압력을 시사했던 것. 

이에 파월 의장의 발언 또한 급격히 매파적인 성향으로 기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장은 이를 즉각 반영했다. 미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3월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70.5%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9.5%로 30%를 밑돌았다. 전일에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68.6%,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31.4%였으나,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순식간에 컨센서스가 뒤집힌 셈이다. 

월가에서도 오는 3월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모건스탠리 경제학자들은 "파월 의장이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한다는 것. 먼저 최종금리 수준이 이전의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것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물가지표가 여전히 뜨겁다면 지난달 0.25%포인트 금리인상의 베이비스텝이 단기적인 움직임이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이 그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연준 위원들은 지난해 12월 당시 올해 최종 금리 수준을 5.1%로 예상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최종 금리 수준을 5.5~5.75%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최종금리 수준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은 사라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고용보고서 및 소비자물가지표가 관건

파월 의장이 3월 FOMC 이전에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주목할 것임을 시사한 만큼 이번주 후반 발표 예정인 고용보고서와 다음주 예정된 CPI 지표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 등의 데이터는 3월 FOMC에서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1월에 견조했던 고용과 소비자 수요가 지난달에도 이어졌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이 상당히 매파적으로 변신한 데에는 최근 경제의 강세가 지난 1월에만 국한되는 흐름이 아닐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경제학자인 매튜 루체티는 "파월의 어조가 지난 2월과 달라진 것은 최근 경제의 견조한 흐름이 지난 1월 한 달에만 국한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2월 이후 몇 차례의 경제지표에서 확인했듯이 (경제의) 모든 부문이 보다 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단호한 어조는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이상의 일을 한 것 같다"며 "놀라울 정도로 약한 경제지표만이 이 결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 현실로 돌아올 듯...기간 조정 가능성"

파월의 매파적 태도는 꾸준하게 벌어졌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긴축에 대한 우려는 이미 시장이 수차례 경험하면서 내성을 키워온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르덴스캐피털 어드바이전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메건 호너먼은 "시장이 현실적인 기대로 돌아오고 있다"며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을 일부 씻어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이전 고용과 물가 등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연준의 행보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뒤바뀌면서 불확실성과 조정 압력에 노출될 소지가 있다"며 "다만 이미 시장이 경험하면서 내성이 생긴 기존 악재의 성격이 짙은 만큼 가격 조정보다는 하방 경직성이 확보된 기간 조정 국면을 상정해놓고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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