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기업 빨아당기는 파라과이 마킬라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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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기업 빨아당기는 파라과이 마킬라제도
  • 김현민
  • 승인 2018.02.0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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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인건비, 세금, 전력등 제공…브라질, 아르헨티나 기업들 이전

 

파라과이는 우리나라에서 지구 정반대 쪽에 위치해 있으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막힌 내륙국가다.

이 나라의 경제적 생존방식은 보다 낮은 세금, 보다 낮은 인건비, 보다 싼 전기료등을 제공하며 이웃나라의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2013년 오라시오 카르테스(Horacio Cartes)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마킬라 제도’(Régimen de Maquila)를 채택해 이웃나라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구글 지도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에 따르면, 파라과이의 마킬라 제도로 인해 이웃 브라질 기업들이 최근 파라과이로 이전하거나 확장하는 추세다.

파라과이 당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킬라 제도를 통해 파라과이에 투자 진출한 기업의 70%가 브라질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과이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 따르면 브라질 기업 가운데 파라과이 진출을 문의하는 경우가 2016년 272건에서 지난해엔 445건으로, 1년 사이에 64% 증가했다고 한다.

그동안 파라과이에 진출하는 브라질 기업들은 경쟁력 낮은 산업들에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브라질 경기회복에 힘입어 다양한 부문의 기업들이 파라과이로의 생산기지 이전 및 확장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춰 파라과이 정부는 브라질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 산업개발연구소(IEDI)는 "산업의 중심이 과거 미국에서 최근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브라질 파라과이로 이동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양국이 동일하게 남미공동시장 회원국인 상황에서 생산비용이 낮은 파라과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브라질의 산업경쟁력에 대해 재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브라질 플라스틱 포장용기 생산업체인 Zenaplast는 파라과이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데, 지난해에 두 번째 생산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두 공장 모두 브라질 국경과 근접한 Hernandarias시 내에 있는데, 브라질 Paraná주의 Foz do Iguaço시로부터 불과 20km 떨어진 도시다.

 

▲ /자료: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

 

이처럼 브라질 기업의 대량 이탈 움직임은 파라과이에서의 기업활동 여건이 브라질보다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이다.

첫째로, 파라과이의 인건비가 낮다. 노동자 평균임금은 브라질보다 20.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은 파라과이가 브라질보다 높은 편이지만, 근로자 한사람을 고용할 때 고용주가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 파라과이에서 근로자 월급의 약 30% 수준인데, 브라질에서는 100%를 상회한다. 근로자가 1년간 근무할 경우 브라질에서는 30일간의 유급휴가가 주어야 하지만, 파라과이에서는 10년 근속연수를 채워야 30일간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파라과이에서는 해고가 비교적 자유로운데다 노동분쟁도 브라질에 비해 적은 편이다.

둘째, 전력이 풍부하고 저렴하다. 파라과이는 인구당 전력 생산량이 세계 1위로 총 생산량의 85%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지에 수출한다. 브라질의 전기요금이 mwh당 130~140달러인 반면 파라과이는 mwh당 32달러에 불과하다.

셋째, 마킬라 제도로 인해 파라과이에서는 자본재·원자재나 부품 등의 무관세 임시 수입을 허용하고 현지에서 조달한 부자재나 인력으로 제조한 완제품을 재수출하도록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유무역보세가공지대법, 내·외국인 투자촉진법, 산업지대법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브라질의 법인세가 34%, 파라과이는 10%라는 장점도 있다. 마킬라 제도로 투자한 기업이 파라과이에서 생산한 신제품을 수출할 경우 최대 1년간 원자재 및 자본재 수입 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자료: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

 

이같은 투자유치 활동 덕분에 파라과이에 투자한 기업들의 수출실적이 2013년 1억3,450만 달러에서 2017년 3억6,950만 달러로 4년 사이에 3배나 급증했다.

한국기업으로는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THN이 2013년 마킬라 제도를 통해 파라과이에 진출했으며, 생산된 제품을 브라질 현대자동차 공장 등에 납품하고 있다.

 

▲ /자료: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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