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인적분할 부결에 "지주사 전환 중단"…주주 반대 이유는
상태바
현대百, 인적분할 부결에 "지주사 전환 중단"…주주 반대 이유는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2.10 1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일 임시주총서 분활계획서 승인 부결…"재추진 안해"
소액주주 "지배구조 개편 이유 납득 안돼"
최근 주주환원정책 발표했으나 설득 실패
현대백화점 신사옥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신사옥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현대백화점은 10일 오전 열린 인적분할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이 최종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이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 및 분할을 전제로 시행 예정이었던 계획이 중단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분할계획서 승인에 관한 전자투표를 진행했으며 이날 주총에서는 현장 투표를 받았다. 주총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참석 주주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하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이날 주총에서 표결에 참여한 주주 중 찬성이 64.9%, 반대가 35.1%였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 3분의 2(66.7%)가 찬성해야 하는데 약 1.8%p가 모자랐다.

현대백화점은 주총 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향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다는 뜻도 전했다.

한편 이날 현대그린푸드의 인적분할 안건은 최종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그린푸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속해 추진해나간다. 

주주들 공감 못받은 주주환원정책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16일 이사회를 통해 투자부문 및 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했다. 

인적분할의 주요 내용은 현대백화점을 신설법인 현대백화점홀딩스와 존속법인 현대백화점으로 나누고, 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현대백화점과 한무쇼핑을 자회사로 둔다는 것이 골자였다. 존속법인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면세점과 가구 회사 지누스를 자회사로 둔다는 계획이었다. 

현대백화점 측은 인적분할의 목적에 대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백화점업의 성장성 한계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금창출력이 뛰어나 현대백화점의 '알짜' 자회사로 불리는 한무쇼핑이 현대백화점홀딩스로 편입된다는 계획에 대해 일부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 지배구조 개편 목적이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기울면서 소액 주주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지난달 말 현대백화점은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한편, 배당금 총액을 확대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인적분할 후 3년 내 자사주 6.6%를 매입해 소각하고, 인적분할에 따라 설립되는 현대백화점홀딩스도 인적분할로 소유하는 자사주 6.6%를 분활 확정 후 1년 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자사주 소각 계획 또한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해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인적분할 실시 후 현대백화점 자사주 6.6%는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로 넘어가고, 해당 자사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홀딩스가 가진 현대백화점 주식 6.6%와 홀딩스의 자사주 6.6%가 될 예정이었다. 현대백화점홀딩스가 소각하겠다고 밝힌 것은 홀딩스의 자사주 6.6%로, 홀딩스가 보유하는 현대백화점의 6.6% 주식이 아니다. 

이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백화점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지배력에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분할 이후 정 회장이 홀딩스를 통해 의결권 있는 현대백화점 주식 6.6%를 확보, 지배력 강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 설득에 실패하면서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은 무산됐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날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된 후 "지난달 31일 분할 이후 자사주 소각 및 확대된 배당 정책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 추진 계획을 공시하기도 했지만 일부 시장과 주주분들의 비판적 의견도 있었다"며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정책이 주주분들께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 나가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주주와 시장의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이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