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 칼럼] 바로 지금, 습지를 되살릴 시간이다
상태바
[이인식 칼럼] 바로 지금, 습지를 되살릴 시간이다
  • 이인식 우포자연학교 대표
  • 승인 2023.02.02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 대표] 2월 2일은 세계습지의 날이다. 올해 세계습지의 날 주제는 '바로 지금, 습지를 되살릴 시간'이다. 전 세계적으로 습지는 64% 이상 소실됐고, 지난 50년 간 자연습지만 해도 35%가 사라졌다. 그 재앙으로 자연재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반면에 우포늪과 순천만은 강 배후습지와 해양습지를 잘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의 모범 사례로 국내외 생태관광 여행객들의 방문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줘 주민들도 좋아한다. 우선 방문객들은 습지가 잘 보전된 곳을 보면 눈과 가슴이 시원해지고 경관이 아름다워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특히 노을이 내리는 풍광은 새들의 날개짓과 더불어 황금빛 습지를 물들이는 시간은 감동의 순간이라고 방문객들은 환호한다. 

필자가 사는 낙동강과 이어진 남강, 황강 등에는 여름철 홍수기에 범람으로 생긴 크고 작은 물웅덩이(늪지)들이 1918년 자료에 1284개로 밝혀졌다. 이후 2010년 자료에는 493개가 남은 것으로 확인된다. 그동안 면적으로는 76.7%가 감소했고, 개수로는 61.6%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다. 

기후위기 시대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마련으로 과거 습지복원과 강변에 홍수터 확보가 정책과제로 제안되고 있다. 습지(늪, 갯벌, 논 등)란 한마디로 물에 젖어 있는 땅이다. 물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식물의 생태를 조절하는 주된 역할을 하는 곳으로 "물도 아니고 뭍(땅)도 아닌 지역"을 의미한다.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인 '습지'

이런 습지는 물가에 사는 수생생물과 새들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습지는 물이 흐르다 불투수성 내지는 흐름이 정체되어 오랫동안 고이는 과정을 통하여 생성된 지역으로서, 완벽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갖추고 다양한 생명체를 키우는 하나의 생태계다. 

습지는 자연현상 및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된 유·무기질 물질을 변화시키고, 수문·수리·화학적 순환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수질을 정화한다. 그래서 습지는 '자연의 콩팥' 역할을 한다. 더하여 홍수 방지 및 해안 침식 방지, 지하수 충전을 통한 지하수량 조절과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동물군으로 구성돼, 아름답고도 특이한 심미적 경관을 만들어낸다. 

습지가 자연재해 피해 줄여

향후 유엔 수자원 관련 기구들(UN Water)은 모든 자연재해 중 90%가 물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한다. 그리고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앞으로 더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습지가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말미암은 피해가 6억 2500만 달러가 넘는 것을 피하게 했다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습지가 자연보호용 완충지대 역할을 한 셈이다. 습지가 과도한 강수량을 흡수하고 저장하고 범람을 줄이는 천연 스펀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주요 국가들은 자국 내 습지의 손실을 막고 보전 가치가 높은 습지의 보전과 새로운 습지를 발굴하는 정책을 지역주민과 함께 하고 있다. 지역주민 참여로 지역사회 발전과 활성화로 정책 시행 효과를 높이고 있다. 캐나다는 습지총량제와 습지 총량 증가를 추진하여 170만 헥타르 이상의 습지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영국도 과거 500년 전의 습지를 목표연도인 2058년까지 습지생태복원의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성을 제시하여 본격적으로 습지를 복원하고 있다.       

환경부, 2027년까지 습지 복원 사업 계획 추진

환경부도 최근 기후변화로 가뭄과 홍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에서 '제4차습지보전기본계획(2023-2027)'에 습지복원과 홍수터 복원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더하여 갯벌은 잘피, 염생식물 등과 함께 블루카본(해양생태계가 흡수한 탄소)으로 부각하여 연간 자동차 20만대가 배출하는 최대 49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국제 인증을 통해 증명됐다. 탄소흡수원인 습지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해 생물다양성과 탄소흡수능력을 증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제적으로 기후변화로 '자연재해와 재앙을 저감하는 습지'를 위해 그동안 습지를 무차별적으로 잘못 이용한 사례를 점검 평가해 다시 복원하는 것이 습지의 날을 맞아 사회경제적,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이인식 대표는 1989년, 교육민주화로 해직된 이래 환경운동을 본격 시작했다. 그때 시작한 낙동강의 선물 우포늪 사랑은 1997년 우포늪을 생태계 보전 지역으로, 1998년 람사르습지로 등록시켰다. 그 뒤 제10차 람사르총회의 경남 창원 유치를 위한 '제10차람사르총회 경남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이 땅에서 사라진 따오기복원을 추진해 초대 따오기복원위원장을 맡아 현재 야생동식물의 서식지 확대에 힘쓰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