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운명, 빅테크 실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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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운명, 빅테크 실적에 달렸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1.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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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빅테크 실적이 시장 랠리의 중요한 시험대"
인력 감축 이어지면서 시장 눈높이는 낮아져
기대치에 부합해도 주가 상승세 지속할 듯 
미국의 기술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랠리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기술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랠리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주식시장이 연초 이후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기술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랠리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기술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이들이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는다면 시장은 환호할 수 있으나, 실망스러운 실적이라면 투자심리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이미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긍정적인 성적표를 공개한 가운데 여타 빅테크들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잇따른 감원 결정에 시장 눈높이는 낮아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은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연초 랠리의 첫 큰 시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 버크셔해서웨이 등 미국의 5대 기업은 S&P500 비중의 18.9%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 평균인 15%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 매체는 "전체 시장에서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높은 비중은 다음 분기 실적을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며 "어떠한 실망감도 시장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빅테크들이 잇따른 감원 결정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눈높이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빅테크들은 서둘러 인력을 충원하기 시작했으나 이제는 다시 인력을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빅테크들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으면서 '수요 둔화'를 그 배경으로 설명했다. 

알파벳은 지난주 사상 최대 규모인 1만2000명을 해고할 것임을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8년만에 최대 규모인 1만명의 직원을 감원할 것임을 밝혔다. 아마존과 메타 또한 수천명의 직원을 줄일 방침을 내놨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클 워커는 "팬데믹 시대가 끝나자마자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며 "이러한 유형의 환경에서는 기업들이 비용을 제한하려고 하기 때문에 직원을 대폭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 피봇 기대감에 달러 약세 흐름도 기술주에 긍정적

빅테크들이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주가는 여전히 견조하다. 

알파벳은 연초 이후 주가가 11% 이상 상승했고, 아마존과 메타는 각각 15%, 19% 올랐다. 애플은 9.7% 상승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1% 상승했다. 

빅테크 강세의 배경으로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빨리 멈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고,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데다, 연준 위원들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언급을 내놓고 있다. 이에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해 타격이 가장 컸던 빅테크의 주가가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WSJ은 "연준이 긴축 정책의 방향을 곧 되돌릴 것이라는 희망에서 기술주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는데, 기술주는 역사적으로 국채 수익률이 낮을 때 좋은 성과를 낸다"고 언급했다. 

한 때 '킹달러'를 넘어서 '갓달러'라는 평가까지 나왔던 달러의 흐름이 약세로 돌아선 점도 기술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의 달러 강세 흐름은 해외 사업 비중이 큰 빅테크들의 이익에 타격을 미친 바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9월 한 때 114선을 돌파한 후 24일(현지시간) 기준 101선대로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해 6월 초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MS는 긍정적 실적 발표...애플 등 전망도 긍정적 

빅테크 실적시즌의 첫 문을 연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은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으며, 특히 글로벌 유료 순 가입자 수가 766만명 증가하면서 시장 기대치(457만명 증가)를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19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2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3거래일간 상승폭은 15%에 육박한다. 

24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예상치에 부합하는 긍정적인 실적을 내놓으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한 때 4% 이상 강세를 보였다. 

한편 내달 초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주 에버코어ISI는 애플에 대해 '전략적 시장 수익률 상회' 의견을 제시, 단기적인 매수 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했다. 애플의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하회한다 하더라도 이후 분기에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아마존을 최선호 종목으로 꼽으며 긍정적인 실적을 예상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알파벳을 올해 최선호 종목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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