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홀로 '영업익 1조 클럽' 될까…부동산 PF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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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홀로 '영업익 1조 클럽' 될까…부동산 PF '성과'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1.1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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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이익 1970억원 추정…2022년 누적 1.2조원 전망
미래에셋 제치고 증권사 '1위' 도달 가능성도
롯데건설과 1.5조 투자협약…건설업계 유동성 지원
메리츠증권 신사옥. 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신사옥. 사진=메리츠증권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메리츠증권이 비우호적인 업황에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메리츠증권의 경우 투자은행(IB)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842억원) 대비 6.95%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 8235억원을 더하면 1조20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35.6% 감소한 956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8562억원, 삼성증권 6938억원, 키움증권 6823억원, NH투자증권 50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1년에는 증시 호황으로 미래에셋증권이 1조4855억원, 한국투자증권 1조2889억원, NH투자증권 1조2939억원, 삼성증권 1조3087억원, 키움증권 1조2089억원 등 다섯 곳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지난해 들어 거래대금과 예탁금 감소, 부동산 PF 시장 부실 우려 등으로 고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 15.7%, 19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실현했다. 

메리츠증권 2022년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 자료=에프앤가이드
메리츠증권 2022년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 자료=에프앤가이드

이러한 실적은 메리츠증권이 부실 우려에도 부동산PF에 적극 나서면서 수익성을 높였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 전체 매출에서 부동산PF 비중은 30~40% 정도를 차지한다. 

지난해 9월 김진태 강원지사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PF ABCP 시장 불안감이 커졌으나 메리츠증권은 이 또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자사 부동산 PF의 약 95%가 안정성이 높은 선순위 대출이다. 선순위는 후순위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우선 상환권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올해 연체 이자 회수와 비상장주식 평가익, 파생 관련 이익 등 일회성 이익을 대거 인식해 업종 내에서 가장 우량한 실적을 시현했다"며 "PF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해왔기 때문에 실제로 손실이 발생하는 금액은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이익은 올해의 일회성 요인들이 소멸하면서 감소하겠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만큼의 수익성 훼손이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IB 부문에서의 둔화가 얼마나 심화되는가와 보유 자산에서의 건전성이 어느 정도로 잘 유지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앞서 지난 9일 메리츠증권은 롯데건설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이 선순위로 9000억원, 롯데그룹이 6000억원을 출자하는 구조다. 

이번 협약은 롯데건설이 진행 중인 PF 사업에서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등의 채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건설업계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의미가 있다"며 "특히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롯데건설과 투자 협약을 맺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재무건전성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이 2022년 3분기 기준 93.4%로 90%를 넘어서지만, 2021년 3분기(96.0%)에 비해서는 2.6%포인트 감소했다. 자본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역시 183%로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타사와 달리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비중이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기업금융과 부동산PF 쪽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며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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