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우디 탈탄소 파트너로…'중동 첫 공장' 건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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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우디 탈탄소 파트너로…'중동 첫 공장' 건설 추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1.0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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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와 CKD 공장 설립 MOU 체결
향후 친환경 에너지·미래 모빌리티 협력 '촉각'
모빌리티, 물류, UAM, 건설 등 계열사 총력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우디와 협력 강화에 그룹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지역 첫 공장을 설립한다. 사우디는 사우디 내 전기차 보조금 지급으로 화답한다. 현대차그룹과 사우디의 공생 관계가 강화되면서 '네옴시티'로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섭(앞줄 왼쪽)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사우디 산업광물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사우디 산업광물부 트위터

현대차, 중동 첫 생산 공장 건립 추진

2일 자동차 업계와 현대차그룹 등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최근 사우디 산업광물부와 사우디 내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사우디에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공장을 설립한다. CKD는 자동차 부품을 목적지에서 조립해 완성품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현대차가 중동에 자동차 공장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반조립한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을 사우디 공장에서 완성시켜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역시 지난달 31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현대차와 자국 내 자동차 생산 증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공식화 했다. MOU 체결식에는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경제기획부 장관, 김선섭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재 사우디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 대만 폭스콘과 사우디 합작사 시어(Ceer),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이노베이트 등이 있다. 

현대차의 사우디 공장은 현지 생산을 통한 시장 공략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는 현재 전기차 보조금 규정이 없지만 현지 생산 차량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사우디는 2018년이 돼서야 전기차 수입을 허용할 정도로 전기차 전환 부문에서 뒤처졌고 충전소 등 인프라도 적다. 때문에 보조금 지급 등으로 전기차 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수도 리야드 차량의 30%를 전기차로 바꾸고 2030년 완공 예정인 신도시 네옴시티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만 운행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사우디 공장 건립을 통해 중동 시장을 잡겠다는 각오다. 2017년부터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 사우디는 이후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데이터분석업체 CEIC 통계에 따르면 사우디 승용차 판매는 2018년 연간 40만3857대에서 2021년 연간 55만6559대로 늘었다. 2021년 기준 점유율 1위는 도요타(28.4%), 2위는 현대차(16.6%)다. 사우디의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32.5%로 전망된다. 

네옴시티 가상도.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사우디 脫탄소 파트너로 부상

현대차그룹은 사우디가 추진 중인 메가 시티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에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 현대차의 사우디 공장 건립은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사람 중심의 친환경 스마트 시티, 인력을 대체하는 로보틱스,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미래 모빌리티, 수소 모빌리티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이 네옴시티가 만들고자 하는 도시 모델과 상당부분 겹쳐 양측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네옴시티 사업 중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사업을 비롯해 자율주행, 스마트물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주력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경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신도시의 스마트 물류시스템은 현대글로비스가 유력한 사업자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단순 육상, 해상 운송 수단을 제공하는 기업에서 벗어나 물류 및 플랫폼 사업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가 수년 전부터 공들이고 있는 UAM과 전기·수소차,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한 데 엮은 미래 모빌리티 허브 구상 역시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수소 경쟁력도 네옴시티 방향성과 궤를 같이 한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전체를 100% 친환경 에너지로 운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1위 수소차 경쟁력을 갖췄으며 현대로템은 수소 트램, 현대글로비스는 수소 충전소 인프라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처럼 스마트시티 역량을 두루 갖춘 그룹은 흔하지 않다"며 "현대차와 사우디가 네옴시티 파트너사로 협력한다면 양측 모두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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