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달라진다]⑤ '제로' 붙어야 매출 쑥…대세는 '건강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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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달라진다]⑤ '제로' 붙어야 매출 쑥…대세는 '건강 식품'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1.02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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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리도 즐겁게"…'헬시 플레저' 관련 소비 증가
'제로' 내세운 탄산음료·주류 매출 급증
불붙은 '건기식' 경쟁…지난해 규모 6조로 커져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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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복합적인 소비 형태가 관찰된 한 해였다. 엔데믹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도 잠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재료 수급난이 확산되고 3高(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충격이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켰다. 소비재의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각종 '-플레이션(flation)' 현상이 불어닥친 가운데 명품 시장은 보복심리를 업고 호황을 누렸다. 점점 세분화되는 동시에 빠른 주기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되짚어 보고, 내년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건강 관리' 관련 소비도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면서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의미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 또한 각광받기 시작했다.

각종 스포츠 활동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며 스포츠 관련 용품 및 의류 수요가 늘었으며, 건강한 식단 관리를 도와주는 샐러드, 단백질 음료 등의 제품 라인업도 다양해졌다. 기존 건강식품 외에 과자, 음료수 등의 가공식품도 보다 건강하게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식품업계의 '제로' 열풍도 거세졌다.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에 따르면 2022년 헬시 플레저 관련 상품 판매는 전년 대비 늘었다. 무가당 요거트(185%), 글루텐 프리(106%), 무알코올 맥주(94%) 등 첨가물을 덜어낸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또 테니스·축구 등 구기종목 관련 상품 판매가 52% 증가했고, 골프와 수영 카테고리 매출도 각각 29%, 17% 늘어났다.

식품업계 휩쓴 '제로' 열풍

롯데칠성음료의 펩시 제로슈거 라임. 사진=유튜브 캡처
롯데칠성음료의 펩시 제로슈거 라임. 사진=유튜브 캡처

'제로 슈가', '제로 칼로리' 등 식품업계 내 제로 열풍의 신호탄을 쏜 것은 탄산음료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제로 슈가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189억원으로 지난 2016년 903억원보다 142.41% 증가했다. 업계는 2022년 시장 규모 역시 더욱 확대된 것으로 예측한다.

'펩시 제로 슈거 라임'과 '칠성사이다 제로'로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낸 롯데칠성음료는 계속해서 제로 음료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펩시 제로 슈거 라임은 지난해 8월 기준 누적 판매량 4억 5000만캔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탐스, 핫식스 등 제품의 제로 버전을 출시했으며 올해 출시 예정인 '밀키스 제로' 또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농심도 지난해 4월 제로칼로리 탄산 음료 '웰치 제로'를 선보였다. 웰치 제로 캔은 출시 5개월 만에 2000만개가 넘게 판매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후 코카콜라도 지난해 10월 제로 트렌드에 발맞춰 '닥터페퍼 제로 슈거'를 국내 출시했다.

탄산 음료 외에 아이스티나 이온음료 등의 제로 버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동원F&B가 출시한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 롯데칠성음료의 '실론티 제로' 등이 경쟁 중이다. 롯데칠성은 올해 '2% 부족할 때 아쿠아 제로'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식지 않는 '제로' 바람은 주류 시장으로까지 이어졌다. 주류업계는 부담이 낮은 저칼로리 무알콜 맥주 상품을 확대하고, 제로 슈가를 앞세운 소주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4년 81억원이었던 국내 논알코올 맥주시장 규모는 2021년 200억원으로 성장했다. 해당 시장은 오는 2025년 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2년 '하이트제로 0.00'을 출시하며 일찍이 논알코올 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8월 누적 판매량 1억캔을 돌파했으며 특히 최근 3년간 3배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오비맥주는 코로나19 유행이 확대되던 2020년 10월 ‘카스 0.0’를 출시했으며 호가든, 버드와이저 등 수입 브랜드의 논알코올 맥주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칭따오, 하이네켄 등의 수입맥주도 논알코올 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제로 슈가 소주 '처음처럼 제로'는 제로 소주 시장 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새로는 출시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700만병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도 이달 진로를 제로 슈가 콘셉트로 리뉴얼 출시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리딩하기 위해 진로 리뉴얼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6조' 건기식 시장…유통가 미래 먹거리 낙점

대형마트 건강기능식품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대형마트 건강기능식품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효율적이고 편한 건강 관리를 돕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역시 헬시 플레저 트렌드의 대표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19년 4조 8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2년 6조 1429억원으로 커졌다.

또 전국 5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리서치에서 2022년에 건기식을 구매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2.6%로, 10가구 중 8가구가 1년에 한 번 이상 건기식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구매액은 35만 7919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 화장품, 식품기업 등 국내 유통업계 전반은 건기식 브랜드를 론칭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8월 건기식 전문스타트업 '빅썸'의 지분 약 53%를 인수하며 진출을 선언했으며, CJ제일제당도 국내 헬스케어 시장 선두를 노리고 지난해 1월 CJ웰케어를 출범시켰다. CJ웰케어는 건기식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4월 유형별 맞춤 건기식 '닥터뉴트리'를 론칭하고 개인의 생애 주기별 맞춤형 건기식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최초로 인삼 열매 성분을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Gwangju Senior Technology Center, 이하 GSTC)와 건강장수 분야 상호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GSTC의 특화된 인체적용 시스템을 활용해 바이탈뷰티 브랜드의 건강기능식품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항노화, 마이크로바이옴, 이너뷰티 등 건강장수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업계는 단백질 건기식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경쟁하고 있다. 2020년 2월 론칭된 일동후디스의 건기식 브랜드 하이뮨은 그해 매출 300억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2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일유업의 셀렉스도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 2500억원을 기록했다. 

건기식협회 관계자는 "건강한 삶에 대한 국민적 관심으로 건기식 시장이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양적, 질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점차 다양해지는 소비자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업계가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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