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023] ③ 새해 '비관적' 경제전망은 왜 ?...글로벌 경기침체 3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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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3] ③ 새해 '비관적' 경제전망은 왜 ?...글로벌 경기침체 3가지 시나리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2.3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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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기관 1년 내 침체 전망
美 금리인하 내년 2분 이후 될 것
전 세계 주요 기관 및 투자은행은 12개월 내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2023년 한국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정부가 내놓은 내년 한국 성장률은 1.6%다. 외환과 금융위기 등 굵직한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곤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1.7%, 아시아개발은행 1.5%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JP모건(이하 1.1%) 등 주요 투자은행(IB) 역시 1%대 성장률을 전망한다.

심한 곳은 한국이 역대급 저성장을 맞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노무라증권이 내다본 한국의 2023년 경제성장률은 '-1.3'%다. 수치에 얼마간에 차이는 있지만 1년 내 경기침체가 온다는데 큰 틀에서 이견은 없다. 경기침체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3가지 시나리오로 압축해 봤다.

2023년 완만한 침체, 2024년 금리인하?

첫 번째 시나리오는 침체 속 인플레이션이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이어 2024년 금리가 인하되며 침체 탈출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가정이다. 

2022년 3월부터 연방준비제도(Fed)는 과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천정부지로 치솟던 인플레이션의 기세를 결국엔 꺾어 놓겠지만 경기침체의 단초 됐다. 민간 수요가 크게 둔화되면서 고용 시장이 위축됐고, 다시 수요가 감소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동시에 한편에선 물가 상승 리스크가 꺾이면서 침체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연출될 수 있다. 

JP모건이 최근 발간한 '2023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침체 속 인플레이션 안정화 구도 속에 2024년 2분기 중 주요 정책자들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블롬버그가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12개월 이내 미국이 경기침체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경기침체와 고용시장 악화, 물가 안정을 이유로 연준 등 정책결정권자들이 2024년 말 기준금리를 3.0%까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세밑 CNBC와 인터뷰에서 "경제를 탈선시키고 가벼운 또는 강한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기준금리가 5%를 향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순탄치 않은 시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에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연합뉴스

2023년에도 '킹 달러'?

내년 1분기 미국의 기준금리가 5.0%까지 오른 뒤 2024년 1분기까지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킹 달러'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경기침체의 동력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미국은 강달러 기조를 유지해 수입 물가를 낮춰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이지만 그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통화 가치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수입 물가를 필두로 해당 국가의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채질한다. 실제로 2022년 초 이후 영국의 파운드화는 달러화 대비 21% 폭락했고, 일본 엔화 또한 20% 가량 곤두박질했다. 원화를 비롯해 유로화와 태국의 바트화는 각각 연초 대비 15% 이상 급락했고, 중국 위안 또한 1달러에 7.2위안선까지 오르며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멕시코 페소까지 10% 내외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내년 강달러를 예상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10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이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음에도 연준의 통화 정책을 향한 시장 기대감이 컸다"면서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은 내년 초까지 금리를 더 올리고 내년 말까지 올린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는 연준의 의도를 현실로 깨닫게 되면 완화될 것이며 달러 강세는 내년 초까지 유지된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 만으로도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졌듯이 올해 강달러의 이유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었다. 환율 오름세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당분간 환율을 자극할 요인도 크게 없어 보인다"면서도 "간과해선 안 될 건 무역수지가 8개월째 적자라는 점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이 리스크가 커지면 국내로 들어오는 자금이 다시 달러를 사는데 몰려 환율 상승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OECD는 전 세계 국가 3분의 1이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으며 내년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 경기침체, 2023년 디플레이션?

연준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의 매파적 행보에 따른 실물경기 타격이 현재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럽의 에너지 위기 및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후폭풍, 건설업계 파산 사태 등이 겹치면서 이미 진행 중인 경기침체를 넘어 더 큰 침체가 올 가능성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전 세계가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고 봤다. IMF는 전 세계 주요국 중 GDP를 기준으로 이미 침체에 진입한 비중이 2022년 1월 5%를 밑돌다 4월 5%로 상승했고, 7월 10%를 웃돌다 10월 크게 치솟으며 35%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3분의 1이 이미 침체에 빠졌다는 이야기다. 

월가의 시선도 유사하다. 성장주 투자의 아이콘 캐시 우드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대표는 연준이 당장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으면 1929년과 흡사한 대공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드 대표는 정책자들이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드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가라낮고 있으며 연준은 심각한 정책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 그는 기술 혁신에 따른 인플레이션 하락 압박을 정책자들이 무시하고 있으며 2023년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919~1920년 연준이 기준금리를 4.5%에서 7.0%로 인상한 데 반해 2022년 3월 이후 연준은 과거보다 물가 상승 압박이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16배 올렸다. 이에 따른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우드 대표의 트위터에 "정확하다(exactly)"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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