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 도입부와 종결부④…일(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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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도입부와 종결부④…일(一)
  • 주우(宙宇)
  • 승인 2017.12.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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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始無始(일시무시)와 一終無終(일종무종)이 정리되었으니 마지막에 남는 ‘一’에 관해 설명하겠습니다.

一終無終 다음의 ‘一’에 대해서 도움되는 말은 유학의 경전인 대학(大學)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物有本末(물유본말) 事有終始(사유종시) 知所先後(지소선후) 則近道矣(즉근도의) - 대학 경1장 3절

 

‘모든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만사에는 끝이 있고 시작이 있다. 그 선후를 알면 도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사유종시(事有終始)라고 했으니까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가 아니라 ‘끝이 있고 시작이 있다’입니다. 이 말은 그냥 끝나는 것이 아니고 끝 다음에 ‘시작’이 곧바로 따른다는 의미입니다.

 

▲ /주우(宙宇) 제공

 

그러니 一終無終 다음에 바로 시작인 ‘一’이 따른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一’은 뱀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상징인 우로보로스처럼 마지막과 처음이 맞물리며 순환하여 다음 차원으로 넘어갈 때 終(종)과 始(시)를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一’은 성서에서 시작의 알파(A) 그리고 끝의 오메가(Ω)와 유사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一終無終의 ‘一’은 내 존재상태를 말하지만, 마지막 ‘一’은 一始와 一終의 ‘一’에서 한 단계 상승한 ‘十’인 ‘二’를 말하는 때도 있고, 반면에 상승하지 못하고 비슷한 상황을 반복하는 一′, 一′′를 말하는 때도 있습니다.

전자에서는 이 상승한 ‘十’(10)인 ‘二’가 ‘一’로 환원되어 또 다른 天1極(11)·地2極(12)·人3極(13) 이런 식으로 나아갑니다. 비유하자면 시작의 ‘一’이 초등학교 1학년이라면, 끝의 ‘一’은 초등학교의 6년 과정을 마치고 중학교 1학년(一)에 입학하기 위한 과도기인 봄방학(二) 때와 비슷합니다.

후자에서는 상승하지 못한 ‘九’는 유사한 一′로 돌아와서 또다시 天1極·地2極·人3極 이런 식으로 반복합니다. 비유하자면 학교에서 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서 시작의 ‘一’과 유사한 一′, 一′′~~의 과정을 반복해서 공부해야 하는 유급과 비슷합니다.

 

천부경의 도입부 一始無始는 ‘一’인 나의 존재상태가 시작되나 특정 시작은 없다로, 종결부 一終無終은 ‘一’인 나의 존재상태가 끝나나 특정 끝은 없다로 해석하셨고요. 이와 같은 이율배반의 실례로 칸트와 붓다의 자세한 설명도 좋았습니다.

독특한 점은 마지막 ‘一’을 우뚝 단독으로 세웠네요. 一始가 一終이 되어 유급을 반복하거나, 아니면 한 단계 성장하는 것으로요. 다음 차원의 시작을 뱀이 자기 꼬리를 물어 끝과 시작을 맞물리는 모습인 순환의 상징을 제시하며, 끝없이 다음 단계의 시작으로 이어지는 종시(終始)의 ‘一’로요.

천부경 참 멋집니다! 해석도 멋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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