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분위기 살아났지만 증권가는 "추격매수 말라"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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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분위기 살아났지만 증권가는 "추격매수 말라" 한 목소리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1.14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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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파른 급등에 밸류에이션 부담 커져
경기 등 펀더멘털 약화 요인은 여전
낮은 밸류에이션 업종으로 눈 돌려야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평가하면서도 추격 매수 시점은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평가하면서도 추격 매수 시점은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가파른 상승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14일에는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평가하면서도 추격 매수 시점은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짧은 시간 내 가파르게 상승한 탓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종목에 주목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달러 약세에 국내증시 상승탄력 돋보여

최근 국내증시의 상승 흐름은 놀랍다. 4주 연속 주간 상승률을 기록한 코스피 지수는 지난 한 주간의 수익률이 5.7%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 2021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간 상승세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글로벌 증시의 랠리에 발을 맞춘 것이다. 지난 한 주간 나스닥 지수의 주간 상승률은 8.09%에 달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89%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대거 살아난 데에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준의 피봇 기대감이 확산된 것.

이는 달러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급락했고, 이것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이끌면서 국내 증시의 강한 상승세로 이어진 것이다. 즉, 최근 국내주식시장의 극적인 추세 전환은 달러화 약세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CPI 발표 이전부터 하락세를 보이다가 CPI 서프라이즈 이후 낙폭을 키웠다. 지난 한 주간 낙폭은 7.1%에 달하며 이는 2008년 10월 마지막 주 이후 최대 낙폭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물가 정점론=달러 정점론'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라며 "달러화 약세 전환은 위축됐던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키는 도화선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추격매수 말라는 증권가

주식시장에서 투자심리가 대거 살아난 것은 기대할 부분이지만 현 시점에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최근 지나치게 가파른 랠리로 인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보다는 좀 더 시장을 지켜보면서 업종 비중을 조절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주가가 단기에 급등했기에 보다 신중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CNN 공포탐욕 지수는 한 달 전 극단적 공포국면에서 현재 탐욕 국면으로 이동한 상태인데, 그동안 해당지표가 시장의 역발상 접근법의 근거로 이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주가 흐름과 관련해 상승 탄력은 갈수록 약해질 수 있다는 것. 

그는 "코스피 상대 강도(RSI)가 과매수 국면에 위치한다"면서 "RSI 70% 이상은 매수세 쏠림에 의한 주가 급등으로 시장 과열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코스피 단기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1배는 2350선으로 하향 조정돼 현재 지수보다 아래에 위치한 상태"라며 "갈수록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에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역시 "코스피가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PER을 받아들이거나 이익 추정치 상향 전환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약적 통화정책 환경에서 PER 확장을 기대하기가 어렵고, 이익 추정치 감소 또한 선행지수 궤적을 고려했을 때 종료를 염두에 둘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 결국 밸류에이션 부담을 쉽게 해소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경기 우려는 여전...달러 하락 전환도 아직 

시장 내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 또한 부담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전반적으로 경기 상황이 악화되고 실적 전망은 하향조정 중"이라며 "추세적인 상승에 필요한 펀더멘털 동력의 약화는 지속되고 있고,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물가, 통화정책 이슈에 일희일비하면서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 

그는 "통화정책 안도감을 넘어선 금리 동결, 인하 기대가 과도한 상황인지는 향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자칫하면 올해 말, 내년 초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와 과도했던 통화정책에 대한 안도감 후퇴가 동시에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달러인덱스의 하락세가 달러화의 약세 전환이 아닌 달러 강세의 속도 조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가 완전히 하락추세로 돌아섰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면서 "미 경기 침체 수준이 깊어지면 재차 달러가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격적인 미국 달러 약세 추세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될 때 시작될 전망"이라며 "지금은 올해 미국 달러 강세에 대한 속도조절일 뿐, 달러인덱스가 100~105선을 하회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스피지수 추이.
코스피지수 추이.

저(低) 밸류에이션 종목으로 눈 돌려야 

이같은 시점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업종을 향한 선별적 접근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노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면에서 적합한 투자전략은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진 업종을 향한 선별적 접근"이라며 "동시에 외국인 수급으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대형주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EPS 변화율이 양호한 업종 중 평균 대비 낮은 PER을 보이고 있는 업종은 기계, 보험,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은행, 자동차, IT하드웨어"라며 "은행, 자동차를 제외하면 외국인 순매수가 돋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애널리스트 역시 "시장 회복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므로 다른 업종들이 주도 업종에 대한 키 맞추기를 시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시장 접근은 기존에 강했던 종목보다 주가 회복이 미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보이는 종목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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