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출범 8년 만 첫 분기 영업익…'연간 흑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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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 출범 8년 만 첫 분기 영업익…'연간 흑자' 가능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1.10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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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로켓배송 출범 이후 첫 분기 흑자
물류 네트워크 투자 통한 수익성 개선이 원동력
연간 흑자 여부에 관심모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첫 분기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 경기 침체 속 부진을 겪는 가운데, 쿠팡도 3분기 영업손실을 거둘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거둔 성과다. 이에 수년 간 적자를 감수하고 진행한 쿠팡의 물류 인프라 투자가 결실을 맺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이 10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37억원(7742만달러)으로 로켓배송 시작 후 첫 분기 흑자를 냈다. 당기순이익도 1215억원(9067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미국 나스닥 상장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2500억∼5000억원대 손실을 냈으나 수익성을 개선해 직전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줄인 뒤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6조8383억원(약 51억 133만 달러)을 기록하며 원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지만 쿠팡은 성장세는 지속됐다"며 "모든 카테고리에 거쳐 강력한 소비 증가세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물류 네트워크 투자 '플라이휠' 효과로 이어져"

쿠팡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쿠팡은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마켓플레이스) 분야에서 1분기 흑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엔 835억원(6617만달러)의 조정 EBITDA 순이익을 냈다. 이번 3분기는 전분기와 비교해 200% 가량 증가한 2613억원(1억 9500만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은 오랜 시간에 걸쳐 투자가 진행된 물류 혁신 기술, 공급망 최적화에 따른 '플라이휠(flywheel)' 효과를 수익성 개선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플라이휠 효과란 초기엔 투자 등으로 적자를 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가 모여 판매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다시 규모가 커지면 고정비용이 낮아져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 선순환을 말한다. 쿠팡은 로켓배송 론칭 후 투자를 지속하며 지난해 기준 누적 적자 6조원을 넘긴 바 있다.

김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수익성 개선에는 규모의 경제, 수익률 높은 사업 등도 영향을 끼쳤지만 회사가 기술, 풀필먼트, 라스트마일을 통합한 물류 네트워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과"라며 "‘머신 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전년대비 50% 줄였고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해 추가 투자비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물류 네트워크 구축 외에도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왔다. 2019년 도입한 유료 구독서비스 '로켓와우'의 가격을 지난 6월 인상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쿠팡의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지난해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 록인 효과에 따라 쿠팡의 고객 수와 구매력도 증가추세를 보였다.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고객 활성고객은 1799만 2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7% 늘어났으며, 1인당 고객 매출은 원화 기준으로 19% 늘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이번 흑자 전환은 본질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와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손익구조가 안정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연간 흑자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

업계는 쿠팡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로 돌아서면서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고 시장 내 점유율 역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많은 이커머스 기업이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이뤄낸 쿠팡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쿠팡이 연간 기준 흑자전환을 이뤄낼 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최근 대만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자리를 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가 총매출의 약 96% 가량을 차지하는 반면 아직까지 비중이 3% 수준에 불과한 신사업의 성장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상황에 따라서 쿠팡은 공격적인 국내외 사업 확장보다는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신사업 위주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점은 내년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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