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계속되는 '강달러'…미 반도체 수출제한·CPI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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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계속되는 '강달러'…미 반도체 수출제한·CPI가 좌우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0.10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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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국 반도체기업에 미국산 장비 판매 금지
13일 미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번주 환율 1400원선 넘어…하락 요인 제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1400원대를 돌파한 달러·원 환율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주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반도체 수출 제한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0원 오른 달러당 1412.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6.6원 오른 1409.0원에 출발한 뒤 실수급에 따라 등락했다. 한때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에 반락하며 14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하며 10원 넘게 올랐다.

이날 이렇게 달러·원 환율이 상승한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데 따른 영향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7일 연설을 통해 9월 고용보고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연준이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내년 초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370~1440원 대로 예상했다.

9월 미국 비농업 고용 26만3000명 증가…긴축 이어질 것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이번주에도 달러 강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6만3000명 증가해 전월의 31만5000명 증가보다 적게 늘어났다. 이날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인 27만5000명 증가도 밑돌았으며, 2021년 4월 이후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실업률은 3.5%로 전달의 3.7%에서 하락해 반세기래 최저 수준이었던 7월 수치로 되돌아갔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실업률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연준의 긴축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확률은 81.1%로 높아졌다. 

연준이 11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되는 것이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4.25~4.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제한 조치 발표로 달러 강세 예상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 역시 환율을 밀어올리는 요소다. 미국은 7일(현지시간)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제한이 한국 기업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영향을 받는 한국 기업에게는 악재가 되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기업 가운데서는 삼성전자가 중국에 낸드플래시 생산공장과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가 D램 공장, 후공정 공장,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기존 생산장비는 허가되지만, 앞으로는 개별적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정부는 또 첨단 컴퓨팅 반도체칩, 슈퍼컴퓨터용 거래 등에 대해서도 수출 제한 조치를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지난 8월 자국의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AI용 반도체에 대해서도 허가 없이 중국에 반출하지 말라고 보낸 공문을 명문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이번주 환율은 내려가기보다는 올라갈 요인이 더 많다"며 "상단이 기존 고점인 1440원 정도라면, 하단의 경우 1400원 아래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한은 금통위, 13일 미 CPI 발표

오는 12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0.50%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30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6%는 0.75%포인트 5%는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이어 13일에는 미국의 CPI가 발표된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비 0.2%로 소폭 상승하고 전년동월비 기준으로는 8.1%로 8월(8.3%)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국제유가 평균이 8월보다 둔화됐음을 고려할 때 에너지 가격이 물가 하락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주거 비용의 상승세가 지속됐을 것으로 보는 만큼 전년동월비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에는 IMF의 경제전망 보고서 발표도 예정돼 있다. IMF는 올해 글로벌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미국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월비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표 부진이 이어질 경우 연준의 공격적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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