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 비둘기로 돌아설까...곳곳서 '금리인상 후폭풍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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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연준, 비둘기로 돌아설까...곳곳서 '금리인상 후폭풍 시그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0.0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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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요 둔화 조짐 등장
미 ISM 제조업지수도 예상치 크게 하회 
UN 산하기구 "금리인상 중단하라" 경고 내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각국 중앙은행들이 강경한 긴축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후폭풍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각국 중앙은행들이 강경한 긴축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후폭풍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각국 중앙은행들이 강경한 긴축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후폭풍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 등 일부 산업계에서는 금리인상으로 인해 수요가 둔화되는 시그널도 포착되고 있으며 일부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경기가 위축 국면임을 보여줬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연준의 강경한 통화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WSJ "자동차업계, 공급망 개선됐지만 금리인상에 수요 둔화"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업계가 금리 인상으로 인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동안 자동차 업계를 힘겹게 만들었던 공급망 문제가 개선되면서 자동차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이제는 지속적인 금리인상 및 또다른 경제적 압박이 자동차 수요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자동차 산업계는 반도체 부족과 다른 공급망 혼란 등으로 인해 지난 2년간 고군분투해왔다"며 "이같은 문제는 개선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같은 속도로 자동차와 트럭을 사들일 지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WSJ가 인용한 위즈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내 전체 자동차 매출은 약 336만대로 전년대비 제자리 걸음을 했다. 

테슬라의 경우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34만3830대로, 전년대비 42% 늘어났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37만1000대)를 하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수요가 위축됐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리서치 사이트 에드먼드닷컴에 따르면, 미국의 신차 대출 평균 금리는 3분기 5.7%를 기록, 3년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리서치 업체 콕스오토모티브의 찰리 체스브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가 차량 구매자의 구매 의지를 꺾으면서 그간 공급망 혼란 당시 억눌렸던 수요의 상당 부분이 빠르게 소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 전망을 전년대비 9% 감소한 137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코로나19 직전 5년간 자동차 업계는 연간 평균 17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한 바 있다. 

금리인상 여파는 중고차 판매 업체인 카맥스의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카맥스는 최근 지난 8월로 마감된 분기의 주당 순이익(EPS)이 79센트라고 보고했는데, 이는 당초 월가 분석가들의 예상치(주당 1.39달러)에 반토막 수준이다. 카맥스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여파 등 경제 환경의 변화로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ISM 9월 제조업지수, 예상치 하회...신규수주는 위축 국면

경제성장률의 대표적 선행지표인 9월 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9월 ISM 지수는 50.9를 기록했는데, 이는 8월(52.8) 및 시장 예상치(52.2)를 하회하는 것이다. 

특히 세부 내역을 보더라도 신규 수주 지수는 47.1을 기록해 전월(51.3) 수준을 크게 하회한 것은 물론 50을 밑도는 위축국면으로 전환됐으며, 고용지수 또한 9월 48.7을 기록, 전월(54.2)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ISM의 티모시 피오레 회장은 "미국 제조업 부문이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팬데믹 회복세가 시작된 이후 가장 위축된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4개월 연속 신규 주문을 줄인 것은 기업들이 미래의 잠재적 수요 감소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세부항목들이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전이 위험이 아직 크진 않지만 재무 건전성 문제로 휩싸인 크레딧 스위스 사테나,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의 긴급 국채 매입 결정, 영국 정부의 감세안 철회 등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이미 중앙은행발 긴축 부작용 및 대처 방안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산하기구 "공격적 금리인상 멈춰라"

유엔산하기구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날 세계 경제 전망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글로벌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UNCTAD는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이후 3년간 부자나라들의 경제 생산을 0.5%,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 생산을 0.8% 각각 낮추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연준이 급속도의 금리인상을 고집할 경우 개발도상국에게는 커다란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UNCTAD는 성명을 통해 "이번 보고서는 경기침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더 높은 금리에 의존해 물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경솔한 도박'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베카 그린스판 UNCTAD 사무총장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현재의 행동 방침은 전세계, 특히 개발도상국의 취약한 이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 UNCTAD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조정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2.2%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데 이어 올해 추가적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 은행 또한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70년대 초 기록이 시작된 이후 여느 때 보다 더 많은 중앙은행들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4일 국내 주식시장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오후 1시 현재 전일대비 2.37% 오른 2206.64를 기록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2%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간 금융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영국 감세안의 철회 소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나, 상승 폭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연준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 또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증시의 연휴 기간 동안 뉴욕증시는 2거래일 누적 등락률이 다우지수는 0.91%, 나스닥 지수는 0.73%에 그치지만, 현재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2.3%대,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2.8%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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