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 시장' 평정한 CJ올리브영…'이커머스'에서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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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 시장' 평정한 CJ올리브영…'이커머스'에서도 통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9.13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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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 시장서 홀로 살아남아…성장세 지속
MD 경쟁력, 옴니 채널 운영 등 사업전략 주효
온라인 사업 강화…새로운 경쟁자 '이커머스'
사진=CJ올리브영
사진=CJ올리브영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CJ올리브영이 국내 H&B(Health&Beauty)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의 부츠, 롯데쇼핑의 롭스에 이어 GS리테일의 랄라블라가 철수를 결정한 것과 달리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2조 1192억원의 매출과 137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경쟁사가 줄줄이 폐점한 올해에도 올리브영은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 2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1275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오프라인 로드숍 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는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는 경쟁사의 철수로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오프라인에서 1위를 굳힌 올리브영이 앞으로 경쟁해야 할 상대는 쿠팡, 컬리, SSG닷컴 등의 이커머스 업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올리브영의 온라인 차별화 전략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리한 입지·MD 능력·'옴니 채널' 전략 성과

올리브영이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일찍이 시장을 선점해 좋은 입지에 오프라인 점포를 세운 점과 MD(상품기획) 능력이 꼽힌다. 

올리브영은 1999년 1호 매장을 열고 10년 만인 2008년에야 흑자를 달성했다. 이후 스킨푸드, 미샤 등 '로드샵' 전성시대가 지나고 다양한 카테고리의 화장품을 한 공간에서 둘러보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올리브영도 꾸준히 몸집을 키웠다. 롯데, GS리테일 등의 유통기업들도 이 기회를 노리고 H&B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유리한 입지에는 이미 올리브영이나 로드샵이 자리해 후발주자들은 최적의 자리에 점포를 내기 어려워졌다. 더불어 출혈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증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다.

MD 능력의 차이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올리브영이 소비자 기호와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 경쟁력있는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킨 반면, 경쟁 H&B 업체들은 유명 브랜드를 앞세우는데 그쳐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시각이다. 뷰티 트렌드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신규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이같은 수요에 힘입어 올리브영은 클리오, 닥터자르트, 메디힐 등의 입점 브랜드와 동반 성장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온라인 화장품 시장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H&B 매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올리브영이 온라인 사업 비중을 조금씩 키워온 점이 주효했다. 화장품 온라인 채널 시장규모는 12조원을 넘겼다. 2021년 올리브영의 점포수 증가도 한자릿수에 그친 반면, 전체 실적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7%에서 지난해 23%로 커졌다.

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이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2018년 첫 선을 보인 '오늘드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3시간 내에 가까운 매장에서 집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지난해 서울 지역의 온라인 주문 가운데 '오늘드림' 비중은 38%에 달한다. 

글로벌 사업에서 자체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몰과 일본 현지 제휴몰(라쿠텐, 큐텐) 매출은 지난해 세 자릿수 신장했다. 올해는 글로벌몰에서만 100만명의 현지 외국인 회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커머스와 경쟁 본격화…차별화 가능할까

온라인 사업 강화에 따라 올리브영은 최근 뷰티 사업 확대에 나선 이커머스 업체들과 경쟁하게 됐다. 

쿠팡은 자사 뷰티데이터랩이 수집한 이용자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뷰티 상품 추천 서비스를 강화했으며 SSG닷컴은 최근 뷰티 전문관 '먼데이 문'을 리뉴얼했다. 롯데온은 지난 4월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론칭하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컬리도 '뷰티컬리'를 사전 오픈해 운영 중이며 연내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한 올리브영의 비용 투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인프라를 활용한 오늘드림 서비스를 통해 O2O 사업을 활성화시켜 온라인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도심형 물류거점(MFC)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온라인몰 일반 주문건에 대해서도 24시간내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등 올해 서울지역의 빠른 배송율을 7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또한 올리브영이 전국 곳곳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올리브영은 지난달 IPO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렵다는 주주 의견에 따라 온·오프라인 매출 증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리브영이 진행중인 온·오프라인 플랫폼 투자를 위한 충분한 재원이 이미 마련되어 있어 무리하게 상장할 필요가 없다"며 "압도적인 오프라인 점유율에 비해 온라인 성장세 확장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경우 추후 IPO시 기업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받을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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