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스 선물가격 급락..."하락세 이어진다" 낙관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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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스 선물가격 급락..."하락세 이어진다" 낙관론 솔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8.30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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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TTF 9월분 천연가스 선물가격 17% 급락
독일 가스 저장시설 비축률 83% 달해
골드만삭스 등 "가스 가격 과도하게 오른 측면 있어"
지난 밤 유럽의 가스 선물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유럽의 에너지 가격과 관련한 낙관론이 시장에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밤 유럽의 가스 선물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유럽의 에너지 가격과 관련한 낙관론이 시장에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밤 유럽의 가스 선물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유럽의 에너지 가격과 관련한 낙관론이 시장에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그간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악재 중 하나로 꼽혀왔다.

유럽 가스 가격의 안정이 글로벌 증시의 추세적 상승세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가스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주간 오른 천연가스 선물 가격 급락세로 돌아서 

29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9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6.8% 급락한 메가와트시(MWh)당 282유로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중에는 MWh당 268유로선까지 떨어지며 20% 이상 급락한 바 있다.

유럽지역의 천연가스 가격은 그간 6주 연속 상승흐름을 보였으며 지난 26일에는 MWh당 339유로까지 치솟았는데, 이날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그간의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치솟던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독일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부장관은 이날 함부르크에서 열린 에너지 행사에 참석해 "독일의 가스 저장 시설 비축률이 83%에 달하고, 9월 초에는 8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독일 정부는 10월1일까지 비축률을 85%로 끌어올리고, 11월1일까지 95%를 채운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하벡 경제부장관은 "독일 정부가 가스 저장시설의 비축률을 목표치를 향해 진전시키고 있고, 이는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높은 가격을 지불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며 "결과적으로 시장은 진정이 되고,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투자은행 및 시장 분석 업체 또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가스 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우려, 시장의 예외적으로 낮은 유동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추가적인 상승 흐름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뜻하는 부분이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의 자회사인 에너지 스캔 또한 29일 보고서를 통해 "앞서 6주 연속 가격이 오른 만큼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가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EU의가스 저장시설 비축률이 높아질수록 가스 가격은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기준 EU의 가스 저장시설의 비축률은 79% 수준이다. 

유럽 가스 가격의 급등세 원인인 공급 경색이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점도 유럽 가스 가격 하락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로서는 공급 경색이 유럽 전역의 산업에 타격을 주면서 수요가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며 "유럽 지역에서 올 겨울 가스 사용량의 15% 감축을 목표로 하는 등의 움직임 또한 소비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긍정적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를 회복하는 데 있어 유럽 지역의 가스가격 안정이 필수적인 만큼 지난 밤 유럽 지역의 가스 가격 하락세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에 놀라 주식시장은 급락했으나 그 이전에 이미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발생, 유럽 가스가격 급등 때문"이라며 "파월 의장이 강력하게 물가를 잡겠다고 얘기했지만, 사실 그 발언은 통화정책은 물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통화정책은 데이터에 의존해 결정될 것이라는 뜻인데, 이는 에너지 가격의 안정세가 필수적임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유가와 가솔린이 계속 안정돼야 물가 안정이 나타날텐데, 최근 에너지 시장의 문제는 가스 가격에서 비롯했다"며 "결국 유럽 가스 가격의 안정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볼 때 지난 밤 유럽 가스 가격의 조정은 반가운 소식이라는 것이 이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노르트스트림1 가스 공급 재개 여부가 관건 

다만 근본적인 시장 상황은 변화가 없는 만큼 러시아의 행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 19일 러시아는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이 유지 보수를 위해 8월31일부터 9월2일까지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미 해당 가스관을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최대 공급 용량의 20%까지 줄인 상태에서 또다시 가동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럽 지역의 가스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러시아 측이 9월2일 이후에도 현 수준으로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스 저장 시설이 가득 차 있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독일로의 가스 공급을 중단하고 나선다면 독일은 올 겨울을 넘기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EU 에너지 장관들은 내달 9일 모여 가스 요금 급등과 관련한 공동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EU 순회의장국인 체코의 요세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밤 트위터에 "EU 에너지위원회 특별 회의를 개최한다"며 "에너지 시장을 손봐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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