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성큼 다가온 한화 '김동관 시대'…3형제 승계구도
상태바
[이슈분석] 성큼 다가온 한화 '김동관 시대'…3형제 승계구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8.30 12: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화, 한화건설 합병 등 안건 결의
장남 승계로 ㈜한화 지주사 전환 속도
지배구조 개편 속도…기업공개 여부 주목
한화그룹이 장남 주도로 그룹 승계 작업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한화가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하고 한화건설과 합병한다. 기존 ㈜한화의 방산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매각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하는 효과를 낸다. 이로써 오너일가의 승계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 한화건설 합병…지주사 전환 속도

3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 이사회는 한화정밀기계 인수안과 자회사인 한화건설 합병, ㈜한화 방산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매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화학·무역·방산·기계 등 ㈜한화의 기존 사업 방향을 에너지와 소재, 장비, 인프라로 바꿔 미래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차전지·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공정 장비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화의 모멘텀은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와 LDE 칩 마운터 사업을 진행하고 한화정밀기계와 결합한다. 

한화건설의 ㈜한화 합류로 에너지·소재·장비에 집중한다는 ㈜한화의 계획에 '인프라'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현재 태양광 셀과 모듈 등 양산 장비 사업을 풍력 등 친한경 에너지 부품과 장비까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00MW급 양양 수리풍력발전단지와 76MW급 경북 영양 풍력발전단지, 25MW급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 등을 잇달아 준공한 한화건설의 ㈜한화의 인프라 확장 계획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원자재와 인건비 등 원가상승에 따른 판관비 증가와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실적부침을 겪고 있는 한화건설의 최근 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 ㈜한화의 재무부담이 가중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합병이 현실화하면 ㈜한화는 한화건설의 한화생명보험 최대주주 지분을 직접 보유하게 된다. ㈜한화는 현재 한화생명보험의 지분 18.1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보유지분(25.1%)을 합하면 지분율은 43.3%로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한화그룹은 사실상 지주회사 형태를 띄고 있지만 현행법상 지주회사는 아니다. 한화생명 지분을 직접보유하게 될 경우 '㈜한화→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 등 지배구조상에서 중간금융지주 도입 논의가 본격화 할 가능성도 크다.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합병해 계열사 간 거래비용을 줄이고 중복 업무를 정리해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사진=연합뉴스

그룹 전반 영향력 커지는 '장남' 김동관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사장 승진 2년 만에 ㈜한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실상 그룹 경영을 지배하는 위치를 차지했다. 김 부회장은 또 기존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더해 ㈜한화 전략부문 등 3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겸직한다. 한화그룹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9개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내정·승진 인사를 29일 발표했다. 

이로써 한화그룹의 3세 승계 구도도 명확해졌다. 앞서 한화그룹은 이달 초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한화 방산 부문, 한화디펜스 등 그룹 내 산재한 방위산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게 핵심이었다. ㈜한화는 한화건설까지 흡수합병하며 힘이 더 실렸다. 

재계에선 이를 두고 김 부회장이 에너지와 방산 등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을,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맡는 방식으로 승계 구도가 정리된 것으로 해석한다. 

2020년 10월 한화솔루션 사장으로 승진한 김 부회장은 이후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합병,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매입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김 부회장은 또한 일찌감치 태양광 사업을 도맡아 왔고 핵심계열사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지난해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올해 초엔 ㈜한화의 사내이사로 등재되면서 화학과 방산, 항공 부문 등 그룹의 중추 사업을 도맡아 왔다.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은 ㈜한화 경영기획실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한화생명의 디지털부문을 담당하며 입지를 굳혔다.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아우르는 라이프플러스(Life Plus) 사업을 주도했고, 2020년 국내 최대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한화건설 합병이 현실화되면 한화생명은 ㈜한화의 직접 지배를 받게 된다. 업계 안팎에선 향후 김승연 회장의 지분 승계와 맞물려 계열분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남 김동선 상무는 그동안 승계구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지난해 한화에너지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보직을 변경하며 프리미엄 레저부문을 맡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더플라자호텔, 한화리조트 등 호텔 및 콘도사업과 골프·식음료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김동선 상무는 올해 초 한화솔루션의 갤러리아부문 신사업 부문 신사업전략 실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신사업 발굴 및 프리미엄 콘텐츠 개발 등을 총괄하고 있다. 

향후 지분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해 한화솔루션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지분 100%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분 약 5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 부회장은 이번 승진으로 한화그룹의 미래사업 추진에 있어 김승연 회장의 경영 구상을 구현해 나가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주요 주주로서 책임경영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빌딩 전경. 사진제공=한화

한화에너지 IPO할까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크게 태양광 사업 등을 하는 한화솔루션과 방산 부문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으로 나뉘며 ㈜한화가 그룹 지주사로서 그룹 전반을 지배한다. ㈜한화 지분을 김승연 회장이 22.65%, 김 부회장이 4.44%, 차남 김동원 부사장과 3남 김동선 상무가 각각 1.67%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에너지도 ㈜한화 지분 9.7%를 보유하며 2대 주주 역할을 한다. 이런 한화에너지를 김 부회장이 지분 50%로 지배해 사실상 김 부회장이 한화에너지와 ㈜한화를 통해 그룹 경영 전반을 거머쥐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지분관계를 보면 김동관(50%), 김동원(25%), 김동선(25%) 등 한화그룹 오너일가 3남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중순부터 ㈜한화의 지분을 대거 사들이면서 ㈜한화의 단일 2대주주로 올라섰다. 

한화건설 합병 추진으로 그룹의 승계 구도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동시에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과 맞물려 승계자금 마련을 작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선 조심스럽게 한화에너지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점친다. 

한화에너지의 펀더멘털은 기대이하다. 에이치솔루션과 역합병으로 오너 3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안정적 지배구조를 형성했지만 수익보다 투자가 먼저인 회사다. 당장 2023년까지 해외 태양광 부지 등에 연간 9000억원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태양광사업의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미국 등 해외 현지기업 추가 인수설도 나돌고 있다. 

대신 한화에너지가 지분 39.16%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인 한화종합화학의 상장 가능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6월 돌연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가치는 상장시 3조~5조원으로 평가받았다. 한화종합화학이 상장을 통해 막대한 공모자금을 확보하면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를 지배하고 있는 한화그룹 3형제가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한화에너지는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을 통해 한화그룹 3형제에게 자금지원을 해왔다. 배당이 아니더라도 한화종합화학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향후 ㈜한화와 합병 때 지배력을 한층 확대할 수 있다. 

실제 기업공개로 가기까지 넘어야할 산으로 업계에선 한화종합화학의 실적과 업종 그리고 구주매출 등을 꼽는다. 

우선 실적의 경우 최근 3년간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려나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글로벌 고순도 테레프탈산 수요가 급증하는 등 업황이 개선된 영향이다. 다만 한화종합화학의 주사업인 화학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감안할 때 고평가는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를 내세우고 있다. 수소를 통해 기업가치 산정과정에서 높은 PER을 책정받기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화종합화학은 미국 수소차 업체 니콜라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으며 수소업체에 대한 인수합병도 지속하고 있다. 2020년 12월 미국 수소탱크업체 시마론을 인수했고 지난해 3월에는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태워 발전하는 '수소혼소' 기술을 보유한 미국 PMS와 네덜란드 ATH를 인수했다. 

관건은 삼성물산과 삼성SDS가 보유한 구주매출이다. 통상 구주매출은 상장 흥행에 악재로 평가받는다. 상장 후 오버행(잠재적 주식매도물량) 부담에 한화종합화학 주가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은 수소사업 성장성이 가시화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