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이커머스 티몬, '큐텐' 품으로?...이커머스 판도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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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이커머스 티몬, '큐텐' 품으로?...이커머스 판도 흔들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26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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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의 '큐텐'에 인수 예정
쿠팡과 1세대 이커머스 '동기'지만…실적 부진 지속
'콘텐츠 커머스' 체질개선으로 다시 빛볼까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연합뉴스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티몬이 동남아시아 기반 이커머스 업체 큐텐에 인수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최근 티몬 대주주들과 지분교환 방식으로 티몬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계약은 다음 주 중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방식으로는 티몬 대주주인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를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앵커PE와 KKR은 티몬 지분을 큐텐에 전달하고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한 신주에 큐텐의 현금을 받게 된다.

다만 정확한 거래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티몬 관계자는 "아직 계약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큐텐은 G마켓을 창업했던 구영배 대표와 이베이가 합작해서 세운 회사다. 구 대표는 2008년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할 당시 이베이 측과 최대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나 경쟁 금지 기간이 끝난 지금 구 대표가 티몬을 통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할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적 부진에 기업가치 줄어

2010년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로 사업을 시작한 티몬은 쿠팡, 위메프와 함께 1세대 이커머스로 각광받았으나 현재 네이버·쿠팡·SSG닷컴 3강 체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특수를 누린 반면 티몬은 수익성 악화를 겪은 점이 치명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티몬의 매출은 2019년 1757억원에서 본격적인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512억원으로 줄었고, 2021년에도 1290억원의 매출을 내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영업적자는 2019년 763억원, 2020년 631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어드는 듯 했으나 지난해 다시 7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롯데와 매각 협상을 벌일 당시 티몬의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현재 업계가 추정하는 티몬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 정도다. 

앵커PE와 KKR는 2015년 티몬의 지분 59%를 약 3800억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획득했다. 이후 이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율을 98.4%까지 늘렸고 2019년 티몬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인수 합병 대상자였던 롯데는 1조원에서 1조원 초반에 이르는 가격을 제시했으나 앵커PE 측이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면서 인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티몬이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추진에 나섰던 상장 계획까지 철회하면서 롯데와의 인수합병 논의 당시가 티몬의 고점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조금씩 성과내는 '콘텐츠 커머스' 체질개선

티몬 자체 오리지널 웹예능 ‘찐최종.pptx’. 사진=티몬 

티몬은 지난해 피키캐스트 창업자인 장윤석 대표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티몬의 비전을 '이커머스 3.0'으로 정의하면서 콘텐츠 커머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피키캐스트를 통해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대표의 역량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티몬은 광고천재 신드롬, 잘사는 레시피, 찐최종.pptx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이는 동시에 주요 콘텐츠 플랫폼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티몬의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월별 추이로 따져봐도 지난해 동기 대비 1월 매출은 10%대, 2월은 30%대, 3월은 20%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티몬은 기획형 상품과 콘텐츠 커머스를 추진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콘텐츠 커머스와 결합해 판매된 신선식품의 경우 산지직송 서비스 ‘티프레쉬’와 인플루언서 브랜딩 상품 ‘위드티몬’ 등을 진행한 이후 매출이 50% 상승했다.

티몬 관계자는 "최근 역량 있는 리더들과 인재들을 영입하고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는 등 콘텐츠와 팬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파트너 성장을 이끄는 '이커머스 3.0'의 비전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가 10년 간의 경업 금지 조건을 내걸 만큼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막강한 구영배 대표가 만약 인수 후 티몬을 이끌게 되면 시장의 판이 새로 짜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며 "이에 관련 업계가 티몬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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