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통신] 러시아발 에너지 제재에 핀란드, '샤워는 5분이내' 캠페인 돌입
상태바
[북유럽통신] 러시아발 에너지 제재에 핀란드, '샤워는 5분이내' 캠페인 돌입
  • 이철규 북유럽 통신원(노르웨이)
  • 승인 2022.08.05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따라 에너지가격 급상승
전쟁이후 나토가입 승인...러시아 에너지제재 본격화
올 가을부터 '에너지절약 캠페인' 50여년 만에 부활
이철규 북유럽 통신원(노르웨이)
이철규 북유럽 통신원(노르웨이)

[오피니언뉴스=이철규 북유럽 통신원(노르웨이)] 핀란드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인한 에너지 난으로 인해 전국민 대상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올 가을부터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캠페인의 주요내용 중에는 '가정에서 샤워는 5분 이내'가 포함되는 등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벌였던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그대로 차용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 유가의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기후변화 문제 보다 연료비용 상승에 대한 고민이 더 큰 상황이다. 이에 핀란드 정부는 다양한 에너지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의 핀란드의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50%로 늘리고 원전을 일부분 유지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기로 결정하자, 러시아는 핀란드에 가스와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핀란드는 전쟁의 장기화로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핀란드의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가을부터 오르기 시작 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역사적으로 최고로 높은 수준이 됐다.

단기간에 지속적인 전기요금의 인상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미래의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으며, 특히 몇 년 전에 맺은 전기 계약이 갱신되는 시점과 난방 수요가 몰려 긴 겨울을 앞두고 있어 핀란드 시민들의 겨울철 전기 공급과 난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6월에 진행된 핀란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시민들의 에너지 비용상승에 대한 우려가 그대로 결과로 나타났다.

핀란드의 유력 일간지 Helsingin Sanomat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핀란드인은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보다 연료비용 상승과 러시아의 정치적, 군사적 위협에 대한 우려가 더 큰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국영방송 YLE는 지난달 27일 핀란드인은 기후보다 연료비용과 러시아 위협에 대해 더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핀란드를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이번 여론조사결과 응답자의 37%가 러시아의 위협, 34%가 전기 및 연료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라고 대답했고, 기후변화는 24%로 세번째, 코로나 팬데믹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21%로 네번째로 시급한 문제라고 대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6월10일부터 16일까지 전국 17~79세 사이의 105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오차범위 3.1% 였다.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2개월여 후인 지난 5월12일 지체없는 나토가입을 선언했다. 이후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제재가 현실화 되면서 올 가을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나 설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2개월여 후인 지난 5월12일 지체없는 나토가입을 선언했다. 이후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제재가 현실화 되면서 올 가을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나 설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핀란드 정부는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와 우크라이나 전쟁상황 등을 고려하여 난방수요가 증가하는 가을과 겨울철 에너지 대책을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핀란드 국영방송 YLE에 따르면 핀란드 정부에서는 시민들에게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을 촉구하는 공개 캠페인을 올 가을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노동경제부(TEM)를 중심으로 진행예정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은 환경부, 총리실 및 에너지 관련 기관들이 함께 참여할 계획이다.

이번에 준비중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나온 것과 유사하며,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독일 하노버시는 매주 목요일에 공공장소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도 공공장소에서의 난방과 냉방에 대한 조치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는 핀란드를 포한한 유럽국가들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단합을 가져왔으며, 하나된 유럽으로 러시아 화석 연료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 IEA가 제안한 일상에서의 에너지 절약 Tip 9

국제 에너지 기구 (IEA)는 난방열을 줄이고, 에어컨 적게 사용하기, 보일러 온도 효율적으로 조절하기, 집에서 일하기, 경제적으로 운전하기, 고속도로 속도 줄이기, 대도시에서 일요일엔 자동차 집에두기,  짧은 여행은 운전보단 걷기나 자전거로 , 대중교통 이용하기, 비행기보다 기차이용하기 등을 제안했다. 사진제공=IEA
국제 에너지 기구 (IEA)는 난방열을 줄이고, 에어컨 적게 사용하기, 보일러 온도 효율적으로 조절하기, 집에서 일하기, 경제적으로 운전하기, 고속도로 속도 줄이기, 대도시에서 일요일엔 자동차 집에두기, 짧은 여행은 운전보단 걷기나 자전거로 , 대중교통 이용하기, 비행기보다 기차이용하기 등을 제안했다. 사진제공=IEA

1970년대 오일쇼크의 경험을 기반으로 설립된 국제 에너지 기구 (IEA :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지난 4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자체비용절감 조치방안 자료를 내놓았다. 국제에너지 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 시민들이 일상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면 2000 가구가 난방하는 것과 같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절약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핀란드 난방비에서 온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수준으로 핀란드 정부는 이번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난방 및 온수 소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온수 소비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5분이상 샤워를 하지 말자고 제안하는 등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 조치들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10~20%를 줄일 수 있다고 에너지 효율 담당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핀란드는 이러한 에너지위기에 대비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1970년대 오일쇼크때 경험한 적이 있었다. 당시 정부에서는 실내 난방 온도를 낮추고 도로의 주행 속도를 시속 80Km로 줄이는 조치 등을 취했고,  이러한 노력으로 핀란드는 연각 석유 소비량을 10% 이상 줄 일 수 있었다.

심각한 전력난으로 역사적으로 힘든 가을과 겨울을 맞이하는 핀란드 정부의 에너지 규제와 제한 캠페인이 지난 오일쇼크 때처럼 에너지문제를 해결하는 잠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50여년전 오일쇼크때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다시 꺼내든 핀란드 정부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 계획이 긴 겨울을 준비하는 핀란드 시민들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전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확산돼 장기적 관점에서 화석연료의 비중을 줄이고, 일상에서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해 지구환경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기로 반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 이철규 노르웨이 통신원은  'EuroMetta' 의료기기 CE-MDR 유럽정착지원 및 유로메따 대표로 재직 중이고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 공공외교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 ㈜메디리안 연구부소장 및 의료기기 마이스터고 산학겸임교사를 지내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