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시금치가 70% 넘게 올랐네"…먹거리 고물가에 '간편한 한끼'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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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시금치가 70% 넘게 올랐네"…먹거리 고물가에 '간편한 한끼'로 몰린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03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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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물가 상승률 6.3%…두달 연속 6%대
곡물가 상승 등 재료비 인상으로 외식비도 상승
'간편한 한끼' 찾는 소비자에 마트 델리·도시락 인기
이마트 간편식사류 코너. 사진제공=이마트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늘고 있다. 외식비뿐 아니라 육류, 채소 등 식재료 값이 큰 폭으로 뛰며 밥상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이에 저렴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사류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했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25.9% 급등했다. 배추 가격은 1년 새 72.7% 올랐으며 오이, 시금치, 상추 가격은 각각 73.0%, 70.6%, 63.1% 올랐다.  

축산물 가격도 수입 쇠고기(24.7%), 돼지고기(9.9%)를 중심으로 6.5% 상승했다.

외식 물가도 8.4% 뛰며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치킨 가격이 11.4% 올랐으며 생선회 가격도 10.7%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인상과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 대면서비스 호조 등이 외식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곡물 수입 단가는 3분기에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분기 밀과 옥수수, 쌀 등 곡물의 수입단가가 3분기에 최고점을 기록한 후 4분기부터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곡물 가격이 높았던 3~6월에 주로 구입된 물량이 3분기에 국내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3분기에 식용곡물은 전 분기 대비 15.9%, 사료용 곡물은 16.5%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집밥도 외식도 부담"…간편식사류에 몰리는 소비자

먹거리 가격 상승세에 놀란 소비자들은 합리적 가격의 '한끼 식사'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 델리 상품의 매출 상승세가 가파르다. 주로 저렴한 가격대의 김밥 제품이나 가벼운 샐러드, 샌드위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샌드위치, 샐러드, 김밥 등 4000~5000원대의 간편식사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5% 뛰었다. 샌드위치는 30%, 샐러드는 95% 매출이 뛰었다.

'런치플레이션'으로 인해 점심시간대에 간편식사를 찾는 사람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마트 키친델리 상품을 구입한 고객수는 지난해 대비 20% 늘었으며 매출은 30% 증가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의 한 이마트 매장의 델리 코너에서 1만 5000원대의 초밥 18개입 도시락을 카트에 담던 양모씨(39)는 "최근 초밥이 먹고 싶어서 주변 가게를 찾아보니 10개 세트가 1만 8000원인 것을 보고 놀랐다"며 "마트 초밥이 가성비가 좋아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슬 이마트 델리팀 바이어는 “올해 식품 가격이 계속 올라 점심 물가를 상쇄할 수 있는 가성비 간편식사류를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가성비 높은 델리식품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으며, 이에 이마트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샐러드 코너 '프레시 투 고'. 사진=김솔아기자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샐러드 코너 '프레시 투 고'. 사진=김솔아기자

홈플러스도 런치플레이션 영향으로 델리 코너의 점심(오전 11시~오후 2시)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의 델리 코너 점심 매출은 49% 증가했으며 샌드위치·샐러드 카테고리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델리 코너에서도 샐러드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5% 이상 신장했으며 초밥과 도시락의 매출도 각각 10%,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의 도시락 판매량도 늘고 있다. 이마트24의 6, 7월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특히 오피스 상권의 매출(68%)이 가장 많이 늘었으며 독신주택가(54%)와 학원가(42%)의 상승폭도 컸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은 지난 6월 직장인들이 밀집한 오피스 상권의 점심 시간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솥도시락은 전체 메뉴의 70% 이상이 5000원대 이하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식재료 값 인상으로 집밥을 차리는데도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면서 저렴하면서도 영양소 균형을 갖춘 도시락이나 샐러드 제품의 판매량이 느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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