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신개념 오프라인 매장 오픈…'금 간' 소비자 신뢰 복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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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신개념 오프라인 매장 오픈…'금 간' 소비자 신뢰 복구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7.29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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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여의도에 첫 오프라인 매장 오픈
피팅부터 결제까지 QR코드로 해결
오프라인 진출로 신뢰도 회복할까
29일 여의도 IFC몰에 문을 연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사진=김솔아 기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29일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여의도 IFC몰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발란은 해당 매장을 '커넥티드 스토어'로 명명했다. 단순한 오프라인 진출을 넘어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완성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목표다.

이같은 목표에 걸맞게 매장의 모든 서비스는 온라인을 통해 운영된다. 핵심은 QR코드다. 피팅부터 상품 정보 확인, 결제까지 상품 택에 인쇄된 QR코드 인식을 통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발란 앱을 필수적으로 설치하게 된다. 온라인 플랫폼 발란의 정체성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선보이는 셈이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스마트해진 럭셔리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짓지 않고 경계없이 쇼핑을 즐긴다"며 "커넥티드 스토어는 발란의 핵심가치인 다양한 상품, 낮은 가격, 빠른 배송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쇼핑 경험 혁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는 수단이다. 업계는 최근 가품 판매, 과도한 반품비 등의 논란을 겪었던 발란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리테일 테크로 자유롭게 명품 피팅 가능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피팅룸. 사진=김솔아 기자

발란의 커넥티드 스토어는 상품을 브랜드별로 진열하지 않고 카테고리와 테마별로 묶어 선보인다. 따라서 매장은 ▲로고매니아 ▲트렌드럭셔리 ▲스포티앤리치 ▲메종발란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브랜드별로 상품을 구성하는 기존 편집샵과 차별화를 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브랜드의 명품 상품을 자유롭게 입어보고 매치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발란은 원활한 명품 피팅을 위해 QR코드, 스마트 미러 등의 '리테일 테크'를 활용했다.

매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 역시 매장 한가운데 놓인 은색 피팅룸이다. 조형물같은 외관으로 인해 직접 문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피팅룸이라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 피팅룸은 총 4개로, 1개의 스마트 피팅룸과 3개의 일반 피팅룸으로 구성됐다. 

피팅을 원하는 고객은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한 뒤 발란 앱에서 상품을 '피팅 리스트'에 담고 피팅룸 이용을 신청하면 된다. 직원은 고객이 신청한 상품을 모두 피팅룸에 준비한 후 이를 고객에게 메시지로 알려준다.

스마트 피팅룸에는 고객의 발란 계정과 연동된 정보를 거울에 띄워주는 '스마트 미러'가 설치됐다. 사이즈나 상품을 변경하고 싶은 고객은 피팅룸을 떠날 필요없이 스마트 미러를 통해 옵션을 설정하면 된다. 직원이 피팅룸까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가져다 준다. 

QR코드를 통해 상품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김솔아 기자

상품의 정보와 AI추천 상품, 구매 후기 등도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서비스가 온라인을 통해 제공되므로 고객은 상품을 들고 다닐 일도, 매장 직원과 대화를 나눌 일도 없다. 명품 매장에서 직원과의 소통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에게는 자유롭게 상품을 구경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다만 이같은 매장 운영 방식이 누구에게나 편리한 것은 아니다. 휴대폰 앱 활용을 어려워하는 고객이나 오프라인 명품 매장의 격식있는 고객 응대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피팅이 자유로운 점 역시 누군가 입어본 상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단점이 따른다. 

발란 관계자는 "매장 이용을 어려워하는 고객의 경우 직원이 동행해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며 쇼핑을 도울 예정"이라며 "안정적인 고객 응대를 위해 매장 수용 인원을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매장 제품들을 짧은 주기로 교체할 계획이며 손상된 상품은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이 럭셔리 브랜드 위주의 상품이 마련된 메종발란 공간에서는 직원과 제품 관련 상담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경쟁 심화…'신뢰도' 확보가 살 길

발란은 커넥티드 스토어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주요 명품 플랫폼은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로 압도적인 1위가 없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1조 747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명품 플랫폼 전망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명품 플랫폼들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고 평가받으며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리오프닝 움직임과 함께 이용자 수가 줄고 있다. 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의 지난달 월간이용자수(MAU)는 최고점 대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까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란 이용자 수는 지난 4월 82만명에서 지난달 60만명으로 줄었다. 지난 3월 MAU가 70만명에 달한 트렌비 이용자 수는 지난달 47만명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수준의 MAU를 유지한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의 패션 플랫폼과 구별된다. 개인정보 유출, 가품 판매 우려로 명품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린 탓이다. 유튜브 채널 '네고왕' 출연 이후 빚어진 '꼼수 할인', 가품 판매, 과도한 반품비 등 거듭된 논란을 겪은 발란은 신뢰도 회복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명품 플랫폼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발란은 지난해 18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트렌비는 330억원, 머스트잇은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스타를 앞세운 광고 마케팅 등으로 출혈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명품 플랫폼들은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머스트잇은 발란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압구정에 오프라인 쇼룸을 오픈한 바 있다. 명품은 오프라인에서 구매해야 안심이 된다는 소비자 인식이 있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줄어들었던 1분기에 백화점 업계의 명품 판매 실적은 급격히 상승했다.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아직까지 10%대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가품 판매 등의 논란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명품 플랫폼 업계는 최근 검수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시스템 정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결국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업계가 오프라인 진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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