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한국이 부러운 中 영화계..."왜 칸에서 중국은 안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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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한국이 부러운 中 영화계..."왜 칸에서 중국은 안보이는가"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5.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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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영화계 "韓 영화감독들, 현실 직시 용기있어"
"칸 영화제에 중국 영화가 없는 건 정치적 이유"
中 언론도 '헤어질결심'’과 ‘탕웨이’ 집중 보도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프랑스 칸에서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복수 수상하면서 중국에서는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이유를 분석한 중국 전문가들의 평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북경대 정보관리연구센터의 염우 교수는 “한국의 영화감독들은 암담한 인생과 어두운 사회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며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왕만병 작가는 “한국영화가 강한 이유는 영화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시나리오의 창의성, 이른바 혁신에 있다”고 평가했다. 

유명 강연자인 장치는 “인구 5천만인 한국이 전세계를 호령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한국은 제작때부터 한국을 넘어 전세계를 타겟으로 삼고 창조성을 키우는 능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칭화대학교 신방과 윤홍 교수는 최근 출연한 방송에서 “지난 십 몇 년 사이에 한국영화는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수상을 이어갔다”며 “한국영화의 전체수준이 높아져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진은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진은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중국 매체들은 올해도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중국영화는 없었다며 그 이유를 분석한 기사들을 내보냈다.

왕이왕은 “한국이 이번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2편을 초청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은 이번에도 단 한 편도 초대받지 못했다”며 “이는 자국의 영화가 문제가 아니라 서양의 영화제가 정치적 목적 하에 의도적으로 중국영화를 초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왕이왕은 이번 칸 영화제에서 중국의 젊은 창작자들이 빠지지 않는 것은 위안거리라고 밝혔는데, 번 칸 영화제에서는 중국 천젠잉 감독의 영화 '해변에서 절벽이 솟아오르다'가 단편 영화 황금종려상을을 차지했다.

중국 매체들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여자주인공인 탕웨이에 대한 기사들도 관심 있게 다뤘다.

호북일보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 제작 단계부터 여주인공으로 탕웨이를 고려하고 작업했다”고 전하며 “탕웨이가 주인공 역할을 멋지게 해냈다”고 언급했다.

왕이왕은 “탕웨이가 여우주연상을 받지 못했지만 최고의 여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헤어질 결심'의 개봉을 기대해 본다”고 적었다.

중국 매체들은 “'헤어질 결심'이 칸 영화제 시사회가 끝난 뒤 8분간 기립박수를 받았고 탕웨이의 연기에 대해서 전 세계 영화평론가들의 칭찬도 아낌없이 이어졌다”며 탕웨이의 여우주연상 가능성을 점쳤었다.

중국 매체는 자국의 영화가 문제가 아니라 서양의 영화제가 정치적 목적하에 의도적으로 중국영화를 초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영화 헤어질결심 중 박해일과 탕웨이. 사진출처=유튜브캡처
중국 매체는 자국의 영화가 문제가 아니라 서양의 영화제가 정치적 목적하에 의도적으로 중국영화를 초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영화 헤어질결심 중 박해일과 탕웨이. 사진출처=유튜브캡처

‘첨소오인’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문화 블로거는 “'헤어질 결심'이 탕웨이의 정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그의 명작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경할요호설오권’ 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문화 블로그는 탕웨이가 주연한 칸 영화제 진출작인 ‘헤어질 결심’에 대해 언급하며 탕웨이의 중국 입지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블로거는 “탕웨이는 연기력이 나쁘지 않고 인지도는 높지만 중국에서는 톱스타가 아니다”며 “영화계에서 그녀는 트래픽이 높은 스타에 속하지도 않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실력파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탕웨이가 '색계'에 이어 '베이징에서 시애틀을 만나다'가 탕웨이가 주요 작품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이 없는데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무시하고 있고 그녀가 중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탕웨이는 중국 영화계의 변방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하며 “탕웨이가 국제 결혼을 했음에도 한국과 중국시장 모두를 택한 우효광과 추자현과는 달리 한국 자원을 중시해 중국 문화시장과 거리가 멀어졌고 김태용 감독과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서 많은 이들이 국내 스타로 여기지 않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탕웨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개인의 성공에 방해가 되서는 안 된다며 칸 영화제에서의 성공을 빈다”며 블로그 글을 마무리했다.

중국은 콘텐츠 제작과 방영에 있어 엄격한 검열제도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 검열제도는 중국의 창작자들과 외국의 배급사들에게는 넘기 힘든 창작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는 일본 감독과 한국 연예인의 합작 그리고 한국 감독과 중국 배우의 합작 작품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이 나왔다. 엄격한 검열제도로 발이 묶여 있는 실력 있는 중국 감독과 배우들이 한국 영화계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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