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연인력조정 돌입...'3년내 생산직 1만5천명 정년 · 추가고용계획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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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연인력조정 돌입...'3년내 생산직 1만5천명 정년 · 추가고용계획 無'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5.10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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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현대차그룹 임단협 돌입…고용안정·임금인상 쟁점
현대차그룹 "정년연장 및 생산직 신규채용 어려워" 난색
GM·닛산·아우디 등 미래차 대비 선제적 구조조정 단행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체 생산직 인원의 30%가량이 정년퇴임으로 감소하지만 생산직 신규 확충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오는 2025년까지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약 5만여 명 중 1만5000명이 정년퇴임한다. 생산인력의 30%가 줄어들지만 현대차는 추가고용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현실화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인력 구조조정과 재배치가 불가피하다고 봐서다. 노조는 정년연장과 동시에 신규 인원 채용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차 시대, 노사 간 인력구조조정을 둘러싼 파열음이 예상된다. 

2019년 현대차 노사가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단협 본격 돌입…가시밭길 예고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2022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교섭에 돌입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임금 인상'과 함께 미래차 패러다임 변화 속 '고용 안정' 이슈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강성으로 분류되는 지부장이 임단협을 이끄는 데다 맏형 격인 현대차와 기아 노조가 올해를 '공동투쟁 원년의 해'로 정하고 연대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노조는 지난달 ▲기본급 월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호봉제도 개선 및 이중임금제 폐지 ▲신규인원 충원 및 정년연장 ▲고용안정 ▲해고자 원직 복직 및 가압류 철회 등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 5대 핵심 요구안을 가결했다. 

먼저 임금인상안을 살펴보면 노조가 제시한 월 16만5000원 인상 안은 지난해 기본급 인상액(월 7만5000원)의 200%가 넘고, 역대 인상 폭이 가장 컸던 지난 2015년(월 8만5000원)과 비교해도 두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기아 노조도 같은 수준을 사측에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현대차·기아가 추가로 감내해야 할 비용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쟁점인 고용안정을 들여다 보면 노조는 신규인원 충원, 정년 만 61세로 연장, 미래차 산업 전환기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선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임단협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강성 집행부가 노조를 이끈 지난 2012부터 2018년까지 기간 동안 7년 연속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겪기도 했다. 

현대차는 연구개발 부문 신입 및 경력직에 대한 상시채용을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생산→R&D·SW로' 인력구조조정 나선 현대차그룹

현대차와 기아 노조가 고용에 민감한 이유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시대에 생산직이 지금만큼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 업계에선 미래차 전환으로 생산부문 필요 인력이 지금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40%나 적게 들어간다.

현대차그룹은 인력구조조정의 무게추를 생산직에서 연구개발(R&D) 및 소프트웨어(SW)로 옮기려 하고 있다. 2020년 현대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생산, 기술, 정비 인력은 전체 직원의 50%를 넘는다. 반면 R&D는 16%에 불과하다. 신규채용을 한다면 생산직보다 연구직이 더 시급하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년 연장은 정부 정책과 연관되는 부분이 크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다"면서 "생산직 신규 채용 역시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GM의 인력구조조정을 반대하며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해외 업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미래차 시대를 맞아 선제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제너널모터스(GM)는 이미 1만4000명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닛산도 올해 내 글로벌 인력 1만2500명을, 아우디는 2025년까지 독일에서 95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인력 구조조정의 주된 이유는 미래차 전환을 위한 투자 비용 마련이다.   

외국계 국내 자동차 회사인 한국GM과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도 이미 생산설비 축소와 인력 재배치를 진행 중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자연스런 고용 인력 감소 이외 인위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동차를 비롯해 철강과 조선 등에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생산 인력을 줄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반면 기술경쟁이 심화할수록 연구개발 부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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