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 지속 등으로 투자심리는 여전히 부정적"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해소조짐 보이면 주가 반등 가능할 듯"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간만에 반등에 나섰다.
지난 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8% 급등하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 국내증시에서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업들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어둡다며 신중한 태도를 조언하고 있어 주목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1.8% 반등...연초 대비로는 20% 이상 하락중
지난 1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전거래일 대비 1.88% 오른 3085.19로 거래를 마쳤다.
데이터센터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데다, 그간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이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세로 이어졌다.
19일 오후 12시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5% 오른 6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3% 이상 오른 11만2500원에 거래중이다. 지난 밤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2.47%)와 퀄컴(1.7%) 등이 일제히 상승한 바 있다.
반도체 관련주가 모처럼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조언하고 있다.
이날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비롯한 국내외 관련주가 일제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낙폭이 크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연초 대비 27% 하락세를 유지중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4%, 13% 하락세를 유지중이다.이는 투자자들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상당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비에지 라케시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주가가 최근 최저치에서 반등했지만 투자심리는 매우 부정적"이라며 "중국 최대 휴대폰과 PC 자동차 제조업 중심지인 상하이 지역의 봉쇄가 이어지는 것은 반도체 주가를 압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치솟는 인플레이션, 그리고 미국의 국채금리 급등 등은 성장주로 분류되는 반도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황 여전히 불확실성 커
국내 전문가들 또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승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세트업체들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상하이와 쿤산의 IT부품 생산 차질에 이어 중국 내수 수요감소 장기화 및 타지역 봉쇄 확산 가능성도 우려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시에서는 지난 16일 제조기업 생산 재개 지침을 발표했지만 경제활동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는 것. 여기에 봉쇄 해제 이후에도 일부 물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PC, 스마트폰, 서버 등 전 영역에서 출하량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예측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공급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같이 매크로 변수들이 악화하면서 반도체 수요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전망들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 이는 메모리 현물 가격을 7주 연속 하락세로 이끄는 등 반도체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D램 가격은 제품별로 (-)0.6~(-)3.6%로 7주 연속 하락했고, 하락폭 또한 확대됐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D램익스체인지의 'DXI 지수'도 (-)1.5%로 3주 연속 하락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하나같이 기대 이상이지만 주가도 하나같이 약세"라며 "눈에 보이는 실적보다는 아직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경기둔화 우려가 주가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폭 과도해 추가 하락세 제한적일 듯
주가하락이 과도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당장 D램 가격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하락은 D램 시장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동시에 제거되기는 어려워보이지만, 이 중 무엇이라도 개선되는 양상이 나타난다면 반도체 주가도 일정 수준 반등할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여전히 반도체 수요가 줄지 않고 있는 점 등이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로젠블랫증권의 한스 모세스먼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점은 반도체 수요의 많은 것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와 클라우드 투자, 5G 투자 등이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큰 반도체 사이클의 한복판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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