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연준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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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연준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4.13 13: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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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 등 주요 은행들 "3월 인플레 정점 도달"
인플레 압력 둔화시 연준의 금리인상 대응은 더욱 어려워져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가운데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가운데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가운데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최대 악재였던 '인플레이션' 이슈가 해소될 조짐이 나타났다는 기대감에 13일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는 등 투자심리는 눈에 띄게 살아났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도 이것이 금리인상에 나설 채비를 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BoA·모건스탠리 "인플레이션 정점 도달 가능성"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월대비 1.2% 올랐고 전년동월대비 8.5% 상승했다. 전년대비 상승률은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전문가들의 예상치(8.4%)도 웃돌았다.

투자자 및 경제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다. 3월 근원 CPI는 전년대비 6.5%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다.

전년대비 상승률은 1982년 8월 이후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전월대비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0.5% 상승)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월(0.5% 상승)과 비교해봐도 상승률이 둔화됐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CNBC는 "근원 CPI는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 만큼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이것은 3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 CPI 발표 후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을 제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정점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근원 CPI가 예상보다 낮은 것에 주목하면서 "이날 발표된 지표는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의 정점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이 자료는 상당한 (인플레이션의) 추가 상승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UBS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투자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간 인플레이션 중심에 있던 중고차 가격이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이다. 

폴리티코는 "은행들이 낙관하는 이유는 지난해 물가상승의 상당 부분을 견인했던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가 이어지면서 공급망 장애도 마침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경제 재개와 함께 상품 소비가 아닌 서비스 소비로 옮겨가면서 재고 부족 문제도 해소,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은 아시아 증시를 견조한 상승세로 이끌었다. 전일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으나 월가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4% 상승세를 보이며 2700선을 회복했고, 일본 증시(1.6%)와 대만 증시(1.8%)도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 우려 해소 쉽지 않다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투자운용사 로우프라이스그룹의 경제학자인 블레리나 우르치는 "전반적으로 강한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공급망 정상화를 지연시킬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에너지와 식량의 주요 생산국이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주요 곡물 수출국이다. 

전쟁은 연료와 식량의 가격 상승 압력을 가중시켰고, 이 영향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충분히 지속될 수 있다는 것. 

마켓워치는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공장 폐쇄와 수백만명에 대한 봉쇄는 미국으로의 상품 흐름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며 "이는 이미 타이트한 공급망에 새로운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나로프 이코노믹스의 조엘 나로프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것 같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며, 이것은 연준이 경기를 빠르게 식혀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플레 하락하면 연준의 금리인상 더 어려울 듯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더라도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연준이 적절한 통화정책에 나서지 못한다면 경제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고 이것은 새로운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의 금리인상보다 더 나쁜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하락할 때의 금리인상"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뜨거울 때에는 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은 정당화하기 쉽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있을 때 금리를 올리는 것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것. 

WSJ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은 연준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되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모두 해소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즉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더라도 연준은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지만, 대중들에게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 역시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긴축을 시사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된다면)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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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보아노 2022-04-13 14:33:29
탈출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