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국고채 금리 동반 상승…경기 침체 본격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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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국고채 금리 동반 상승…경기 침체 본격화 하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4.12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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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3년물 국고채 금리 9년 9개월래 최고치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는 0.119%
환율 1230원대 지속…1236.2원에 마감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 경기침체 예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이달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지 인상할지 전망이 팽팽한 가운데 시장금리와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3년물과 10년물 국고채 금리 차이가 좁혀짐에 따라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1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8일(2.987%)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2012년 7월 11일(3.19%)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30년물 금리의 경우 연 3.139%로 거래를 마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까지 발생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도 3.305%로 2015년 6월 16일(3.315%) 이후 7년 10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서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는 0.119%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단기물과 장기물이 역전되면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환율도 올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오른 1236.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2원 오른 1235.3원에 거래를 시작해 1237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렇게 환율과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다. 특히 환율이 오른 것은 이날 예정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CPI가 8%대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국내 물가상승률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5일 발표된 국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1% 오르며 2011년 12월(4.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동결과 인상 놓고 고민 깊어지는 한은 금통위

이에 시장에서는 오는 14일 한은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6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자 및 종사자 1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예상했다. 

금투협은 "가파른 물가 상승세, 미국 연준이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 등에 금리인상 응답자 비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 역시 "국내 물가지표가 약 10년 만에 4%를 상회하며 인플레이션 부담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투협에서 조사한 나머지 절반이 동결을 예측하면서 기준금리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어렵게 됐다. 

동결을 예상하는 측에서는 한은 총재의 부재와 5월 금통위 개최를 이유로 꼽는다. 이주열 전 총재의 임기 만료 후 차기 총재로 지명된 이창용 후보자의 청문회는 19일에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서 4월 금통위는 주상영 금통위원이 대신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또 5월에도 금통위가 열리는 만큼 4월에는 한 번 금리 인상을 쉬어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여건을 확인한 뒤에 기준금리를 올려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마침 5월 초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고, 금통위도 4, 5월 연속해서 있기 때문에 금번 동결 결정이 정책 실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 돌입 예상"

장단리 금리차 역전이 통상 경기 침체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만큼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국고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10년물 국고채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 확률이 높다"며 "내년 상반기쯤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국내도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현재 상황으로서는 경제 위기보다는 침체가 올 확률이 높다"며 "위기는 마이너스 성장이 왔다가 복구하는 것이지만 침체는 낮은 성장률을 쭉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시 연말 국내 최종 기준금리 레벨이 높아지면서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차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에 와서는 이러한 주장이 실제 흐름과 꼭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금리가 올라가는 이유는 경기가 호황이라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며 "보통은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고 6개월 이내에 경기 침체가 일어나지만 지금은 과거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에는 예측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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