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따로 떼어낸 포드, 현대차도 분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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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따로 떼어낸 포드, 현대차도 분사할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3.11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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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전기차 사업부 분리, 테슬라와 경쟁 천명
현대차그룹 "전기차 사업 분리 없다" 선긋기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전기차 분리 가능성도
포드가 전기차 사업부 분리를 선언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미국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 포드의 T모델 이후 지난 100여년 간 이어온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포드 역시 예외는 아니다. 포드는 전기차 사업부를 분리해 내연기관 사업부와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포드는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 또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전기차 사업부를 분리할 가능성은 없을까. 

포드 전기차 사업부 분리 이유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포드 플러스' 전략을 추진 중이다. '포드 플러스'의 핵심은 전기차다. 팔리 CEO는 취임하자마자 3년 내 전기차 생산 능력을 연간 6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목표대로라면 2023년 테슬라에 이어 포드는 전 세계 2위 전기차 제조사가 된다.  포드의 전기차 사업부 분리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됐다.

팔리 CEO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회사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것이 포드 플러스를 통해 이루려는 야심"이라면서 "하나의 조직으로 남을 경우 테슬라를 이기거나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드 모델e'라는 이름으로 설립되는 포드 전기차 회사는 팔리 CEO가 사장을 맡고 애플과 테슬라를 거친 덕 필드가 전기차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시스템 개발을 총괄한다. 포드는 올해에만 전기차 개발에 60억 달러(약 6조원)를 투자하는 등 2026년까지 모두 500억 달러(약 60조3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팔리 CEO는 "2026년까지 연 200만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포드의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2만714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내연기관 부문의 사명은 '포드 블루'로 정했다. 포드 블루는 양적 확대 대신 비용 절감 등을 통한 이익률 관리에 주력한다. 포드는 포드 블루의 영업이익률을 10%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드 이외에도 미국의 완성차 '빅3'는 전기차 시대 생존을 위해 변신을 준비 중이다. GM은 2025년까지 2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며 스텔란티스도 2030년까지 25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유럽에서는 모든 신규 모델을 전기차로만 내놓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포드는 전기차 사업부 분리를 통해 2026년 전기차 200만대 생산 목표를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기아도 분사할까

현대차와 기아 두 회사 모두 전기차 사업부의 분리 또는 분사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을 검토한다고 밝히는 정도로 분사 또는 분리에는 미온적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신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이런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경쟁사들이 구조적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면 현대차와 기아도 이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기업들의 분사 움직임이 활발한 점도 현대차그룹으로선 부담이다. 현대차그룹은 'H스타트업' 프로그램으로 미래 신사업 및 신기술 확보를 위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이 보다 더 적극적인 행보를 걷는 경쟁업체도 많다.

대표적으로 LG는 전기차의 전후방관련 산업에서 인수합병이나 투자를 확대하고 마그나와 합작으로 전기차 생산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에도 지분 투자를 발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을 통해 배터리 주행 데이버 확보 및 고객경험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향후 현대차와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 속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사업부를 분리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매듭이 복잡하다. 우선 전기차 사업부를 분리할 경우 내연기관 사업부에 남게 될 인력의 반발 등 인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계속 성장할 전기차 사업부가 아닌 내리막을 걷게 될 내연차 부문에 남는 인력이 이를 사실상의 구조조정으로 인식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문제는 연구개발 조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생산과 판매는 다른 법인에서 운영하지만 연구개발은 같은 법인에서 두 회사가 공유한다. 만약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전기차 사업부를 분리한다면 연구개발 조직이 4개로 분할돼 그만큼 부담도 가중된다. 

물적분할 이슈도 검토 대상이다. 최근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로 떼어내면서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사업부를 분리할 경우 같은 논란이 재발할 개연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 혁신은 속도싸움"이라면서 "빨리하면 혁신, 늦게하면 비용"이라며 전기차 시대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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