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전통주' 시장…NFT 발행·구독서비스 등 혁신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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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전통주' 시장…NFT 발행·구독서비스 등 혁신 박차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3.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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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크박스가 문경 오미나라와 함께 출시하는 NFT 디자인 예시. 사진제공=주크박스
주크박스가 문경 오미나라와 함께 출시하는 NFT 디자인 예시. 사진제공=주크박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코로나19 유행 이후 '혼술'과 '홈술' 시장이 커지며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통주는 현행법상 유일하게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주종인데 이러한 가능성에 관심을 가진 젊은 창업자들이 뛰어들며,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전통주의 폭도 넓어졌다. 이들은 또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해 20·30대의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현행 주세법과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전통주산업법)에 따르면 국가가 지정한 장인(무형문화재)이 만든 술, 지정된 주류 부문의 식품 명인이 만든 술,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만든 술(지역특산주)를 전통주로 규정한다. 세 항목 중 하나에만 해당되면 전통주로 인정한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는 2021년 전통주 시장 규모를 600억원으로 추정했다. G마켓은 지난해 11월~12월 한달간 전통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으며 막걸리 판매량은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장성에 힘입어 전통주 시장에서 혁신을 꾀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 최초 전통주 NFT 발행

카이스트 출신의 청년들이 창업한 '주크박스'는 증류주를 생산하는 문경 오미나라 양조장과 손잡고 NFT를 출시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NFT(Non-Fungible Token)는 대체 불가능 토큰으로, 블록체인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 파일 등에 디지털상 소유권을 부여할 수 있다.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글렌피딕이 지난해 10월 NFT를 출시하는 등 해외에서는 주류 NFT 발행이 종종 있어왔지만 국내 주류업계에서는 최초다. 

주크박스는 이번달 25일부터 3일간 '고운달 마스터블렌더스 에디션 NFT'를 선보일 예정이다. NFT의 모티브로 사용된 '고운달'은 이종기 명인의 증류주다. 이종기 명인은 한국 위스키의 대표격인 윈저, 골든블루 등을 개발한 국내 유일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다. 

'고운달 NFT' 소유자에겐 전통주와 관련된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고급 한정판 전통주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숙성 오크통과 제품병에 참여자의 이름을 각인할 예정이다. 주크박스는 온라인 시음회 초대와 추가 NFT 지급, 토큰 리워드 등의 혜택도 마련한다고 밝혔다.

주크박스는 NFT 발행과 같은 현대적인 문화 콘텐츠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수익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NFT 판매를 통한 수익금은 다시 한정판 술 개발과 제작,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되는 순환 경제모델다

이동헌 주크박스 대표는 "어떻게 하면 전통주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해왔다"며 "현실과 가상세계를 잇는 발전된 기술로 지역 산업, 전통 산업을 활성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색 서비스·콜라보로 접근성 확대

술담화의 '담화박스' 이미지. 사진=술담화
술담화의 '담화박스' 이미지. 사진=술담화

배달 판매가 가능한 전통주는 '정기 구독' 시장에도 진출했다. '술담화'는 전통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월 3만9000원의 구독료를 매달 2~4종의 전통주를 큐레이션해 보내준다. 매달 테마를 선정해 그에 맞춘 '이달의 술'을 선정하고 양조장, 술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카드를 동봉한다. 홈페이지에서도 소믈리에의 구체적인 테이스팅 설명과 양조장 인터뷰 등을 볼 수 있다. 

대표 전통주 플랫폼을 목표로 하는 술담화는 지난해 약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 3월까지 2000명대 수준이던 술담화의 구독자는 2021년 3월 1만명을 넘겼다. 술담화 관계자에 따르면 구독자의 81%가 20~30대다. 

술담화는 지난해 12월 3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설립 후 첫 투자로, KTB네트워크가 단독으로 투자했다. 술담화 측은 "올해 자체 라이브 커머스를 열고, 서울 지역 당일배송과 상황에 맞는 AI 추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레스케이프X복순도가 이미지. 사진=레스케이프 호텔
레스케이프X복순도가 이미지. 사진=레스케이프 호텔

이색적인 협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전통주도 있다. 프리미엄 막걸리로 유명한 '복순도가'는 지난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와 협업했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한국의 지역 술을 주제로 한 '취향(醉鄕)의 발견' 패키지를 내 호텔 고객에게 복순도가 막걸리를 선보였다. 샴페인처럼 탄산이 강한 '복순도가 손막걸리'와 어울리는 메뉴를 객실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복순도가는 화장품, 패션브랜드와 협업해왔다. 지난해 4월 신세계백화점의 패션 편집숍 케이스스터디와 손잡고 '체리블라섬 패키지'를 선보였고, 지난해 8월에는 한율과 함께 '빨간 진액 스킨' 한정판을 냈다.

또 서울 한강대교 노들섬에 '복순도가 뮤직 라운지'를 오픈해 새로운 컨셉의 라운지 바를 선보인 바 있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발효문화'를 전파한다는 것이다. 

복순도가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어우러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발효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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