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글로벌 증시, 저가매수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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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글로벌 증시, 저가매수 기회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3.08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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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플레 상황에선 저가매수 공식 맞지 않아"
중장기적으로는 우량주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장기화되고, 고유가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장기화되고, 고유가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장기화되고, 고유가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대 하락세를 기록,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의 영역에 진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미 조정의 영역에 접어들었으며, 나스닥지수는 20% 이상 하락, 약세장에 진입했다. 

국내증시 역시 8일 2630선대까지 내려앉으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쟁 위기는 '저가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의 약세 흐름 속에서는 전문가들 역시 다소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저가매수 기회 공식 이번엔 아냐"

최근 국내증시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은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다. 지난 4일부터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7일에는 2조1000억원에 달하는 매수세를 보였고, 8일 오전에도 4000억원대의 매수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전쟁으로 인한 급락세의 경우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다만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의 위기가 매수 기회는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UBS증권의 전략가인 스튜어트 카이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금은 좋은 매수 기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차치하더라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전환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우려가 컸던 시기"라며 "지정학적 위기들은 단지 그 우려들을 강화시킬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쟁 상황이 급속도로 개선된다 하더라도, 시장을 둘러싼 기본 환경, 즉 뜨거워진 인플레이션 압력과 연준의 긴축 전환에 대한 우려는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증시 투자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라는 것. 

모건스탠리의 전략가인 마이크 윌슨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윌슨은 "과매도로 인한 안도 랠리를 보인다면 내다 팔아라"면서 "우리는 이 약세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얼마나 깊은 지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우리의 견해를 고수한다"고 설명했다. 

MFS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인 롭 알메이다는 "현 상황에서 저가매수라는 전통적인 증시 격언을 따르는 것을 피해야 하는 환경"이라며 "10년 이상동안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까지는 엄청난 자유를 주는 저인플레이션 세계에 살고 있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매수 기회"

일각에서는 극심한 변동성을 우량주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레더업웰스매니지먼트의 라그벤드라 나스는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역풍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좋은 주식을 좀 더 사들여야 한다"며 "한번 흐름이 바뀌면 이들 자산은 다른 자산들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빠른 수익을 원하고, 변동성이 있는 시기에 손실을 보면 바로 발을 빼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동성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며 "현재 자산시장 전반의 불안한 상황을 감안할 때 주식 투자가 회피가 아닌 선호되는 선택지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단기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시장을 떠나는 것보다는 자산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는 요인임이 분명하지만, 원자재 및 주식, 외환시장은 이미 리스크를 상당부분 가격에 반영한 상황이라는 것.

사태가 장기화된다 하더라도 원자재 공급망 재편 및 경제의 자정능력을 통해 글로벌 경기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장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중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전략은 현금 비중확대가 아닌 적극적인 투자"라며 "인플레이션 급등에 따라 나타나는 변동성을 회피하기 위해 시장을 떠나는 전략은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리오프닝 효과에 따른 경기 턴어라운드에 관심을 서서히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라며 "당면한 단기 변동성을 분산투자를 통해 줄일 수 있는 자산배분 투자가 올해는 더욱 중요해질 수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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