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美 인텔 제치고 세계 1위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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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美 인텔 제치고 세계 1위 올라선다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6.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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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만에 기념비적 사건…모바일 시대 맞아 PC 시대의 인텔 눌러

 

삼성전자가 이달말로 끝나는 올해 2·4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의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힙입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1993년 이후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인텔은 삼성전자에게 그 자리를 내주게 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일본 노무라 증권의 분석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올 2·4분기에 인텔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무라 증권은 삼성전자가 이번 분기(4~6월)에 반도체 부문에서 151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텔의 반도체 판매 예상액 144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또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IC 인사이츠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이 2분기에 149억4,000만 달러로, 인텔의 144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도체 시장 역전에 대해 IC인사이츠는 “삼성에는 물론 반도체 역사에도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 /그래픽=김송현

 

인텔은 20세기 후반에 개인용 컴퓨터(PC) 보급이 붐을 일으키면서 PC 내장용 펜티엄 CPU 수요가 급증하면서 1993년 이래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 판매 이후 스마트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면에 PC 수요가 정체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PC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과 모바일용 메모리칩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년 동안 반도체 부문에서 636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지만, 인텔의 연간매출 예상액은 605억 달러로, 올해 연중으로도 삼성 반도체가 인텔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에서도 삼성 반도체 부문이 2분기에 인텔을 제칠 것으로 예측됐다. 노무라에 따르면 삼성 반도체는 2분기에 66억 달러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반면에 인텔은 39억 달러가 예상된다. 올해 연간으로 삼성 반도체부분은 285억 달러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며, 이에 비해 인텔은 176억 달러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주전공인 메모리칩의 수요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점점 더 파워풀한 스마트폰을 원하고, 커넥티드카(무선통신 연결차량), 전기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필수부품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상당기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위치를 강화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또 애플과 퀄컴이 디자인한 스마트폰의 메모리칩도 생산하고 있다.

노무라 증권의 정창원 전무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바일 시대를 맞아 지난해말 이후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D-램과 SSD(solid state drives)의 수요가 급팽창하면서 가격을 올려놓았고,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메모리 칩 시장은 CPU 시장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인텔은 불행하게도 PC 수요가 모바일에 밀려 감소함에 따라 이 분야 반도체인 CPU의 수요가 가라앉는 상황을 맞고 있다.

D램 반도체 가격은 올 상반기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상승했다. 아울러 NAND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같은 비교 기준으로 15% 상승했다. 3분기에도 반도체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기관인 IC 인사이츠는 하반기에도 삼성이 인텔을 제칠 것으로 보았다. 애플이 하반기에 신형 아이폰을 내놓으면, 메모리칩의 수요를 부추길 것이란 예상이다. 게다가 SSD 수요도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를 확장할 것으로 보여 증가 추세에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메모리칩의 수퍼사이클이 지속되는한, 삼성은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톱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칩 수요의 붐을 타고 세계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생산을 늘리는 추세다. IC 인사이츠 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반도체 부분에 전년비 11% 증가한 125억 달러를 투자하고, SK하이닉스도 16% 늘어난 69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도 반도체 시장 호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작년 중반부터 시작된 반도체 호황이 단지 시작일 뿐이며, 향후 10년 이상 두 배 이상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는 3,520억 달러(약 398조 원)로 2003년의 두 배로 커졌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갑절에 이르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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