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의 『1984』 그후…북한에만 남은 전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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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1984』 그후…북한에만 남은 전체주의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06.22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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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美 대학생 웜비어의 고통 상상할수 있어

 

자유는 예속.

둘 더하기 둘은 다섯.

그는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과거는 바꿀수 있다.

이 모든 일이 얼마나 쉬운가! 그러면 모든 일이 저절로 해결된다. 이것은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발버둥쳤지만,, 결국 뒤로 밀리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물결을 따라서 헤엄치는 것과 같다. 아직 자신의 자세만 바뀌었을 뿐이다. 아무것도 바뀐게 없다. 어떤 경우에든 예정된 일은 일어나게 미련이다. 그는 왜 자신이 지금까지 반항해왔는지 도무지 알수 없었다. 모든 것은 쉽다. 다만……

무엇이든 진실일 수 있다. 소위 자연볍이란 것은 엉터리다. 인력의 법칙도 마찬가지다. 오브라이언은 ‘자신이 원한다면 비눗방울처럼 이 마루 위를 둥둥 떠다닐 수도 있다’라고 말한바 있다. 윈스턴은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해 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Nineteen Eighty-Four)에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Winston Smith)는 고문과 세뇌교육을 이기지 못하고 전체주의사회가 요구하는대로 따르기로 결심한다. 인간성을 내세우며 반체제 활동을 하던 그는 사상 교화에 순응하기로 결심한다.

 

텔레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은 여전히 포로, 노획품, 사살자 등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었다. 하지만 바깥의 환호성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웨이터들도 다시 분주하게 일하기 시작했다. 그중 한 웨이터가 진이 든 병을 가지고 그에게 다가왔다. 윈스턴은 잔에 술이 채워지는 것도 모른 채 행복한 몽상에 잠겨 있었다. 그는 더 이상 펄쩍펄쩍 뛰지도, 환성을 지르지도 않았다. 그의 영혼은 흰눈처럼 깨끗해졌다. 그는 애정부로 돌아가 모든 것을 용서받았다. 피고석에 앉아 죄를 고백했고, 그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공범자로 만들었다. 그는 햇빛 속을 걷는 기분으로 하얀 타일이 깔린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때 무장한 간수가 뒤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그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총알이 그의 머리에 박혔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감옥에서 나온 윈스턴은 총살당하는 장면을 상상한다.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끔찍한 상상 속에에서 그는 죽음보다 더 무서운 세뇌당한 인간으로 산다. 소설 마지막 문장이 일품이다.

▲ /책표지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He loved Big Brother)

사상범으로 체포돼 오브라이언의 모진 고문과 세뇌를 받는다. 영사(영국사회당의 약칭)라는 일당독재에 의해 인간성이 말살당하고 주인공 윈스턴은 당이 바라는 인간으로 변신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가상으로 만들어진 당의 영수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되는 것으로 소설은 대미를 장식한다.

 

『1984』는 1949년에 출간됐다. 소설 전개의 시점은 1984년, 당시로는 미래 소설이었지만, 지금 시기에 보면 과거 소설이 되었다.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세계는 소련의 스탈린주의, 독일의 나치주의,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 군국주의, 스페인의 프랑코 군부독재등 전체주의가 휩쓸었다. 오웰은 2차 대전으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전체주의는 패망했지만, 35년후 미래는 전체주의가 대세를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웰은 1947~1948년 사이에 아내를 잃고 스코틀랜드 주라섬에서 폐결핵으로 요양하면서 이 책을 집필했고, 1949년 책을 출간한후 2년후에 숨을 거두었다. 『동물 농장』처럼 이 소설의 배경도 스탈린 시대의 소련에서 차용했고, 빅 브라더는 스탈린, 임마누엘 골드슈타인은 트로츠키를 묘사한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오웰은 특별히 공산주의만을 반대한 것은 아니며 나치, 파시즘과 함께 전체주의 전체를 비판했다.

 

▲ 조지 오웰 / 위키피디아

지금 돌이켜보면 1984년 이후 불어닥친 개혁·개방의 물결로 소련이 해체되고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 프랑코도 죽었다. 오웰의 상상대로 세계가 움직이지 않았고, 소설 속 주인공 윈스턴이 그리던 방향으로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1984』에서 그리는 전체주의 사회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마침 책을 읽고 있는 기간에 22세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Otto Warmbier)가 북한에 노동교화소에 구금되었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사망한 사건이 터졌다. 관광을 하러 북한에 갔던 미국 학생이 체류하던 평양 호텔에서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북한의 정치체제는 아직도 조지 오웰의 『1984』에 머물고 있다. 웜비어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는 이 소설을 통해서 상상이 가능하다.

 

▲ 영화 '1984'의 한 장면

 

<줄거리 요약>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영사(英社, ING SOC)가 지배하는 오세아니아의 외부당원으로 런던에서 산다. 그는 오세아니아 정부의 선전물을 담당하는 진리부 소속으로, 과거(역사)를 지우고 새로 쓰는 일을 담당했다.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트아시아로 나눠진 세계는 끝 모를 전쟁을 벌였고, 경제 사정을 갈수록 악화되었다. 하지만 당은 늘 승리와 번영을 선전했다. 당의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헬리콥터, 마이크로폰등을 통해 정치범과 주민을 감시하고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했다.

윈스턴은 프롤이라는 노동계층이 운영하는 암시장에서 노트와 펜을 사 일기를 쓰면서 전체주의 정당에 대한 저항을 시작한다. 그는 내부당원 오브라이언이 자신과 같은 일탈자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주인공은 노동계층의 거주지를 배회하며 당이 주장하는 역사가 틀렸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같은 진리부에 근무하는 줄리아(Julia)를 만나 당에서 금지하는 연애를 한다. 그는 인간성을 찾고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당의 전복을 꾀한다.

 

▲ 영화 '1984'의 한장면

 

윈스턴은 오브라이언을 만나서 그로부터 반체제단체인 형제단의 가입을 권유받는다. 주인공은 연인 줄리아와 형제단에 가입하고, 당의 적으로 지목되어 있는 골드슈타인의 당 비판 서적을 읽게 된다. 줄리아와 함께 책을 읽다 잠든 다음날 아침 주인공과 연인은 체포된다.

반역자 골드스타인이 썼다는 ‘과두적 정치체제의 이론과 실제’와 지하조직 형제단도 오브라이언이 파놓은 함정이었고, 윈스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던 채링턴 노인의 정체도 사상경찰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사상경찰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주인공은 애정부(법무부)에 끌려간다. 그는 온갖 고문을 받고 거짓 자백을 강요한 후에 그 모든 일이 자신이 믿었던 오브라이언의 소행임을 알게된다.

윈스턴은 인간 개조를 당한다. 그는 다른 사상범들처럼 고문과 세뇌 속에 오세아니아를 통치하는 가상의 인물 빅브라더를 사랑해야 함을 깨닫는다.

 

<소설속 1984년의 모습>

 

영사라는 당이 모든 것을 이끌어 가는 일당독재 국가다. 미국이 영국을 합병해 세웠다는 설정이며, 오세아니아(Oceania)라는 나라는 남북 아메리카 대륙과 영국, 호주, 아프리카 대륙 남부를 차지한 나라다. 1949년 기준으로 보면, 영연방과 미국의 세력권을 더한 세력권이다.

세계는 3분되었는데, 오세아니아 이외에 유라시아(Eurasia), 이스트아시아(Eastasia)가 있었다.

유라시아는 소련이 영국을 뺀 유럽 대륙 전체를 공산화해 성립했다고 가정했다. 사상은 신 볼셰비즘.

이스트아시아는 중국, 일본, 한국, 만주, 몽골, 티베트가 들어간다. 오랜 내전 끝에 3대 국가 중 가장 늦게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대표 사상은 죽음 숭배라고 했는데, 일본인들의 할복을 의미한 것 같다.

나머지 지역들 북아프리카와 중동권,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극지방은 분쟁지역으로 3대 강국 어디에도 확고한 지배권이 없는 곳으로 설정했다.

 

▲ /그래픽=김인영

 

오세아니아의 인구 구조는 2%가 안 되는 내부당원(600만 명), 외부당원(하급당원), 그리고 85%가량의 프롤(노동자)의 세 계급으로 나뉘어 있다.

오세아니아의 정부는 ①전쟁을 관장하는 평화부Ministry of Peace) ② 사상범죄를 포함한 모든 범죄를 관리하는 애정부(Ministry of Love) ③ 경제를 담당하는 풍요부(Ministry of Plenty) ④ 사상 교육, 정보 통제 및 조작을 담당하는 진리부(Ministry of Truth) 등 4개 부서로 나뉘어 진다. 주인공 윈스턴은 진리부에서 ‘타임즈’라는 신문기사를 수정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 /그래픽=김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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