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中 공세에 태양광 접은 LG전자의 전략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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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中 공세에 태양광 접은 LG전자의 전략 '선택과 집중'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2.24 14: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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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력 사업 떼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가속
중국 저가 공세 속 태양광 사업 12년 만에 철수
가전·VS·BS 삼각편대로 사업 구조조정 박차
LG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태양광 사업에서도 철수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LG전자가 중국의 파상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12년 만에 태양광 사업에서 손을 뗀다. 다만 AS 등에 필요한 물량을 고려해 2분기까지는 생산을 계속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과 미래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태양광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

LG전자는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N타입과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좋은 저가 제품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다. 여기에 폴리실리콘과 같은 원자재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여파로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그쳤다. 지난 2019년 1조원대였던 매출은 2020년 8000억원대로 하락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가 가장 큰 벽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라인업을 꾸렸지만 물량 싸움이 치열해진데다 앞으로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고 판단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중국 업체와 차이를 두기 위해 고효율 N타입에 투자했다. 중국 업체는 이보다 효율이 다소 떨어지는 P타입에 주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중 간 격차가 줄었다. P타입의 기술 발전이 병행하면서 N타입과 효율 측면에서 간격이 줄었다.

값은 더 싼데 효율은 별 차이가 없게 됐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의 막강한 내수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일으켰고, 파상 공세를 펼쳤다. 결국 LG전자는 백기를 들고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향후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사업 등에 집중한다. 동시에 사업본부 및 전 그룹 차원의 신사업을 검토, 육성할 계획이다. 신사업은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등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검토한다. 

LG전자가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했다. 사진제공=LG전자

선택과 집중, 사업고도화에 힘 쏟는 LG전자

LG전자의 사업부는 크게 4가지다. ▲'가전은 LG'라는 인식을 심어 준 생활가전(H&A)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배터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함께 3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은 자동차 부품(VS) ▲로봇·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을 담당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부다. LG전자는 '잘하고 있는(H&A, HE)' 사업은 고도화에, '잘해야 하는 사업(VS, BS 등)'은 집중 육성에 방점을 찍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차세대 먹거리로 VS를 낙점했다. VS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자회사인 ZKW를 통해 차량용 조명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VS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함께 텔레매틱스, 내비게이션, 오디오·비디오 시스템과 같은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장치 등 안전과 편의장치,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모두 개발해 높은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또한 LG전자는 지난해 3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Luxoft)와 합작법인 '알루토(Alluto)'를 설립했다. 알루토를 통해 전통적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의 역할을 넘어 커넥티드카에 특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퀄컴과 협력해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5G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시장의 전망도 밝다. VS사업은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일부 완화되는 가운데 양호한 수익성의 수주 물량이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부품 공급망 이슈도 개선될 가능성도 높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VS사업은 시가상의 문제일 뿐 중장기적 관점에서 흑자 전환 방향성은 유효하다"면서 "2020년 VS 매출은 전년대비 9% 증가한 7조8000억원으로 예상되고 2024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장 이외 신성장 동력도 주목할 대목이다. 전사 차원에서 밀고 있는 건 로봇이다. 2018년 클로이(CLOi)라는 청소·안내·서빙 로봇을 선보인 LG전자는 이후 바리스타봇과 잔디를 깎아주는 로봇, 실내외 배송을 담당하는 로봇 등을 공개했다. 또 '배달의민족'을 만든 우아한형제들이나 현대엘리베이터와 손잡고 특화 로봇을 만들기도 했다. 

로봇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다루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로봇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인공지능이며 인공지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빅데이터다. LG전자는 지난해 향후 3년 간 1140억원을 투자해 '초거대 AI'를 만들기로 했다. LG전자는 AI는 물론 로보틱스 기업으로 변모를 준비하고 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LIG넥스원과 손잡고 군용 드론모터, 전기차 충전소를 위한 통합 관리 솔루션, 인공지능으로 진단하는 의료용 영상기기, 병원용 원격진료 솔루션 등 특화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미래 산업을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미래 산업을 준비하기 위해 CSO(Chief Strategy Office)부문 산하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했다. 전사적 미래사업 준비 차원에서 만들어진 이 조직은 글로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사내 브레인 조직인 CTO(Chief Technology Office) 부문 아래 혁신기술과 스타트업 방식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아이랩(iLab)을 신설했다. 2020년부터 사내 벤처프로그램인 'LGE 어드벤처'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사외 벤처 분사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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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2022-02-25 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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