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올림픽 앞두고 강력한 방역정책 부작용...'PCR검사 급행료'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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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올림픽 앞두고 강력한 방역정책 부작용...'PCR검사 급행료'까지 등장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1.3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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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강력한 방역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후유증 커져
중앙 정부의 방역정책에 지방 정부의 추가 정책이 더해지면서 혼란 가중
PCR 검사 급행료 등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악용하는 사례도 늘어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최근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으로 전세계가 코로나19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시안을 중심으로 발생된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 추세다. 특히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사수하고자 했던 베이징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올림픽을 코앞에 둔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방역 관련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 봉쇄 조치, PCR 전수 검사 등을 통해서 코로나19 전파를 완전 차단하는 정책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 시행으로 시안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발생한지 한 달여 만에 확산세가 끊겼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정책 시행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인한 후유증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강력한 방역 정책에 대한 피로감과 후유증 커져

중국은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관리들을 무관용으로 잇달아 처벌하고 있다. 성급은 물론 시단위와 현단위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때문에 관리자들이 줄줄이 옷을 벗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안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것과 관련해서는 공무원 26명이 징계 됐고 14명이 공개 경고를 당했다. 지난해 5∼6월 광저우 지역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광저우시 간부 20명에 대해 해임, 면직 등의 처분이 내려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베이징 해정구에서 임시 검사소를 설립해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베이징 해정구에서 임시 검사소를 설립해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코로나19 관련자 처벌이 강화되자 지방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책임이 두려워 주민들을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강압적인 봉쇄정책을 시행하여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허난성 저우커우시 단청현이 책임자가 "코로나19 중·고 위험 지역에서 악의적으로 귀향하는 이는 누구라도 격리되고 구금될 것"이라고 말한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춘절을 앞두고 고향길을 준비하는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지난 22일에는 학교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여고생이 18차례 진행한 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도 학생이 집이 있는 곳이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이라는 이유로 검역소에 가로막혀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밤새 눈보라 속에서 헤매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규제 정책을 단지 돈벌이 기회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코로나19 PCR 신속 검사를 위해 1인당 40위안(7천500원)인 검사비를 1인당 1천위안(18만8000원)까지 급행료를 받는 일이 중국 전역에서 성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검사 수요가 늘고 있고 기차나 비행기를 탈 때 필요한 PCR 검사 결과가 늦게 나와서 예약한 기차나 비행기를 놓칠 것을 우려하는 중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신속검사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공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시안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31명에 대해 문책성 인사를 시행했다. 사진은 중공중앙기율검사위원회 발표 내용. 사진=중국 저장일보 홈페이지 캡처
중공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시안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31명에 대해 문책성 인사를 시행했다. 사진은 중공중앙기율검사위원회 발표 내용. 사진=중국 저장일보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로 격리된 사람들을 돈벌이 기회로 활용해 음식값에 바가지를 씌우는 영상도 온라인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은 해외에서 중국으로 입국하거나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2~3주 동안 격리시키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 퍼진 동영상에는 방호복을 입은 방역 요원이 호텔 격리자에게 무조건적으로 한 사람당 80위안(1만4000원)의 음식비용을 지불하라고 윽박지르는 모습이 담겨있는데, 이를 본 네티즌들은 “격리로 힘든 사람들을 돈 벌이로만 생각한다”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며 비판했다.

중국이 국제우편발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유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국내외 우편물 방역을 강화하면서 중국내에서 우편물로 많이 보내지는 마늘잎의 품질 보증을 위해 마늘잎에 대한 핵산 검사를 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중국 허남성 훠룽전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려 수백t의 마늘잎이 판로를 잃었다"며 "구매자들은 마늘잎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검사서를 요구해서 농민들의 대책 마련 요구가 이어지자 훠룽전은 마늘잎 품질 보증을 위한 핵산 검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지치고 불만이 높아진 격리지역의 주민들과 방역 요원들이 다투는 영상도 자주 SNS에 올라오고 있다.
중국 SNS에서는 톈진, 선전, 시안 등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에서 집단 방역 정책에 분노를 표출하는 주민들과 경찰이 뒤엉켜 있는 영상과 지역 주민과 방역 요원이 서로 주먹다짐을 하는 영상들을 볼 수 있다.

물류와 인적 이동 제한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커지고 있다. 시안 코로나19 발생시에 갑작스러운 봉쇄 조치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시안에 위치한 기업들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했다. 기업들은 중국의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언제 대규모 봉쇄정책이 발생할지 몰라 기업들의 대처가 쉽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한다.

허남성 훠룽전에서 마늘잎에 대한 핵산 검사를 요청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판매전 방역 요원이 마늘잎에 대한 핵산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허남성 훠룽전에서 마늘잎에 대한 핵산 검사를 요청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판매전 방역 요원이 마늘잎에 대한 핵산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지역마다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봉쇄 정책도 불만을 낳고 있다. 지방 소규모 도시의 경우 코로나19가 발생할 경우 전면 봉쇄정책이 이뤄지는 데 반해서 베이징이나 톈진, 상하이 등 대규모 도시는 부분적 봉쇄정책이 실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당위성 및 성과 홍보를 강화하면서 국민들의 이해를 도모하고 불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정책에 지방 정부의 자체적인 코로나19 정책이 더해지면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강도와 혼란스러움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세와 더불어 국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파력이 한층 높아진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속적으로 붙잡아 중국 정부의 정책의 우수성을 입증해야 하는 도전적 상황과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국내외 불만과 사회, 경제적 후유증을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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