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포스코, 창사후 최대 실적에도 주가 전망이 밝지 않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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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포스코, 창사후 최대 실적에도 주가 전망이 밝지 않은 까닭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1.12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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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70조원·영업익 9조원 돌파
피크아웃·물적분할 우려, 주가 발목
"물적분할, 신성장 동력…기업가치↑"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70조원대와 영업익 9조원대 벽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70조원대와 영업이익 9조원대 벽을 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두자릿수, 세자릿수씩 증가했을 만큼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두었다. 그럼에도 향후 주가 흐름을 전망하는 증권가의 반응은 차가웠다.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를 상향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향후 업황 전망과 물적분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낙관론을 경계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연매출 70조원·영업익 9조원 돌파

포스코는 12일 지난해 1년 동안 연결기준 매출 76조4000억원,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공시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32.1%, 영업이익은 283.8% 늘었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 매출은 50.6% 증가한 39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484.6% 뛴 6조6000억원이었다.

철강재 가격 고공행진이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조선용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을 상반기 톤(t)당 10만원 올린 데 이어 하반기에도 톤 당 40만원가량 인상했다. 또 현대차, 기아와 협상해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자동차용 강판 가격도 톤 당 5만원과 12만원씩 올렸다. 자동차용 강판 가격이 오른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었다.

앞선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20조원(20조6400억원)을 넘어섰고, 분기 영업이익 역시 창사 후 처음으로 3조원(3조1200억원)을 돌파했다. 

포스코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목표주가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냉담한 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호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포스코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조정한 12곳의 증권사 중 상향한 곳은 교보증권이 유일하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존 41만원에서 14.6% 높인 47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백 연구원은 "최근 주가는 역대 최대 실적 경신에도 향후 실적 불확실성 여파로 조정기를 거쳤지만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확실한 하방 경직을 확보했다“며 ”중국 철강 제품 수출 재개 등 잠재 리스크는 상존하지만 조선·자동차 등 전방 산업 호조 지속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우호적인 영업환경 조성에 따라 당분간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삼성증권과 SK증권, 케이프증권은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9~16%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기존 55만원에서 9만원 내린 50만원을, SK증권은 48만원에서 16.7% 내린 40만원, 케이프증권은 53만원에서 14.2% 줄인 49만원을 제시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 수요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져 현재의 호실적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철강 시황 피크아웃 우려가 투자심리를 훼손시키고 있다”며 “아직 견고한 철강 가격이 오히려 투자심리에는 비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단기적으로는 동계올림픽, 중장기로는 탄소중립을 위해 감산과 공급축소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그와 동반해 건설경기와 주요 전방산업의 수요변화도 발생했다”며 “이처럼 상승과 하락 모멘텀이 공존하면서 업황 확인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시황이 이례적으로 좋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중국의 감산 및 수출억제 정책은 긍정적 요인이나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사측은 이 과정에서 수익성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여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좋았던 시황이 어느 정도는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사진=연합뉴스

엇갈린 지주사 전환 평가

포스코는 지난해 12월10일 공시를 통해 신설법인인 ㈜포스코와 존속법인인 포스코홀딩스㈜로 물적분할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적분할 후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물적분할 돼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100% 소유한 자회사가 된다. 포스코의 물적분할 발표 후 기존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포스코 주가는 하락세를 경험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물적분할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은 엇갈린다. 대체로 중립 내지는 관망하는 분위기다. 다만 특정 계열사만 주목 받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와 함께 리튬, 니켈, 수소 사업 등 신사업에 대한 구체화 여부가 해소돼야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포스코 주가가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당일 4% 이상 하락하는 등 이번 지주사 전환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적분할 이후 사업의 미래 성장성이 돋보이는 계열사만 주목받았던 과거 다른 기업들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주가 영향은 중립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리튬, 니켈, 수소 등 신성장 부문의 실적이 아직은 미미하고 철강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70∼80%로 추정돼 당장의 주가는 철강 경기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50만 원으로 유지하면서도 "인적분할 방식으로 결정됐다면 단기 주가 부양에 더욱 긍정적이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비상장인 상태로 신성장 사업의 적절한 평가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오는 28일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2/3,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3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해 펴낸 보고서를 종합하면 "포스코의 물적 분할이 신용도에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신설법인인 포스코는 분할 과정에서 대부분의 차입(8조 원)을 승계하나, 자본 규모는 27조 8000억 원으로 축소돼 재무 지표는 다소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시무식 행사에서 신년사를 전하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2030년 기업가치 3배 목표 내건 포스코

포스코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2030년 기업가치 3배를 목표로 제시했다. 포스코는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왔으며 가장 성공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사업 및 투자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존속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가칭)를 상장사로 유지하고, 신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가칭)로 물적 분할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사업회사 포스코 지분을 100% 보유하되, 사업회사 포스코는 비상장사로 둘 계획이다. 포스코는 철강 사업회사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주회사 산하에 신규 설립되는 법인들도 상장을 지양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핵심사업 재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주주간 이해관계 상충 문제 발생을 차단하겠다”고 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철강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미래 신사업 발굴·육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철강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생산체제로 전환 ▲이차전지 소재 2030년 양·음극재 생산능력 68만톤으로 확대 ▲2030년 리튬 22만톤, 니켈 14만톤 생산능력 확보 ▲수소 2030년 50만톤, 2050년 700만톤 생산체제 구축 ▲건축·인프라 친환경·플랜트 사업 강화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이상으로 키울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에도 수차례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 시점이야말로 경영구조 재편에 최적기라는 이사회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육성함은 물론, 그룹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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