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전자, '10년째 매출 200조원대'... 300조원 돌파할 비밀병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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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삼성전자, '10년째 매출 200조원대'... 300조원 돌파할 비밀병기는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1.07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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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난해 매출 279조원, 역대 최대
2012년 매출 200조원 돌파 후 10년째 횡보
한종희 부회장 전장·AI·로봇 등 인수합병 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감한 투자로 10년째 갇혀있는 매출 200조원 규모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279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도 반도체 부문 호실적에 힘입어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879조400억원, 영업이익 51조57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83%, 영업이익은 43.29% 늘었다. 삼정전자의 연간 매출 역대 최대치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58조89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자 역대 세 번째로 많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76조원, 영업이익은 13조8000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73% 늘었고, 영업이익은 12.77%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영업익이 감소한 이유로 "4분기 실적에 1회성 특별격려금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삼성은 2013년 이후 8년 만에 계열사에 특별 격려금을 지급했다. 

각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역대 최대 매출 등 호실적을 이끈 1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 부문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9조원 중반대 영업익을 올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65% 수준이다. 여기에 폴더블폰 흥행도 한 몫했다. 삼성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해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4배 늘었다. 업계에선 올해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을 약 800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역대 최대 실적에서 삼성전자는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매출 200조원대 벽을 뚫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4년 만인 2012년 200조원 고지도 뚫었다. 하지만 이후 10년째 200조원대 벽에 갇혀 있다. 

업계와 증권가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가 전방위적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128조원 규모로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해외 투자금은 약 60조원이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20조원을 우선 책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발로 뛰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 '매출 300조 시대'를 이룰 '뉴 삼성'의 비밀병기를 살펴봤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 NPX 인수에 다시 나설지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車 반도체 다시 노린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2' 개막일인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에서 열린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장 사업의 인수합병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느냐'는 물음에 "여러 사업분야에서 M&A를 검토하고 있어 어디서 먼저 성사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뒤 5년 넘게 대형 인수합병을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8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 대규모 투자 및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회사 NXP 인수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NXP는 2004년 필립스 반도체 사업부문이 분사해 세운 차량용 반도체 전문 업체다. 자동차의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와 인포테인먼트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미국에 제조 기반을 둔 자동차 반도체 회사를 인수합병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본다. NPX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인수합병할 경우 투자에 따른 시너지가 예상된다. 

2019년 삼성전자는 NPX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당시 인수 금액에 이견을 보이며 인수합병이 최종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미국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NPX 인수설이 다시금 회자되는 등 삼성전자와 NPX는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NPX 인수는 삼성전자의 '매출 300조원 시대' 개화와 2030년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한 큰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전기차 시대에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신규 업체가 공급망에 편입하기는 매우 어려워 NPX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자산이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반도체 '엑시노트 오토'와 자동차 ADAS(첨단운행보조시스템)용 이미지센서 '아이오셀 오토' 등을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지만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앞선 협상 과정에서 NPX가 680억 달러(약 80조원)라는 높은 매각 대금을 제시한 데다 삼성전자의 독주를 막기 위한 각국의 반독점 규제가 예상되는 점은 넘어야할 산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팹리스 기업을 피인수 기업으로 살피고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과감한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삼성전자

AI·6G 업체 인수할까

한 부회장은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부품과 세트(완제품) 부문 모두에서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고 (피인수 기업을) 상당히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미래 산업의 근간인 AI에 주목해 부품과 세트 분야에서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기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2016년 AI플랫폼기업 비브랩스를 인수해 '빅스빅'을 선보인 바 있다. AI 기술 고도화와 양적 팽창을 위해서 AI 기업이 인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로봇 사업 강화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사내 로봇 사업팀을 상설 조직화해 로봇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CES 2022'에서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괄목한 성과를 이룬 것처럼 삼성전자도 인수합병을 통해 로봇 사업과 소프트웨어(SW)부문에서 퀀덤 점프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6G도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GAA 기술을 접목한 3나노 제품 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나노 양산 성공할까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신기술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반의 머리카락 한 올보다 얇은 3나노미터(nm·1나노=10억분의 1미터)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만의 TSMC보다 빠른 속도다. 삼성전자가 계획대로 올 상반기 중으로 GAA 기술에 기반한 3나노 제품 양산에 성공하고 안정적 수율(완성 제품에서 정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확보한다면 파운드리 시장 판도는 크게 요동칠 수 밖에 없다. 

갤S22 및 갤Z4 흥행이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목표량을 채울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갤S22 개념도. 사진=연합뉴스

갤S22·갤Z4 흥행할까

3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는 올 2월 출시될 갤럭시S22 시리즈와 하반기 내놓을 4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4·폴드4(가칭) 흥행이 중요하다. 업계에선 갤S22 시리즈가 3000만대 이상, 갤럭시Z4 시리즈가 1000만대 이상 팔린다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복귀, 폴더블 시장 대중화 속도 등이다.

삼성전자가 철수 8년여 만에 OLED TV 시장 진출을 공식화 했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QD.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OLED TV 진출 공식 선언

한 부회장은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QD(퀀텀닷)TV(QD-OLED TV) 수량이 원했던 것만큼 나오지 못해 이번에 공개하지 못했다"면서 "수량이 확보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OLED TV 출시를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진출 선언이다. 시장 철수 8년여 만이다.

삼성전자는 QD-OLED TV 출시 시점을 못 박지 않았지만 수율 문제가 해결되면 출시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선 상반기 출시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출하를 시작했고, CES 2022에서는 55·65형 패널까지 공개했다. 연간 100만대 생산 규모로 알려졌다.  또한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채용한 백색 올레드(WOLED) TV도 선보일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이미 LG디스플레이 LCD 패널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OLED 패널 구매)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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