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정부, ‘제로 코로나 정책' 빨간불..."베이징을 사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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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中 정부, ‘제로 코로나 정책' 빨간불..."베이징을 사수하라"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1.0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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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확진자 숫자, 시안을 막지 못하면 ‘제로 코로나’도 끝
‘제로 코로나’ 봉쇄 지역 주민 불만 증가, 유언비어도 확산
베이징만 아니면 돼, 코로나19 청정지역 사수 총력전
‘제로 코로나’ 마침표, ‘위드 코로나’ 시작은 언제부터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연초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의 청정지역임을 자신하던 중국이 시안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2020년 초부터 중국 입국자에게 길게는 4주간 시설 격리하고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을 봉쇄하며 발생 지역 전체에서 PCR 검사를 실시하여 확진자를 모두 잡아내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중국은 백신 접종을 높이는 동시에 봉쇄 조치와 대대적인 PCR 검사로 확진자 수의 급감 효과를 거뒀다. 사망자 수도 5천명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정책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델타보다 전파력이 훨씬 높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는 더 이상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와 같이 전파력이 빠른 바이러스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 시안 장안대학 학생들이 기숙사 학생들에게 배달할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중국 시안 장안대학 학생들이 기숙사 학생들에게 배달할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시안에서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강력한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주민과 기업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 시안을 막지 못하면 ‘제로 코로나’도 끝이다

시안은 지난해 12월 27일 17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루 확진자가 150∼160명을 유지하며 중국 코로나19 확산의 화약고로 떠올랐다. 지난해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동안 발생한 중국 본토 확진자 818명 가운데 792명이 시안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산시성 시안 도시를 전면 봉쇄한 가운데 주기적으로 주민 1천 300만명에 대해 PCR 전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갑작스럽게 10일 이상 도시 봉쇄가 이어지면서 시안 주민들은 식자재와 생필품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SNS에는 "빵으로 연명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배달원 출입이 통제돼 음식을 주문해도 받을 수가 없고, 생필품 구입도 원활하지 않다" 등의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SNS를 통해서 시안 코로나19와 관련된 루머나 거짓 정보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모 병원 간호사가 호텔 직원, 대학 교수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졌다.’ 채소와 식료품을 파는 가게에서 돈을 지불하지 않고 물건을 강탈해갔다.’ ‘폭발사고가 발생,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는 등의 루머가 양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도시가 전면 봉쇄된 상황에서 유언비어가 혼란을 일으키고 불안감을 조성한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는 한편 시안내 물품은 충분하며 곧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당시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을 막은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안에서도 도시 봉쇄라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한과는 달리 주민들과 기업들의 불만은 높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신뢰를 보이면서도 강력한 봉쇄정책에 대해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한과는 달리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전국적으로 퍼질 경우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들어서 현재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오미크론이 더욱 확산되면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베이징만 아니면 돼, 코로나19 청정지역 사수 총력전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목표가 베이징을 사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돈다.

베이징시는 2022년 2월에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시를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베이징시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부스터샷을 의무화했고 3~11세 연령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개시했다.

봉쇄된 시안에서 주민들이 식자재와 생필품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시안에 격리중인 주민이 상점에서 산 빵이 유효기간을 훨씬 지났다며 인터넷에 올린 사진. 출처=웨이보
봉쇄된 시안에서 주민들이 식자재와 생필품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시안에 격리중인 주민이 상점에서 산 빵이 유효기간을 훨씬 지났다며 인터넷에 올린 사진. 출처=웨이보

사회 활동 전반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마작이나 카드 게임 등을 하는 밀폐 장소를 일시 폐쇄하고 소규모 병원과 약국 등에 대한 관리도 강화됐다. 베이징에서 감기약을 사려면 병원에서 PCR 검사를 하고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다.

베이징 거주 주민들에게는 가능한 베이징 이외 지역 방문을 자제해 주도록 당부했으며 외지인의 베이징 출입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위험지역을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으로 구분하는데, 중위험과 고위험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제재 초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단에 대한 조치도 예외는 아니다.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단에게는 격리는 면제하지만 중국식 통제와 폐쇄 방역을 적용한다. 선수단은 매일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하고 악수나 포옹 등 신체 접촉도 피해야 한다.

3연임을 준비중인 시진핑 주석에게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성공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의 보이콧으로 상처를 입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만약 강력한 폐쇄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대회 진행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내세운 중국 정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청정 올림픽을 자신하고 있지만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확산중인 전세계로부터 선수단이 밀려 들어오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도 마냥 코로나19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만 장담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고심은 점점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제로 코로나’ 끝, ‘위드 코로나’ 시작은 언제부터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기여한 반면 부동산시장 침체, 전력난과 함께 중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는 지난 해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여러 국가들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들어서면서 다시 국경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올바른 정책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중국국무원신문방공실은 신문발표회를 열고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강력한 방역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출처=웨이보
지난해 12월 23일 중국국무원신문방공실은 신문발표회를 열고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강력한 방역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출처=웨이보

그러나 중국 정부도 코로나19가 사라질 때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고 앞으로 세계인들은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여행객 감소 및 소매판매 둔화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을 염려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미크론과 같이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많은 도시들이 봉쇄될 위험성에 놓일 수 있고 이럴 경우 시민의 피로감과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도 조만간 ‘위드 코로나’ 시대로 들어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드는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적어도 올해 봄까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일부 중국 질병관리 전문가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주변국의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중국 전문가들은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중국 정부가 단계적 ‘위드 코로나’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보는 전망과 6월 항조우 아시안 게임 이후 ‘위드 코로나’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 그리고 10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 후에나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시안발 코로나19 확산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만약 시안발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된다면 당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계속될 것이고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안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된다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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