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성실한 실천’의 아이콘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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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성실한 실천’의 아이콘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에 오르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2.07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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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첫 전문경영인의 회장 승진
미래에셋 창립멤버…대부분 계열사 CEO 역임
학연·지연·혈연 대신 실력과 성실함으로 무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드디어 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1997년 미래에셋그룹 창업 멤버로 합류한 후 25년간 근무하며 미래에셋그룹을 굴지의 독립 투자전문사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박현주 ‘깐부’ 최현만, 미래에셋 새 시대 연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전문경영인으로서 회장 지위에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파격 인사’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세대교체 인사 의지를 미뤄봤을 때 전혀 예상 못 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달 3일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 창립 25주년을 맞아 성과 중심의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초점은 ‘젊은 미래에셋’에 맞춰졌다. 부문 대표 평균 나이가 54세에서 50세로 낮아졌으며, 신규 승진한 부회장들은 1968~1969년생으로 기존보다 약 7년가량 젊어졌다. 

박 회장은 파격 인사의 마지막 퍼즐로 최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나이나 경력과 상관없이 능력만 있으면 샐러리맨도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CEO 후보군은 물론 평사원들에게도 동기를 부여해 조직의 역동성을 높이고 사기를 불어넣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승진 인사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박현주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앞으로 증권뿐 아니라 운용, 생명, 캐피탈 등 다른 계열사들도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 체제로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지난 2019년부터 미래에셋그룹의 공식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현주 회장이 지난 2016년 5월 당시 미래에셋대우 회장에 취임할 때부터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만큼, 그의 복심으로 꼽히는 최현만 회장에게 국내 사업의 결정권을 완전히 맡겼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열정과 실력으로만 회장 자리 오른 입지적인 인물

최현만 회장은 1961년생으로, 전라남도 강진에서 4남4녀 가운데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다. 태권도를 하다 다친 것이 뒤늦게 탈이 나 광주고등학교 재학 시절 1년 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해 동기들보다 늦게 졸업했다. 

재수 끝 장학금을 제의한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으며, 행정고시에 세 차례 도전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고시 준비 및 학생 운동 등으로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 대학교를 졸업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약력. 자료제공=미래에셋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약력. 자료제공=미래에셋

1989년 한신증권(한국투자증권에 합병된 동원증권의 전신)에 입사하면서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다. 남들과 경쟁할 것은 성실함과 부지런함 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출근해 여의도 전 증권사의 리포트 핵심 내용을 추려 ‘한신중앙전망대’ 보고서를 만들었다. 

최 회장이 해당 보고서를 주요 기업들에게 뿌리기를 6개월, 한신증권과는 계약이 전혀 없었던 기업은행과의 첫 거래를 따냈고 단숨에 상위 영업 사원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서초지점장 시절, 사내 영업실적 7위였던 서초지점을 2년여 만에 사내 2위, 전국 증권사 15위 점포로 올려놓은 일화는 유명하다. 

1997년 그의 열정을 눈여겨 보던 박현주 회장의 제안을 받고 미래에셋 창업에 동참했다. 당시 창업멤버는 불과 8명이었다. 창업 전 최 회장은 동원증권의 서초지점장이었으며, 박현주 회장은 중앙지점장이었다.

최 회장은 박현주 사단으로 합류한 뒤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1999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쳐 같은 해 12월 출범한 미래에셋증권 초대 CEO를 역임하는 등 대부분의 계열사 CEO를 거치며 미래에셋그룹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1999년 12월 자본금 500억 원으로 증권사 중 후발주자였던 미래에셋증권은 약 20년 만에 200배 성장했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 실적 1, 2위권을 선점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에서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복귀한 2016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을 진두지휘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고객 예탁 자산 400조 원,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 자기자본 10조 원을 달성했다.

최현만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은 ‘성실한 실천’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과 전략이 있어도 결국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성실하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는 실천만이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이라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최 회장의 이러한 철학은 다양한 일화에서 살펴볼 수 있다. CEO라는 직책을 달고서도 낮에는 지점을 돌며 고객을 만나고 밤에는 직원을 만나 어울리며 소통하는 게 일상화돼 있다. 집무실이 곧 전국에 퍼져있는 모든 지점들인 셈이다. 

또한 최 회장은 고객과 임직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진정성 있는 대화가 필수조건이라고 여겼다. 특히 지난 2012년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거액의 스톡옵션을 임직원에 나눠 주고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 일화는 증권업계에서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미래에셋증권은 최 회장의 경영 아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고객과 주주 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 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글로벌 투자은행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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