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부동산 버블 시대'... 2022년 연착륙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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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부동산 버블 시대'... 2022년 연착륙 가능할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1.29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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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수급불균형·정치·투기, 부동산 상승 견인
국채 대비 낮은 투자수익률·거래절벽…내년 '먹구름'
버블 우려 속에 2022년 국내 부동산 시장의 향배가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버블 우려 속에 2022년 국내 부동산 시장의 향배가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버블' 우려가 나올 정도로 불안정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을 밀어 올렸다. '부동산 광풍'은 서울과 대전,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주요 광역시를 거쳐 제주까지 들불처럼 번지다 최근 멈칫한 상태다.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규제 완화와 교통망 개통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평생 집을 살 수 없다'라는 불안감과 군중심리가 '부동산 불패' 신화를 떠받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만 8개월(올해 1~9월 기준) 만에 1억 원 이상 올랐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과 '패닉바잉(공황구매)'은 코로나19 이후 한국 부동산 시자으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그래팩=국토연구원

한국 부동산 버블?

버블 우려 속에 드는 의문이 있다. '한국은 정말 버블일까.'

국토연구원은 'UBS 글로벌 부동산 버블지수'를 토대로 국내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버블지수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기준 서울을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버블위험'군에 속하는 '1.5'를 넘어선 곳은 1.62를 기록한 세종 뿐이었다. 고위험군(0.5~1.5)은 서울(1.42), 경기(1.36), 대전(1.27), 인천(0.90), 광주(0.68)였으며 적정수준(-0.5~0.5)엔 대구(0.45)와 부산(0.31)이 이름을 올렸다. 저평가(-1.5~-0.5) 도시로는 울산(-0.77)이 꼽혔다. 제주(0.30)와 전남(0.55)은 도(度) 단위 중 유일하게 각각 '적정수준'과 '고평가'를 기록했다. 나머지 강원(-0.98)과 충북(-0.93), 충남(-0.81)과 전북(-1.46) ,경북(-1.38), 경남(-1.19)은 모두 저평가 구간에 이름을 올렸다. 17개 시도 중 침체(-1.5 이하) 구간인 곳은 없었다. 

분기별로 나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서울과 경기, 세종과 대전은 '버블위험' 수준이다. 

서울은 지난해 1분기 1.84를 정점으로 이후 4분기 동안 1.66, 1.45. 1.47. 1.29로 버블위험군을 멤돌았다. 경기는 같은 기간 1.12 시작으로 1.58, 1.69, 1.75, 180으로 버블위험 수준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 대전 역시 지난해 1·2분기 0.10과 0.38로 적정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4분기 2.13으로 폭등한 뒤 올 1분기 2.18로 버블위험 지수를 높였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버블위험도를 달성한 곳은 세종이다. 세종은 지난해 1분기부터 1.53으로 버블위험 구간에 진입한뒤 줄곧 1.83, 2.08, 2.00, 1.65로 버블위험 구간을 이탈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부터 주택수익비율이, 올 1분기부터는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과 세종시 주택 가격 비율이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지수 증가폭을 1점대로 되돌렸다. 

이번 연구는 ▲GDP 대비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 변화(전국) ▲GPD 대비 건설 비중 변화(전국)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시도) ▲주택수익 비율(시도) ▲전국 대비 도시 주택가격(전국, 시도)을 변수로 활용했다. 분석기간은 2013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며 아파트가 전체 주택의 62.3% 가량(통계청, 2019)으로 거래빈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주택가격은 각 지역 아파트 중위 가격을 반영했다. 

한 여성이 공인중개사 사무실 유리창에 붙은 매물 전단지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여성이 공인중개사 사무실 유리창에 붙은 매물 전단지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채보다 못한 수익률

현재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점과 '버블 붕괴'를 걱정하는 견해가 상존한다.

버블을 우려하는 편에서는 크게 2가지 지표를 강조한다. 투자수익률과 거래량이다. 먼저 투자수익률이다. 비교 대상은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을 예로 들면 20평대 아파트의 평균 250만~300만 원 사이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체의 설명이다. 1년으로 환산하면 3000만~3600만 원이 월세 수입이다. 시가로 보면 해당 아파트의 가격은 20억~25억 원대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아파트 가격을 20억 원이라고 하고, 연간 3000만 원의 월세 수입이 있다고 할 때 연간 투자수익률은 1.5%다. 반면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9일 현재 2.26%다. 

매물 전단지가 사라진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을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물 전단지가 사라진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을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커지는 '거래 절벽' 위험

거래량도 주목해야 한다. 2일 국토교통부 자료를 종합하면 9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8만1631건으로 전월(8월) 대비 8.3% 감소했다. 1년 전(8만1928건)과 비교해 0.4% 줄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전월 대비 13.3%, 전년 동월 대비 10.9%나 줄었다. 월별 주택거래건수는 전국과 서울 기준 모두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올해 1~9월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81만894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 수도권 9월 거래량은 3만7225건으로 전월 대비 10.7%, 전년 동월 대비 2.3% 줄었다. 지방은 4만4406건으로 전월에 비해 6.3%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는 5만5191건으로 전월 대비 9.8%, 전년 동월 대비 4.9% 감소했다. 아파트 이외 주택은 2만6440건으로 전월 대비 5.2% 줄었으나 전년 동월 대비 10.7% 늘었다. 

내년 주택 거래량은 올해보다 더 큰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 지난달 25일 펴낸 '2022년도 총수입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보면 내년 소득세 전망치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예정처가 전망한 내년 소득세는 103조9000억 원으로 정부안 105조 원보다 적었다. 예정처는 양도세율 인상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주택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내년 양도세수가 20조4000억 원으로 올해 대비 24.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 전망치 22조4000억 원보다 2조 원가량 적은 수치다. 

예정처는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에 따라 2021년부터 시행된 금리인상, 대출규제 강화, 양도소득세 세율인상 등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에 대한 관망세가 증가함에 따라 거래량이 상당한 수준 감소할 것으로 가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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