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NCM→LFP로' 테슬라의 변심, K-배터리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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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NCM→LFP로' 테슬라의 변심, K-배터리 영향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0.26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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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Y, LFP 배터리 채택 발표
LFP, 가격 및 안정성 바탕 점유율 확대
한계 주행거리 최대 400km, NCM보다 짧아
K-배터리, 기술 개발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방점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가 LFP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가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서며 이른바 '천슬라'가 됐다. 시가총액은 1조 달러(1168조 원)를 돌파했다. 반면 26일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국내 2차전지 관련 회사는 흔들렸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는 이날 일제히 하락으로 출발했다.

이유는 테슬라의 변심이다. 테슬라는 21일(한국시각) 모든 차종의 스탠다드 모델에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델3와 모델Y 스탠다드 모델에 CATL의 LFP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테슬라가 LFP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CATL, BYD 등 LFP를 주로 생산하는 중국 업체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3사가 주력으로 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간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테슬라가 LFP 배터리 채택을 발표한 가운데 LFP의 강점으로 가격 경쟁력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FP 최대 장점, 가격

테슬라의 변심은 원가 절감을 위한 고민의 흔적이다. LFP 배터리 채택을 고민하는 주요 이유는 화학적 안정성과 저비용 그리고 오랜 수명이다.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는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육면체 구조를 띠고 있는 LFP는 방전 시 리튬이온이 빠져나가도 결정 구조가 열화되는 현상이 적어 수명 안정성이 높다. 또 고가의 코발트 대신 저렴한 철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하지만 철의 전자이동도가 낮고 리튬이온의 확산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아울러 동적 전압이 3.2V로 3.6~4.0V인 다른 리튬이온 전지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LFP는 주행거리는 NCM보다 짧다. 통상 400km가 한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LFP가 주목 받는 건 최근 짧은 주행거리를 보완하는 셀투팩(Cell to Pack) 기술 등이 개발되면서다. 전기차 업체 편에서 보면 NCM과 비교해 주행거리 등 8~9% 낮지만 성능은 비슷하고 가격은 저렴한 LFP는 매력적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저가 차량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확산세가 거세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NCM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격 경쟁력 갖춰 가는 NCM…여전히 대세로

LFP의 성장에도 여전히 대세는 NCM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버스와 트럭을 제외한 승용차 부문에서 LFP 배터리의 출하량 기준 올 상반기 점유율은 약 11%다. 테슬라의 모델3와 BUD의 한, 상하이 자동차의 홍광 미니 등의 판매량이 급증한 여파다. 반면 NCM 배터리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86%다. 지난해 같은 기간 96%였던 걸 감안하면 시장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생산량은 2.4배 늘었다. 시장점유율이 하락한다고 해서 생산량이 감소한 건 아니다. 그 만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NCM도 LFP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단기적으로 LFP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NCM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양극재에 60~70% 수준이다. 향후 90% 이상으로 높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밀도도 210Wh/kg에서 305Wh/kg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배터리 셀 가격이 100달러/kWh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FP 배터리 셀 가격이 약 85~90달러/kWh 수준으로 NCM 120달러/kWh 대비 30% 수준 저렴하다. 기술 개발이 완성된다면 90달러/kWh 수준까지 낮아져가격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LFP로 경쟁해도 승산 없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LFP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NCM 배터리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주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은 이미 LFP 시장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 요인 없이 동일 제품 영역에서 맞부딪혀 경쟁할 경우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BOE, CSOT 등 중국 패널 업체들이 국내 업체들과 경쟁해 LCD 산업 주도권을 빼앗은 사례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 업체들은 NCM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안전성, 저온 특성 등 추가적인 성능 개선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근본적인 방향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3사에 음극재 등을 공급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 역시 같은 설명이다. 그는 "테슬라가 LFP 채택을 발표했지만 NCM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중국 업체가 시장 1,2위를 장악하고 있는 LFP 시장에서 단순 경쟁하는 것보다 국내 업체들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기술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발주 역시 NCM 위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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