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실탄 확보한 이마트, SSG닷컴 상장에 실적 회복세 들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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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실탄 확보한 이마트, SSG닷컴 상장에 실적 회복세 들어서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0.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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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본사, 1조 원 넘는 금액에 팔려 ‘흥행’
최근 수년간 점포 매각 통한 실탄 확보 중
‘온·오프라인 연계 에코 시스템’ 구축 위해

이마트, 3분기 실적 전년比 감소…재난지원금 영향
“매장 리뉴얼, SSG닷컴 상장 등 주가 반등 요소 충분”
연내 유료 멤버십 출시 가능성도…록인 효과 높아져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와 이마트 성수점. 사진제공=이마트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 사진제공=이마트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올해만 야구단, 패션 플랫폼, 오픈마켓 기업들을 전부 쓸어 담으며 광폭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이마트의 자금 조달 행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래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대전환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 

이마트는 내년 중 SSG닷컴 상장을 목표로 차근차근 절차를 밟는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3분기(7~9월) 국민지원금 사용처 제외와 SSG닷컴 적자 확대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매장 리뉴얼·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따른 이커머스 확대·SSG닷컴 상장 등 요인이 그 이유다. 

적극적인 부동산 자산 처분으로 자금 조달 확보

이마트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 및 성수점 토지와 건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자산운용-크래프톤 컨소시엄을 선정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매각 금액으로는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마트 본사 건물은 연면적 9만9000㎡(3만평) 규모로, 현재 이마트 본사와 성수점이 입주해 있다. 이마트는 “거래 상대방이 복합건물을 신축하면 일부를 분양 받아 이마트 성수점을 재출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해당 거래를 위해 기업공개(IPO) 공모 자금을 쏟아 부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이 1조 원 이상이 되려면 이마트 본사 대지면적(2만800㎡)을 기준으로 3.3㎡당 1억60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써내야 한다. 최근 성수동 일대 거래 가격은 1억2000만 원대다.

해당 매각 건은 이미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서 크래프톤 컨소시엄을 포함해 8~9개사가 참여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확보한 자금을 이커머스 투자에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수년간 자사 점포와 부지 처분 등을 통해 실탄을 확보해오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자산 유동화를 위해 13개 점포를 매각한 뒤 장기 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약 1조 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또 지난해에는 스타필드를 지으려던 강서구 마곡동 부지를 매각해 8500억 원에 매각했다. 올해는 이마트 가양점 매각으로 6820억 원, 남양주시 소재 이마트 별내점 주차장 부지 처분으로 자금 750억 원을 확보했다. 이마트는 “자산의 효율적인 운영과 재배치를 위해 해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 들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패션 플랫폼 W컨셉, 이커머스 플랫폼 이베이코리아,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코리아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4조 원이 넘는 금액을 쏟아 넣어 현금 마련이 절실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기준 8941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며 단기금융자산은 2400억 원 수준이다. 다만 이번 성수동 사옥 매각 이후에도 유동화 가능한 자산 규모가 9조6000억 원가량 남아있어 향후 신규 자금 확보는 용이할 전망이다.

이는 이마트의 ‘디지털 에코시스템’을 위해 쓰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전환시켜 언제, 어디서나 모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전방위 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내건 바 있다. 

올해 이마트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제공=이마트, 에프앤가이드

“3분기 실적 전년比 감소하지만 주가 상승 요소 많아”

IB업계에서는 이마트의 향후 실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달 초 지급된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이마트가 제외되면서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지만 10월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6조4985억 원, 영업이익 1652억 원으로 추정됐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재난지원금 영향이 상당 부분 사라지고 대체휴일로 휴일 수까지 이틀 증가하면서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 10%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SG닷컴의 성장률도 30% 이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전 국민의 약 88%가 1인당 25만원씩 받는 상생국민지원금이 이마트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 사용처에서 기업형 슈퍼마켓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5월 재난지원금의 경우 처음 30일 안에 전체 금액의 60%가 소진된 점으로 보았을 때 이번 상생국민지원금 역시 대부분 소진돼 영향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현재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이마트·트레이더스 점포 내 소형 물류기지인 P.P센터(Picking & Packing)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 있는 이마트 점포와 이마트 통합 이커머스몰 SSG닷컴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언제 어디서나 배송에 즉각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P.P센터는 10월 3곳, 11월 3곳, 12월 3곳이 리뉴얼 오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올해 연말 기준 13만5000건의 배송 능력을 15만5000건으로 확대한다. 내년에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다. 

박 연구원은 “(이마트는) 배송 접수 시간 확대와 인력 숙련도 향상을 통해 P.P센터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며 “향후 4년 1조3000억 원 물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베이코리아 풀필먼트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음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내년 6~7월로 점쳐지는 SSG닷컴 상장도 이마트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SSG닷컴은 현재 IPO 주관사 선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 달 우선협상대상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PT(프레젠테이션)에서 제시된 SSG닷컴의 기업가치는 대략 10조 원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22년 200조 원까지 커질 전망인 가운데, 아직 성장 여력이 많은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기업가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SSG닷컴은 최근 오픈마켓 서비스를 개시했다. 상품 구색을 늘려 외연을 확장하고, 트래픽 확대에 따른 광고 매출을 통해 탄탄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의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약 3조9000억 원으로, 이마트는 2023년 10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의 이커머스 시장 진출과 확대가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기존의 유통업 방식을 통해서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오픈마켓 확대 등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고 있는 SSG닷컴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4분기부터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실적이 연결로 편입될 전망이다. 또 SSG닷컴의 유료 멤버십 출시 가능성도 전해지고 있다. 스타벅스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을 SSG닷컴 유료 멤버십에 녹이면 빠른 시일 내에 가입자 수를 확보해 GMV를 늘릴 수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손익 개선과 내년 SSG닷컴 상장 가능성에 따른 자회사 가치 상승 등 호재가 작용하면서 연말부터 상승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미국법인 호조, 조선호텔 실적 개선 등이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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