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패트롤] "이게 '현실' 몸매지"…패션업계, '모델 변화'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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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패트롤] "이게 '현실' 몸매지"…패션업계, '모델 변화' 바람이 분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0.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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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오, 국내 첫 '평균 체형 마네킹' 세워
의류부터 속옷까지 '평균 체형' 모델이 대세
이랜드 스파오 평균 체형 마네킹. 사진제공=이랜드
이랜드 스파오 평균 체형 마네킹. 사진제공=이랜드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패션업계가 현실과 동떨어진 체형인 '키크고 날씬한' 모델들을 앞세우던 과거와 달리 '현실 몸매' 체형의 모델 기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라인에서 옷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확인 가능한 다양한 모델 핏이 필수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또 비교적 친숙한 체형을 가진 모델이나 마네킹이 오히려 실구매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어서다.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가 운영하는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는 국내 패션 브랜드 최초로 '사이즈 차별없는 마네킹'을 매장에 비치한다. 해당 마네킹은 국내 25~34세 남녀의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사이즈 데이터를 기반으로 익숙한 체형의 모습을 적용했다. 

기존 패션 매장에서 사용하는 마네킹은 남성의 키는 190㎝, 여성의 키는 184㎝이지만, 스파오가 도입하는 마네킹의 키는 남성이 172.8㎝, 여성은 160.9㎝다. 허리둘레는 기존 마네킹보다 남성은 2.3인치, 여성은 5.9인치 더 크게 제작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스파오는 '국민상품'을 시작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스파오의 옷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사이즈의 의류를 제작해왔다"며 "모두가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가꿔나갈 수 있도록 평균 체형 마네킹 비치를 통해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FnC 아모프레 21FW 조세호 모델컷. 사진제공=코오롱FnC
코오롱FnC 아모프레 21FW 조세호 모델컷. 사진제공=코오롱FnC

코오롱FnC 역시 지난 3월 방송인 조세호와 협업해 한국 남성 표준 체형에 맞춘 남성복 온라인 브랜드 '아모프레'를 선보였다. 론칭과 함께 첫 선을 보인 '현실 기장 데님 팬츠' 3종은 이름에도 알 수 있듯 길이 수선이 필요 없는 바지로 5차 리오더를 진행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아모프레는 가을·겨울을 기점으로 아이템을 확장하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도 계획하며 고객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데님 재킷, 니트, 가디건, 코트 등 아우터와 상의를 중심으로 33개 제품을 선보인다. 기존 팬츠와 잘 매치할 수 있는 제품들로 평균 체형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신상품은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아모프레 관계자는 “아모프레는 코오롱FnC의 노하우와 조세호의 적극적인 협업 아래 론칭한 브랜드이다. ‘대부분의 우리들’에게 잘 맞는 옷을 제안하고자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텐먼스 사내 모델.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그룹의 패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최근 표준 사이즈의 모델을 도입하는 등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론칭한 '텐먼스'는 한국인 평균 사이즈의 사내 직원을 모델로 기용하며 관심을 받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당시 MD, 마케터,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의 직원들이 직접 선택한 텐먼스 옷 화보를 공개할 뿐 아니라 직원의 키, 실제 착용한 텐먼스 제품 사이즈를 함께 기재했다. 또, 옷의 디자인, 착용감 등에 대한 사내 모델들의 리뷰도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텐먼스는 브랜드 론칭 당시부터 한국인의 체형에 꼭 맞는 실루엣의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입체패턴 명장 제379호 서완석 씨와 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올해 2~3월간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924%가 증가했을 만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텐먼스는 남성복 라인을 신규 론칭하며 2040 남성층 잡기에 나섰다. 

비브비브의 다양한 체형을 가진 모델. 사진제공=비브비브

이 같은 변화는 속옷업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디어 커머스 업체 블랭크코퍼레이션의 패션 자회사 뷰에누보가 론칭한 '비브비브'는 2018년 론칭 당시부터 다양한 체형의 모델들을 기용해 화제를 모았다. 

튼살이나 접히는 살, 속옷을 입을 때 생기는 튀어나오는 살을 보정하지 않고, 오롯이 위생과 생리 등 여성의 신체와 관련된 고충을 해결하고 활동성을 보장하는 데 집중한다. 그 결과, 론칭 한 달만에 1만개 제품을 판매하는 등 젊은 여성층으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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