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점검] ③증시는 반등했는데...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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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점검] ③증시는 반등했는데...믿어도 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0.0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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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 엇갈려
"조정은 매수 기회" vs "여전히 위험..안주하지 말라"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동안 투자자들을 암울하게 만들었던 주식시장에 모처럼 볕이 들었다.

글로벌 증시의 큰 악재 중 하나였던 미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한 고비를 넘겼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도 일제히 반등했다. 

여전히 악재가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빠르게 반등에 나서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시적인 반등일 뿐이라며,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채한도 협상 기대...투자자들 안도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증시 반등 요인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다.

당초 이달 중순까지 부채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한동안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우려감이 증폭됐지만, 미 공화당이 한 발 물러서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연방정부 부채한도 설정을 오는 12월로 유예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했고, 민주당은 이를 수용, 합의를 이뤘다.

WSJ은 "양당의 이같은 합의가 곧 상원에서 표결에 돌입해 이번주 내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큰 악재를 넘어섬에 따라 투자심리는 빠르게 완화됐다. 유럽증시와 뉴욕증시는 일제히 큰 폭으로 반등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락세가 일단 멈춘데 따른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미 경제지 포천은 "지금이 매수 기회일까, 아니면 건전한 조정의 시작일까"라고 되물으며 "정답은 누구에게 그것을 묻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해외 언론을 종합해보면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대표적인 곳은 영국의 대형 은행 바클레이즈다. 

이날 CNBC는 "바클레이즈가 여전히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공포와 함께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보다는 주식시장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 

에마뉴엘 카우 유럽주식 전략 책임자는 "비록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강해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하락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강한 수요는 결국 기업들의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것이 올 연말까지 주식시장의 긍정적인 흐름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 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의 주식시장 상승과 관련해 "이것은 거품이 아니다"며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전례없는 고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시장이 고점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이것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는 주가 수준이라는 것. 특히 인공지능(AI) 및 게놈 서열 분석, 블록체인 기술 발전 등의 분야에서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전히 위험...안주해선 안돼"

반면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먼저 투자회사 리서치 어필리에이트의 롭 아너트 회장은 거품이 아니라는 캐시 우드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최근의 주식시장이 거품이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테슬라"라며 "테슬라는 불가능하지만 가능성이 없고 믿을 수 없는 가정들에 의해서만 정당화되는 가격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너트 회장은 "미국의 대형 주식은 향후 10년동안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낸 부채한도 협상을 비롯한 각종 악재과 관련해서도 투자자들이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WSJ의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매킨토시는 "정말 나쁜 사건들은 너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무시된다"며 "현재로서는 미국의 디폴트 위험이 낮아졌지만, 이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오는 10월 중순으로 예상됐던 디폴트 고비는 한 차례 넘겼지만, 이것은 완전한 해결이 아니라 12월로 늦춰진 것일 뿐이라는 것. 

그는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의 붕괴를 이끄는 미국의 채무불이행이 거의 확실히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시장이 현실에 안주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지난해에도 투자자들은 몇 주간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무시하다 이탈리아가 일부 지역을 봉쇄한 후에야 주식시장의 붕괴가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주하는 것은 중국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나, 미국의 디폴트위기, 버블의 붕괴와 같이 널리 예견된 사건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그것이 실현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준비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끔찍하다"고 우려했다. 

웰스파고의 크리스토퍼 하비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부채한도 협상 합의와 관련해 "지속가능한 해법은 아니며 잠재적 재앙을 피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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