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도 부품 못 구할 지경"...공급망 대란 어디까지 확산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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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도 부품 못 구할 지경"...공급망 대란 어디까지 확산됐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9.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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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가구업계, 가장 최근의 공급망 대란 타격입은 곳"
전문가들 "2023년까지 완전한 정상화 기대 어려워"
업계 관계자 "소비 침체가 유일한 해결책"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가구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가구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들을 멈춰서게 했던 공급망 대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제는 자동차용 반도체 뿐만 아니라 탁자나 선반 등 생활용품까지 공급 대란 사태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이 앞다퉈 내놓은 경기부양책으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결국 공급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 침체 이외에는 답이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자동차에 이어 가구까지 공급망 대혼란"

7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세계적으로 찬장에서부터 자동차, 컴퓨터까지 모든 것들의 제조사가 여전히 공급망 대란과 씨름하고 있다"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을 위협하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가장 최근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곳은 바로 가구 업계다.

지난 상반기에는 자동차용 공급부족 여파로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포드, 폴크스바겐, 도요타, 닛산,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계가 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자동차에 이어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에 밀접한 가구 업계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공급망 혼란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이 언론의 설명이다.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의 글로벌 공급 관리자인 헨리크 엘름은 "영국에서는 트럭 운전사 부족을 포함한 모든 부문의 문제로 인해 언제 공급이 정상화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유럽위원회의 분기별 사업 조사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지역의 가구 제조업체 3곳 중 1곳은 공급망 대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가구업체 테마홈은 "아시아산 나사나 작은 부품을 배송받는데 3개월이 걸리는 것은 악몽이었다"며 "우리는 6월과7월 16개의 컨테이너를 미국으로 운송하기 시작했는데, 8월까지도 운송을 마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미국까지의 배송 기간은 2배로 늘었으며 비용 또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 추적 회사인 프라이토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해 8월에 비해 거의 7배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케아에서는 일부 부품들은 기차로 운송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일부 가구 업체들은 검은색 패널 대신 흰색 패널로 교체하는 등의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다른 업체들은 공급원을 다양화하는 등의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자동차 브레이크 시스템을 만드는 이탈리아 브렘보 그룹의 마테오 티라보스키는 "만일 당신이 아시아에서 물건을 받아야 한다면 컨테이너를 찾기 어렵고, 이것은 분명히 어려움을 일으키고 있다"며 "우리는 현지 공급업체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우리는 상당히 운이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상공회의소(DIHK)가 독일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비용 급등 및 운송 지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이것은 더 넓은 경제적 결과로 이어진다"며 "세계 45개국 이상으로 판매되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원자재 부족으로 인해 수출이 위축되고, 이는 유로존 성장을 지연시킨다"고 지적했다. 

"소비 침체만이 공급망 해결의 유일한 해답"

실제로 지난 8월 IHS마킷의 유로존 제조업체 구매관리자 조사에서 나타난 사상 최고 수준의 수요와, 공급부족의 격차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7월 유로존 생산자물가는 2001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빠른 연 12% 비율로 상승했고, 소비자 물가는 8월 3%로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FT에 따르면, 7월 미국의 수입은 전년대비 20%, 2019년 대비 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해운업체 머스크가 소유한 APM터미널의 모튼 엥겔스토프트 사장은 "이것은 엄청난 상승률"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소비회복이 너무 가팔라서 컨테이너 및 트럭 운전사 부족, 창고 등의 제한적인 저장공간 등 모든 부문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는 이같은 공급망 대란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이다로 인해 도로로 운송되던 목재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소매상과 도매상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쇼핑 성수기를 맞이해 공급이 더욱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1월 추수감사절을 전후해 쇼핑 성수기가 시작되며, 11월 말인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크리스마스에 절정을 이룬다. 

이로 인해 당분간 공급망 혼란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신용보험사인 율러허미스의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인 아나 보아타는 "2023년까지는 완전한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결국 소비 침체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지적도 나온다. 

엥겔스토프트 사장은 "해운회사들이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소비 침체가 필요하다"며 "공급망이 수요를 따라잡을 시간을 주거나 성장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 수요가 더욱 침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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