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고용지표 부진으로 테이퍼링 연기 전망…달러·원 1153~1165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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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고용지표 부진으로 테이퍼링 연기 전망…달러·원 1153~1165원 예상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9.0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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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농업 일자리 23만5000건으로 예상치 크게 밑돌아
델타 변이 확산으로 미 고용 둔화·중국 부양책 이슈 떠올라
외국인 순매수 지속되면서 원화 강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부진한 지표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환율도 달러 약세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노동부는 고용보고서를 통해 8월 비농업 일자리가 23만5000건 늘어났다고 3일 밝혔다. 앞서 6월과 7월에 일자리가 각각 96만2000개, 105만3000개 증가한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8월 일자리 전망치는 73만3000개였다.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시장에서도 당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었다"며 "고용이 중요한 이유는 테이퍼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 (고용 부진으로 인해) 9월 테이퍼링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5원 내린 달러당 11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153~1165원 대로 예측했다.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외국인 4일 연속 순매수…중국 현황도 변수

전문가들은 이번주 환율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외국인의 순매수 현황과 중국 변수를 언급했다. 

3일까지 국내 증시는 4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790억원을 순매수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흐름이 달러원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주는 외국인들이 순매수 흐름을 보여 원화 강세 흐름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달러를 팔고 원화를 환전해서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지속해 원화 강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주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매 추이 자체가 주목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이슈도 주목할 만한 변수로 꼽혔다. 

백 연구원은 "중국에서 지난주 PMI 지표가 나왔는데 일제히 결과가 부진했다"며 "평소같으면 환율이 상승해야 하는데 시장이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배경은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부양책을 서두를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활동 제한 조치를 매우 강하게 시행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비스업과 제조업 등 전반적인 산업이 위축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백 연구원은 "델타 변이 확산을 억제하는 조치를 중국이 강하게 시행했고 이러한 조치가 단기간에 풀릴 것 같지 않다"며 "이에 따라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7일 중국 수출입동향, 9일 ECB 통화정책회의, 10일 미국 생산자물가 발표

오는 7일에는 중국의 8월 수출이 발표된다. 9일에는 ECB 통화정책회의가 개최되며, 10일에는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공개된다. 

NH투자증권은 "중국 경제지표 둔화 지속이 예상되나, 반대로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중국 유동성 증가율을 나타내는 신용자극지수(Credit Impulse)는 작년 10월부터 7월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9개월 간의 하락 속도는 과거 긴축 사이클보다 2배 가량 빠른 속도"라며 "긴축 사이클이 거의 다 왔다는 의미가 되므로 8~9월에는 중국 신용자극지수 하락이 일단락되고 중국 경제지표가 4분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CB 통화정책회의에 대해서는 "7월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목표 변경이라는 굵직한 이벤트를 던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특별한 것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라며 "이제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2% 소폭 하회가 아니라 대칭적 2% 이므로 2% 상회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유로존의 연율화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으로 2%가 안되므로 ECB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최근 델타 변이가 본격화되면서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후퇴했고 이것이 지속되다 보니 기준점이 낮아졌다"며 "눈높이가 낮아지다 보니 이제는 추가 악화 가능성보다는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환율도 되돌려지고 전반적인 금융시장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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